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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급변하는 화장품 시장, 4차산업 혁명서 해답 찾다

김영욱 화장품 ODM 전문회사 NPS MBD 대표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액은 1,621억 달러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지만 올해는 실적 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1월 중국 수출은 전년에 비해 19.1% 감소했으며 미중 통상분쟁으로 중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특히 K-뷰티 열풍의 주역이자 대한민국 대표 수출 산업인 화장품은 중국 한한령의 여파로 타격이 컸다.

 

KOTRA는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정책에 신속 대응하고 소비시장과 산업 생태계의 변화에 맞춰 대중 수출지원 체계를 새롭게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전략은 시장-산업-협력의 3대 영역에서 ‘선택과 집중’이다. 구체적으로 ▲(시장) 여성, 젊은층(80~90년대 출생), 실버세대가 리드하는 신소비시장 선점 ▲(산업) 서비스 산업, 4차산업 발전 등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른 기회시장 발굴 ▲(협력) 공동 혁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올해의 목표로 제시했다.

 

기업들도 이전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탈피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기존에는 안정적인 생산 라인과 막강한 자본을 가진 기업이 비즈니스를 주도해 왔다면 이제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혁신적인 제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성공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기존 고객과 다른 구매 패턴을 지닌 새로운 소비자의 등장으로 유통채널의 대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 유통이 기존 오프라인 유통을 무너뜨 리고 있다. 2004년 등장해 중저가 화장품 전성시대를 연 1세대 로드숍 브랜드 스킨푸드는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인기를 끌며 급성장했지만 사드 사태와 온라인 유통채널의 부족에 따른 경영난으로 매각을 추진 중이다. 국내 최대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도 로드숍 부진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으며 다른 로드숍도 실적에 타격을 입긴 마찬가지다.

 

이는 기존 오프라인을 통한 로드숍 판매에만 의존해 왔던 유통전략의 결과이다. 중소화장품 오픈라인 유통채널인 편집샵, H&B스토어 채널의 성장도 로드숍 몰락에 영향을 끼쳤다고 하지만 유통 구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는데다 경쟁력을 갖춘 편집샵들이 사업을 확대하면서 로드숍이 설 자리는 점점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온라인몰에서 화장품 구매는 전년 대비 20% 정도 늘어 몰락하는 로드숍 업계와 확연하게 비교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9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화장품의 온라인쇼핑거래액은 8,302억원으로 전년 동월의 6,940억원 대비 19.6% 증가했다. 중국인들이 온라인몰에서 사들인 K-뷰티 규모는 2014년 2,035억원에서 2018년 1조 9,897 억원으로 3년 만에 9.8배 폭증했다. 2015~2016년 각각 3배, 2.4배씩 성장해 증가폭이 컸다.

 

‘사드 후폭풍’이 컸던 2017년에도 전년 대비 36.2% 증가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3분기 전체 해외직접 판매액은 6,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 온라인몰 활성화에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명동을 방문하는 대신 안방에서 ‘클릭구매’를 한다는 분석이다.

 

화장품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형적인 수직라인이다. 생산 공정 또한 동일하다. 멋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정제수, 천연(화학)원료, 향, 럭셔리한 디자인과 용기부자재를 사용하고 이를 공급자 사이드에서 사용자 라인으로 넘어갈 때 스타광고를 태워 특정 유통채널로 힘껏 밀어내면 소비자가 구입해 피부에 사용하는 영역인 고객 라인으로 이동된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의 대표적 사례로 최근 매출 감소로 매장이 줄어들고 있는 세계적인 식품 공룡회사 맥도널드를 들 수 있다. 국내에서 이런 쇠망하고 있는 식품공룡 맥도널드를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은 조그마한 스타트업 플랫폼 기업인 배달앱 기업들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다른 방식이 작동할 수 있다. 플랫폼은 생산과 소비, 공급과 수요가 플랫폼 위에서 동시에 움직이며 작동한다. 플랫폼의 역할은 소비자들이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사람들을 선별할 수 있도록 돕고 지속적으로 품질과 브랜드, 기업을 관리할 수있다.

 

온라인 마케팅의 방향은 최대한 많은 고객 데이터를 얻고 확산 가능한 인플루언서 등 마케팅 툴을 사용해 사이트를 방문한 고객에게 세밀하고 개인화된 타겟팅을 하는 방향으로 간다. 곧 가상 공간에서 제품을 테스트한 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개인 고객 맞춤 제작과 자동 계산 과정 전반에 개인 맞춤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플랫폼의 4차산업 혁명 시대에 화장품 산업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소셜네트워크, 가상세계 등 O2O가 화장품 기업의 생존전략이자 전술로 부상하고 있다. 4차산업 혁명은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에서 물질과 연결의 욕망을 넘은 개인의 자기표현 단계라는 점에서 화장품 산업과 융합될 수 있는 점이 많다.

