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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옥시 사태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바이오엠텍 김정근 대표 화장품 업계 방부제 사용 신중해야 ‘강조’

[바이오엠텍 김정근 대표] 최근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여파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살균제 사망자 수만 150명, 피해를 신고한 사람만 1,528명 정도가 된다.

2010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가 건강 피해를 경험한 잠재적 피해자 수는 270만명 정도가 된다고 하니 가히 그 피해 규모가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지 5년이 지나고 나서야 국가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의 주 성분은 폴리헥사메칠렌 구아니딘(PHMG)과 염화 올리고 - (혹은 2) 에톡시 에틸 구아니딘(PGH)이고 메틸클로로 이소치아 졸리논(MCI:MCIT)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물질은 피부 독성이 다른 살균제에 비해 5~10분의 1정도에 불과해서 가습기 살균제 뿐 아니라 샴푸, 물티슈 등 여러 가지 제품에 이용 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성분이 호흡기로 흡입될 때 발생하는 독성에 대해서는 연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가 발생할 때까지 아무런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가습기에서 나온 기체 살균제의 크기가 나노 수준으로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크기여서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큰 피해를 주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를 이번에 처음 판매했던 것일까? 옥시는 2001년 이전부터 가습기 살균제를 팔았고 그때는 독성 물질이 아니었다.

그런데 회사는 늘 원가 절감을 하려고 노력했으며 2001년 포뮬러(원료)를 바꿔 원가 절감을 과도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싼 것으로 대체하면서 미처 그 독성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독성이 확인되지 않았던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흡입하게 됐고, 폐가 서서히 굳어 죽어가게 됐던 것이다.

살균제 혹은 방부제 선택의 기준에 있어서 이상적인 요건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용이하게 입수 가능하고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옥시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살균제를 선택했을 것이다.

이처럼 강한 살균제는 저렴하게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물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가습기 살균제 ‘세류’를 처음 제조할 때 염화에톡시에칠구아니딘(PGH)을 옥시 등의 제품보다 4배 가까이 진하게 물에 희석해 제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업체처럼 40분의 1정도로 묽게 희석했으면 문제가 안 됐을 수도 있는데 전문 지식이 없다 보니 강하게 넣고 농도가 진해지면서 독성을 갖게 된 것이다”라고 했다. 정리를 해 보면 기존 살균제보다 더 강한 살균제를 기준보다 초과해서 사용해 문제가 된 것이다. 이상이 지금까지 알려진 옥시 가습기 사건을 정리한 것이다.

필자는 처음 옥시 가습기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임상 관련 문제가 대두됐을 때 과연 어떤 회사가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제품을 일부러 알면서 출시했겠는가?(이 부분은 아직도 밝혀진 바는 없다)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피해자들이 속출했고 사태가 커진 상황에서 혹시 또 다른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의 농도를 더 진하게 써서 사람에게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추정을 해 보았다. 이후 수사결과 필자의 추정이 맞았고 옥시 측은 적정량을 썼을 때 혹시나 제대로 효능을 내지 않을 것 같은 우려 때문에 전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제대로 평가도 하지 않은 채 농도 보다 과하게 사용을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들이 과연 가습기 살균제에만 발생될 수 있는 문제인가? 필자는 2014년과 2015년 모 방송국과 함께 시중에 나와 있는 치약과 선크림에 대한 방부력 시험을 실시한 경험이 있다.

치약의 경우 특정 기업의 치약을 썼을 때 잇몸에서 강한 통증이 오고 따갑고 해서 알아 보니 치약에 쓰이는 파라벤과 트리클로산의 농도는 법적 기준치 안에는 드나 적정 농도 이상을 과하게 써 문제가 발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항균력 시험 결과 균 접종후 3일 만에 모든 병원성균이 100% 죽는 결과가 나와 상당히 강한 방부제를 넣었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밝혀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선크림에서도 나타났으며 유아용 선크림이 어른용 선크림 보다 항균력이 더 강하다는 시험 결과도 나와 한동안 논란이 되기도 했다.

