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 K-뷰티가 러시아 화장품 시장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 화장품의 매력에 러시아도 빠져들고 있다.
러시아의 뷰티 제품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10조원(91억 달러)으로 세계 시장의 2%, 11위를 기록했다. 2012년에 비하면 38%가 감소했으나 현지화(루블) 가치가 50% 이상 평가절하된 것을 감안하면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러시아 뷰티 제품 시장은 연평균 3% 수준의 성장이 전망된다.
러시아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은 K-뷰티 열풍 확산과 함께 빠르게 현지 취향을 파고들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대러시아 수출은 2012년 1,852만 달러에서 4년만인 2016년 4,828만 달러로 161% 성장, 10대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했다.
특히 이 중 전체 56%를 차지하는 메이크업, 기초 화장품이 전년 대비 69% 증가하면서 수출을 주도했다.
러시아 연도별 화장품 판매량 추이 (단위 : 백만달러, %)
▲ 자료 : Euromonitor. |
수출 화장품 품목 비중에서 나타나듯 러시아 화장품 시장은 스킨케어 제품이 1위(30%)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수와 헤어제품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과거 색조화장품을 중시하던 젊은 여성들이 건강한 피부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스킨케어 제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류와 SNS에 힘입어 스킨케어 관련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부 러시아(모스크바 등)와 시베리아에서는 2010년부터 블로거, 유튜브를 통해 한국 중저가 브랜드의 천연재료 화장품과 BB/CC크림이 널리 알려졌고 극동러시아는 2012년부터 한국 브랜드매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남성 화장품과 천연 화장품을 포함한 고품질 영유아 화장품 시장 전망도 밝다. 남성 쉐이빙 제품은 2016년 기준 8,300억원(약 7억 달러)으로 2011년 대비 39% 성장했고 영유아 화장품은 2020년까지 연간 5%씩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러시아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세밀한 타켓팅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코트라의 ‘러시아 화장품 시장 동향과 우리기업 진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넓은 국토면적과 많은 인구, 확고한 지역별 특색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수요 특성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남성용 제품은 주 수요층이 중산층 이상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해야 하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극동러시아 지역에서는 초창기 일본산만 취급하던 바이어들이 이제는 한국제품도 같이 수입하고 있다는 점도 유통채널 선택 시 고려해야 한다.
또 최근 다기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한국 화장품의 강점인 건강(천연재료)과 실용성을 적극 어필할 필요가 있으며, 기존의 장점인 유럽, 일본 제품대비 적정한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러시아의 인증제도에 대한 철저한 분석도 필요하다. 러시아 시장으로 화장품을 수출할 경우 개별품목당 ‘제품등록인증서’와 ‘적합성신고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절차가 복잡해 전문가와 사전에 검토를 거쳐야 보다 효율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라벨링, 통관에 별도규정에 없는 경우에도 러시아어 표기가 기본이므로, 시장 진출에 앞서 이를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협력본부장은 “러시아 화장품 시장에 한국 화장품이 빠르게 파고들고 있는 중”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SNS를 통한 마케팅 강화와 현지 기후, 경제수준에 맞춘 보습, 노화방지에 특화한 가성비 높은 복합기능성 제품으로 향후에도 꾸준한 시장 확대가 전망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