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차성준 기자] 국내 화장품 제조와 수입에 미세플라스틱 사용이 전면 금지되는 7월 1일을 3일 앞두고 농촌진흥청이 ‘배 석세포’를 통해 개발한 미세플라스틱 대체재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6월 28일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생활 속 화학물질을 천연 소재로 바꾸기 위해 배에서 버려지는 ‘석세포’의 각질 제거, 연마 등의 효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지름 5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은 다음달 1일부터 화장품 제조와 수입에 사용될 수 없으며 2018년 7월 부터도 전면 판매가 금지된다. 미세플라스틱이 사용된 치약제는 올해 5월 23일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배 석세포는 배를 먹을 때 입안에서 까끌까끌하게 느껴지는 물질로 세포벽이 단단하게 굳어 고정된 조직이다. 주로 배 껍질과 과일 중심부에 다량 분포한다. 배 석세포는 과실이 어리고 재배 조건이 건조하며 야생배 품종에서 높은 함량을 보였다.
주요 성분은 리그노셀룰로오스, 탄수화물(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펙틴), 리그닌 등이며 불용성 식이섬유로 분류된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지 않는 식이섬유로 다이어트와 장의 연동운동 촉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크럽 소재에 따른 사용 전과 후의 각질제거 효과 비교
농촌진흥청 배 연구소 임순희 농업연구사는 “농촌진흥청은 미세플라스틱의 대체 물질을 찾기 위해 배 석세포 추출물로 피부 각질제거 효능과 치약의 연마 효과를 실험했다”며 “배 석세포 분말을 2~5% 첨가해 만든 피부 스크럽제는 일반 세정크림보다 4.6배, 호두껍질 각질제거제보다 2.2배 높은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임순희 농업연구사는 “모공 크기도 배 석세포 스크럽제가 일반 세정크림보다 2.4배, 호두껍질 각질제거제보다 1.5배 더 작아지는 효과가 있었다”며 “배 석세포는 활용 용도에 따라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 향후 각질제거용 화장품이나 치약제로 널리 활용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스크럽 소재에 따른 사용 전과 후의 모공 수축 효과 비교
농진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약 연마제로도 효과가 높았다. 배 석세포 분말이 5% 첨가된 치약은 일반 치약에 비해 2.4배, 프라그 제거 치약에 비해 1.8배, 호두껍질 치약에 비해 1.6배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각질제거용 화장품은 농진청과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의 공동 특허등록이 완료됐으며 현재 기술이전이 진행중이다. 치약제는 의약외품의 연마 성분을 보유한 새로운 원료 등록을 위해 안전성 시험을 내년부터 실시한 후 제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배의 천연 소재를 이용해 환경 문제를 개선하고 가공 소재로 한계를 보였던 배 가공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배의 비상품과나 가공 부산물이 고부가 식품 소재로 확대 보급될 경우 농가 소득 증대와 높은 부가가치의 배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농촌진흥청 조명래 원예작물부장은 “앞으로 배의 이용 방안과 소재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국내 농산물을 원료로 한 천연 가공품 개발에 농가의 소득 증대와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