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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인터뷰

[리얼 인터뷰] “유기농 화장품 확대 소비자가 답이다”

일본유기농화장품협회 미나카미 회장 "유기농 화장품 소비자 인식이 중요"

 
[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 국내외 화장품 시장에서 유기농 화장품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환경오염 등으로 피부 질환을 겪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에서 찾은 순수한 천연, 유기농 화장품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유기농 화장품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가까운 이웃나라 중 한발 앞서 유기농 화장품에 주목한 곳이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여러 가지 화장품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하면서 화장품 기업이 아닌 소비자, NGO 활동을 통해 일찌감치 유기농 화장품에 눈 떴다.

일본유기농화장품협회 미나카미 회장을 만나 일본의 유기농 화장품 시장 동향과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 유기농 화장품 소비자 관심서 출발

국내에서 유기농 화장품 고시가 시행된 것은 지난 6월 24일로 얼마되지 않았지만 일본은 이미 2001년 화장품의 전성분 표시가 의무화됐다. 또 같은 해 환경 NGO인 아이시스가이아넷이 제작한 단행본 ‘유기농 화장품’이 발행돼 소비자들을 향해 ‘화장품을 선택할 때 선전이나 디자인 등의 이미지에 의존하지 말고 내용 즉, 성분을 보고 선택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를 계기로 2003년에는 유기농 화장품을 콘셉트로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유기농 화장품 시장은 이후로도 성장을 거듭해 2015년 현재 300억엔(약 2877억원) 규모로 커졌다. 
 
미나카미 회장은 “전부터 일본에서는 화학적인 화장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한 결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여성이 증가해 왔다. 이들은 안전한 천연 성분으로 만든 유기농 화장품에 관심을 가졌고 실제로 피부염이 개선된 사례가 많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렇게 한 번 유기농 화장품의 장점을 체험한 여성들은 화학적인 화장품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유기농 화장품 제조사 중 대대적으로 광고를 찍을 여력이 있는 업체가 없어서 정보의 확산은 더디지만 체험한 사람들이 실제 사례를 전하면서 확실하게 유기농 화장품이 전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관심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농 화장품은 ‘불안한 합성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화장품’이라는 인식을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등 신뢰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유기농 화장품이 잡지나 신문을 통해 다뤄지는 경우도 많고 백화점에서 유기농 화장품 관련 이벤트가 개최될 때는 많은 사람이 모인다는 게 미나카미 회장의  전언이다.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인식도 높은 편이다. 난해한 화장품 전성분을 보고도 각각의 원료가 어떤 것인지 아는 소비자가 많고 이러한 현상은 유기농 화장품 제조사가 만드는 제품의 질을 향상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화장품 제대로 아는 소비자 키운다
 
미나카미 회장은 “유기농 화장품이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화학 화장품과 유기농 화장품의 차이를 아는 소비자가 늘어나야 한다. 즉, 화장품 원료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는 소비자를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소비자들의 교육을 위한 세미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식은 일본의 유기농 화장품 성장 과정과 유기농화장품협회의 탄생 배경과도 연결된다. 일본의 유기농 운동은 기업의 판매 전략에 따른 강요에서가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유기농 화장품의 개발과 생산도 화장품 제조사가 소비자의 요구에 응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환경 NGO 단체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화장품 정보를 발신한 데서 시작됐다. 
 
일본에서는 단체나 개인 등 NGO 활동으로 유기농 화장품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는 곳이 다수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단체가 바로 ‘일본유기농화장품협회’이다. 


‘일본유기농화장품협회’는 ‘유기농 화장품’이라는 단행본을 제작한 환경 NGO인 아이시스가이드넷을 모체로 한 곳으로 소비자의 관점에서 안심할 수 있는 화장품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2007년 설립됐다. 

협회는 화학자나 제조자 등으로 이뤄진 자문단의 지원으로 운영되며 세계 유기농 화장품 인증단체, 일본뿐 아니라 독일의 유기농 화장품 제조사를 취재해 그 정보를 잡지, 신문, 홈페이지 등을 통해 널리 알리고 있다.