치약과 선크림에 대한 사례를 이번 옥시 가습기 사건과 비교한다는 것과 바르는 제품과 가습기 살균제를 비교한다는 것이 사건의 본질과 비켜 날 수도 있는 측면이 있지만 결국 방부제나 살균제 모두 과하다는 것은 독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으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방부 살균제를 쓰는 목적이 제품을 위한 것인지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은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소비 양극화와 가치 소비의 확산으로 올해도 10% 내외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9조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가치 소비의 확대가 주효하면서 고가 화장품에 대한 니즈가 확대되고 백화점 등 프레스티지채널이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와 20%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화장품의 성장이 자칫 옥시 가습기 사건으로 또 다른 역풍을 맞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미 화장품 내 과다 방부 사례는 일본에서도 발표된 바가 있다. 2013년 10월 일본 화장품 잡지인 프레그런스저널은 방부 실험시 화장품이 필요로 하는 방부제 양에 비해 2~3배 정도의 배합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국내의 사례는 어떠한가? 필자가 실험해 본 바로는 국내에서는 이 기준을 훨씬 넘어선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견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또 다른 고품질의 프레스티지 화장품을 위한 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화장품 회사에서는 페녹시 에탄올을 쓰면서 무파라벤 제품이라고 라벨을 붙이고 광고하고,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는 사례가 심심치않게 발생되는 현 상황을 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네이버에 ‘무방부제 화장품’이라고 검색어를 치면 관련 파워링크가 수두룩하게 나오고 정작 해당 사이트를 클릭하면 무방부제라는 말은 하나도 발견할 수 없는 이른바 미끼 사이트에 이제는 소비자가 더 이상 속지 않을 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옥시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는 더 현명해지고 똑똑해질 것이다. 이제 살균 방부제 문제는 소비자에게 생존의 문제로서 치열하게 다가서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사람이 죽어나가는 이 나라에서 소비자들은 방부 살균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더 예민해지고, 천연 제품에 관심을 두게 될 것이다. 

필자는 업체 교육을 하면서 빠짐없이 이런 말을 한다. “이제는 모르는 것은 기업의 책임이다”라고. 제조물 책임법의 근간은 품질관리 방법에 있어서 21세기 현존하는 최고 최신의 기술과 방법으로 품질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인체에 관련된 사항이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소비자들을 통해 엄청난 부를 쌓고 있는 모든 기업들이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명심해야 할 화두인 것이다. 

제품에 의해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면 그 원인에 대해서는 반드시 기업이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미생물의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더 크고 광범위하게 다가 올 수가 있다.

예전에 필자가 모 DIY 화장품 책을 보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원료 배합은 가지 각색이지만 방부제 함량은 일률적인 농도로 맞추도록 저자가 기록을 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DIY관련 사이트를 찾아 보니 역시 같은 사례를 발견했다. 

화장품 방부력은 처방 내의 원료에 따라서 변하므로 일률적으로 처방할 수 없고 반드시 방부력 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입증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유기농 화장품에서도 발생된다. 2005년 소비자 보호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천연 화장품 10종에 대한 미생물 오염 상태 및 방부제 함유 여부와 소비자가 사용 중인 화장품 6종의 미생물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가 있다.

이중 미생물 시험 결과를 소개하면 천연 화장품 10종에 대해 호기성 생균과 대장균, 녹농균, 황색 포도상 구균 병원성을 시험한 결과 1종에서 기준치 천 마리를 초과한 49만 마리가 검출돼 비위생적으로 제조된 것으로 나타난다고 소보원에서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이렇게 미생물이 검출된 요인을 3가지 원인으로 추정을 해 볼 수 있다. 어느 회사고 생균수가 49만 마리가 검출됐다는데 출하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발생 원인은 3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원인은 화장품 특성에 맞는 시험법대로 제대로 시험을 하지 않아 미생물이 있는데 음성이나 기준치 이하로 판정해서 출하를 시킬수 있다. 즉 화장품 내 방부제의 영향으로 균 판정에 영향을 받는 경우인 것이다.

두 번째 원인은 방부시험을 제대로 하지 않고 천연 화장품의 특성상 균 증식 조건이 활성화 되는 것을 미리 알아채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 결과 출하후 미생물이 기하 급수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세 번째 원인은 제조 과정상 내성균에 의해 증식된 경우다. 이는 공장 내 환경이 불결할 뿐만 아니라 이미 내성이 생길 수 있는 환경 내에서 제품이 제조됐다는 이야기다. 즉 방부제 과다 처방시 그 파급효과로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현상인 것이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제품 출시 전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충분한 검증 없이 출시한 것이 범죄가 된 사례다. 미리 검증하지 않은 것 자체가 범죄인 것이다.

그들은 기업 이윤의 논리에서 방부 살균제는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것만 알았지 ‘소비자에게 안전해야 하고 독성, 피부 자극이 없어야 한다’는 소비자를 위한 방부 살균제의 대 전제를 등한시 했던 것이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방부제에 대한 신중한 선택과 함께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 최선의 처방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검토해 보아야 할 시점이며 관련 전문 인력의 확충에 더욱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본다.

전문지식과 충분한 검토 없이 무조건 배 이상의 방부제를 넣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충분한 준비 없는 충분한 검토 없는 유기농 천연화장품은 미생물에 의한 더 큰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정근 바이오엠텍 대표이사
 
프로필 : 
바이오엠텍 화장품 방부력 미생물 시험 품질관리 ISO-GMP 연구소장 겸 대표이사, 대전보건대학교 겸임교수, 화장품 미생물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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