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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칼럼] 화장품 제형기술의 발전 방향

경기열 서원대학교 화장품학부 교수, 화장품 기본적 품질요소 거론

[경기열 서원대학교 화장품학부 교수] 화장품과 관련된 기술은 크게 소재개발기술, 제형개발기술, 평가관련기술, 용기개발기술 등으로 나룰 수 있다. 여기에 피부생리이론과 메커니즘이라든지 융합기술 등이 더해져 화장품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화장품 제조기술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현재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이면서도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화장품 제조 관련 기술의 난이도가 높지 않은 점도 있겠지만 2000년대 들어서서 기능성 화장품 제도의 도입에 따른 기술개발의 가속화, 관련 기반기술과 융복합기술의 발전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에서 2014년 조사 발표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화장품기술은 선진국 대비 약 80.1% 수준, 기술격차는 4.8년으로 추정됐다. 이후 계속해서 꾸준한 기술개발 노력이 계속돼 왔음을 감안할 때 현재에는 약 90% 수준에 기술격차는 3년 이내로 좁혀졌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화장품 제형기술은 상대적으로 소재기술이나 평가관련기술에 비해 선진국 대비 기술수준의 차이가 적어 앞으로 수년 내에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날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화장품의 기본적인 품질요소는 안정성(stability), 안전성(safety), 효능효과(efficacy), 사용성 또는 사용감(sensory) 같은 감성품질 등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러므로 제형기술에 있어서도 이들 품질요소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

 

화장품에는 그 기능과 사용목적을 달성하고자 여러 가지 다양한 물질들이 사용되는데, 현재까지 국제화장품성분사전(ICID, International Cosmetic Ingredient Dictionary)에 등재된 원료의 수가 약 20,000여 가지가 있다. 이들은 서로 잘 녹거나 섞이는 것도 있지만 많은 원료들이 서로 잘 녹거나 섞이지 않는 것들이 많다.

 

또 비타민이나 단백질 등 일부 효능성 원료들은 열이나 빛에 약하기 때문에 화장품 제형 내에서 안정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비수형(non-aqueous) 제제라든지 캡슐형 제제 기술 또는 항산화제를 이용한 산패방지 기술 등의 응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 많은 효능성분들 중에는 물이나 오일에 용해가 어려운 난용성 물질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의 제제화를 위해서는 일종의 용해보조물질인 하이드로트로프(hydrotrope)를 이용하거나 고분자 마이셀을 이용한 가용화 기술과 하이드록시프로필사이클로덱스트린 같은 분자포접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다음으로 화장품 품질에 있어서 중요한 항목의 하나가 안전성이다. 사실 화장품에는 피부나 인체에 이로운 물질은 아니나 제형화를 위해서 필수불가결하게 사용되는 물질들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방부제, 계면활성제, 향료, 색소 등이 있다.

 

그러므로 가급적 화장품 제형 내에서 이들의 사용을 배제하거나 사용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의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우므로 가급적 피부나 인체에 부담이 적은 새로운 물질을 개발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들이 피부 내로의 흡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제형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일반 계면활성제의 사용 대신에 고분자계 계면활성제를 사용할 경우 계면활성제 자체의 피부침투가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부에 자극이 적은 제제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자극이나 독성의 유발이 예상되는 방부제나 향료 등에 대해서는 제제 내에서의 활성은 유지하면서도 피부침투가 어렵도록 하기 위하여 다른 물질과의 conjugation이나 complex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한편, 화장품의 효능 향상을 위한 제형기술로는 우선 경피흡수 촉진 기술을 들 수 있는데 여기에는 경피흡수촉진제를 이용한다든지 리포좀 제제화, patch 제제화, 타겟 지향형 제제기술, 거대분자 전달체 기술을 이용해 볼 수 있다. 또한 같은 효능물질을 같은 농도로 사용하더라도 제형에 따라 효능이 달라질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자외선차단 제품이라든지 메이크업 제품의 경우 제형기술에 따라 그 효능의 지속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즉, 일반적으로 화장품 제형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O/W(oil in water) 유화제형에 비해 내수성이 우수한 W/O(water in oil) 유화제형의 경우가 상대적으로 효능과 지속성이 우수한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화장품의 품질요소 중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외관, 사용감촉, 색상, 향취 등과 같은 감성품질이다. 감성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리콘 엘라스토머 같은 독특한 감촉을 나타내는 신소재의 개발 적용과 함께 나노기술 이라든지 캡슐 제제화 기술 등 새로운 비쥬얼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제제화 기술의 개발 적용이 필요하다.

 

또 온도, 빛, pH, salt 등에 의해 분자의 구조나 형태가 변함으로써 사용 시 형태가 변하는 소위 자극 또는 환경 응답형 소재를 적용한 트랜스포밍 제제화 기술의 응용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외에도 향기 지속효과가 우수한 서방형 제제라든지 새로운 콜로이드 분산기법에 의한 발색력 향상 제형 등의 개발을 통하여 기존과는 차별화 되고 지속성이 우수한 제형의 개발도 요구

된다.

 

좋은 품질의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좋은 소재의 개발이 선행돼야 하지만 같은 소재를 적용하더라도 제제화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기능이나 효능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오늘날 화장품 기술에 있어서 몇 가지 주요 트렌드 중에는 안전성과 천연물, 친환경과 동물보호, 고기능성을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생분해성이 우수한 천연의 식물성 또는 미생물 유래의 소재를 기반으로 한 제형화 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천연물 유래의 유화제를 이용한 천연유화기술, 천연물 유래의 방부제, 자외선차단제의 개발과 함께 이를 적용한 새로운 개념의 제형화 기술의 개발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향후에는 단순히 소재를 배합한 제제기술에 더해 첨단의 NT, BT, IT 기술을 응용한 식품이나 의약품, 전기전자제품 등 타 산업 분야의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제형화 기술의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면 microneedle이나 needleless 피부전달제제, 이온영동(iontophoresis), 초음파와 고주파 기술을 응용한 제제 등 피부침투 향상을 위한 다양한 융합기술과 선택적 파장의 광선을 이용한 융합제품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경기열 교수

 

서원대학교 BIT융합대학 화장품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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