또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안전하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유기농 화장품을 보급하기 위한 출판, 세미나, 이벤트 활동 등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화장품 성분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을 늘리기 위해 유기농 화장품 상담사를 양성하는 통신 강좌를 운영, 해당 과정을 수료한 회원들이 화장품 정보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미나카미 회장은 “유기농 화장품에 대해서는 기업에 의한 판매 확대 전략이 아닌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화장품 정보를 소비자 관점에서 전해가는 것이 가장 성공적인 성장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0% 천연 유기농 화장품으로 신뢰 가치 UP

미나카미 회장은 나아가 “유기농의 기준이 제조사나 공급자의 입장에서가 아닌 소비자의 의견을 우선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유기농 화장품의 신뢰성과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게 미나카미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한다면 천연 100%의 화장품이어야 하는데 과연 천연 100%로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가 하고 의문을 갖는 제조사가 이전에는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의 유기농 화장품 제조사에 의해 천연 100%의 유기농 화장품을 제조하는 기술의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에서도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이렇게 된 것은 일찍이 유기농 화장품이라는 개념이 제기된 데다 일본 유기농 업체가 세계적인 기술이나 정보를 흡수하는 속도가 빠르고 더욱이 외국에서 배운 것에 독자적인 방식을 더해 발전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나카미 회장은 “이렇게 100% 천연원료를 사용해 일반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화장품 제조가 가능해지고 이것을 지지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신뢰와 인지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기농 화장품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광범위하게 보급되기 위해서는 각각의 유기농 화장품 업체들이 판매전략을 세우기보다 정말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제품 만들기에 중점 둬야 한다”며 “그러면 선전 등의 홍보 수단에 과도한 투자를 하지 않아도 소비자 사이에서 실제로 체험한 이야기들을 통해 유기농 화장품이 자연스럽게 퍼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기농 화장품의 기준에 대해서도 “제조사나 판매사나 인증단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소비자의 입장을 우선해서 엄격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유기농 화장품 ‘전통’ 주목 

미나카미 회장은 한국 유기농 화장품의 향후 과제와 발전 방향에 대한 질문에 “전통적인 식물을 활용해 현대적인 화장품으로 되살리는 것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현재 일본에서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는 일본 내에서도 풍부한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나가노현(長野県)에서 유기 재배한 약용식물을 중심으로 제품을 만드는 ‘아르테(アルテ)’나 일본 전통 미용 소재를 사용한 ‘치도리야(ちどりや)’와 ‘마카나이화장품(まかないコスメ)’, ‘나의 방(私の部屋)’, ‘히사카섬의 동백기름(久賀島の椿油)’ 등이다. 

또 일본 고유의 전통 미용법을 연구해 만들어진 ‘漢萌’, 일본 최초로 천연성분만을 사용한 메이크업 브랜드 ‘24h’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일본’ 그리고 ‘전통’에 있다. 이러한 부분은 한국의 유기농화장품 개발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미나카미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코리안 뷰티’라는 콘셉트로 한국의 전통적 양용 식물인 고려인삼을 화장품 화한 것을 그 예로 들기도 했다.

미나카미 회장은 그러나 “전통적인 식물을 사용한 유기농 화장품이라 해도 천연성분 100%로 제품화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통식물을 이용한 자연 화장품이라고 해도 전 성분을 보면 합성 성분이 포함된 제품들을 발견할 수 있다. 크림의 경우 이소스테아릭애씨드(Isostearic Acid)PEG-30, PEG-○○ 등 석유 유래의 유화제(합성 계면활성제) 등을 사용하기도 하며 부식과 관련해 자연 화장품에서도 석유계의 합성방부제 파라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는 “유기농 식물 추출물을 사용해도 화장품으로 제조될 때 합성성분이 많이 추가되는 자연 화장품이나 유기농 화장품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화장품을 제품화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방부처리와 유화처리이지만 유기농 화장품이 결국 석유 유래 유화제나 방부제에 의존해야 한다면 그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기농 화장품 제조업체는 합성 성분의 방부제와 유화제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안전한 천연으로 된 방부 성분이나 유화 성분을 연구개발해야 한다. 그래야 더욱 소비자의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나카미 회장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전통적인 식물요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는 물론 한국에서도 전통적인 식물요법이 남아 있다”며 “그런 아시아의 식물요법에서 배운다면 화장품의 천연 방부제나 유화제를 개발할 수 있는 큰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인 화장품 성분의 개발에 있어서는 서양보다 풍족한 환경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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