 

세포라앱 온라인몰에서는 소비자의 나이, 스킨 타입, 스킨톤 등 정보를 수집 분석해 생생한 사용 리뷰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개인의 스킨타입과 비교하고 사용 경험을 들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화장품 구매에 도움을 주는 Sephorato-go를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가 사용자의 피부 컨디션에 따라 피부 컨설팅을 해주는 뷰티 컨설턴트 영역을 넘어 기후의 변화에 따라 최상의 피부 케어 제품을 음성으로 알려주며 화장품 구매까지 대신해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이미러(Hi-Mirror)는 피부 컨디션, 각 지역의 날씨 등을 기반으로 과거 피부 데이터 비교, 개별 사용자의 진행 상황 추적, 사용자 피부 분석 결과에 따른 제품과 치료 권장사항 제공 등이 가능한 스마트 미러이다. 효과적인 메이크업을 위해 조정 가능한 온기와 밝기 설정을 가진 LED 조명도 탑재됐다. 하이미러 미니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스포티파이, 아마존 알렉사로 구성된 엔터테인먼트 센터를 추가로 갖춰 트렌드에 발맞출 수 있다. 하이미러 미니에서는 ‘스킨 세이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뷰티 제품 성분의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의 파악도 가능하다.

 

자신의 정체성과 공감을 하는 페이스북 친구나 인스타그램, 유튜브는 화장품 시장에서 거부할수 없는 4차산업 혁명의 대세이다. 유명 연예인이 나와서 제품을 광고하는 것보다 평범한 사람의 인터넷 사용후기가 더 큰 신뢰도를 얻고 있다. 실제로 닐슨 리서치 조사 결과, 지인의 추천(83%) 이 유명 연예인(8%)보다 상품 추천 신뢰도가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인류사 관점에서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루덴스를 거친 다음 호모 디지쿠스(Homo Digcus)라는 디지털인간에 도달했다고 한다. 그런 인류형이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호모 모빌리언스(Homo Mobilians)라는 새로운 진화 단계에 돌입했다.

 

단 하루도 스마트폰 없는 생활을 상상조차 못하는 현대인에게 붙여진 호모 모빌리언스는 화장품 시장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릴지 않고 언제 어디에서나 스마트폰을 통한 사이버몰의 제품 검색과 구매, 새벽배송까지 이어지는 구매유통 패턴은 로드숍 몰락을 이끈 강력하고 스피드한 4차산업 혁명의 신호탄이다.

 

면도기 시장을 양분해 온 질레트와 쉬크는 매년 고가의 모델을 새로 출시해 가격을 올리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집해 왔다. 그러나 2011년 면도날 배달 서비스업체인 ‘달러 쉐이브 클럽’과 ‘해리스(Harry’s)’가 매달 월정액을 내면 첫 배송 때 면도기 핸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이후에는 면도날만 매달 4~5개 보내주는 ‘면도기 구독 모델’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질레트 등에 비해 60% 정도나 싼 가격이다.

 

이들 스타트업들은 홍보 방식도 전통적인 강자들을 압도했다. 비싼 광고 모델을 등장시키고 화려한 영상기술을 쓰는 대신 SNS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홍보했다. 달러 쉐이브 클럽은 단순하고 코믹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48시간 만에 21,000명의 고객들이 늘었다. 스마트폰과 SNS 시대에 맞춰 최고의 광고 효과를 본 것이다. 소비자 들은 열광했고 달러 쉐이브 클럽과 해리스의 미국 남성 면도기 시장 점유율은 2015년 7.2%에서 2017년 12.1%로 오른 반면 질레트 점유율은 60%에서 50%로 빠졌다.

 

면도기 시장의 두 공룡이 신생 스타트업의 추격을 허용한 것은 변화하는 경영환경과 소비자 욕구를 파악하는 데 소홀히 한 결과이다. 선두기업이 자신만의 브랜드 전략과 기술력만 강조하며 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스타트업 기업들은 스마트 시대에 소비자의 핵심욕구와 새로운 구매패턴을 파악한 데 있다.

 

질레트와 쉬크의 고전은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데도 현실에 안주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배달 서비스 등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는데도 오프라인 시장에서 1위와 2위 간 경쟁만 보고 있었다는 얘기다. 또 두 회사의 사례는 혁신, 창의적 아이디어, 소비자, 진화 능력 등 기업가 정신의 기본 키워드를 잃어버릴 경우 선두기업이라도 언제든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매월 구독료 16,500원을 내는 유료회원에게 전문가가 고른 7~8만원 상당의 ‘신상 화장품’ 박스를 보내주는 뷰티 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 기업 미미박스는 고객 데이터 기반 전략을 통해 기존 뷰티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가장 대표적인 4차산업 혁명 사례의 화장품 기업으로 꼽힌다. 이러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미미박스는 존슨앤드존슨 계열 벤처캐피털(VC) ‘JJDC’로부터 3,500만달러(한화 약 395억원) 규모의 시리즈 D(Series D)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오늘날 화장품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디지털과 모바일이라는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아모레퍼시픽그룹도 2019년 경영방침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다각도로 활용하고 멀티 브랜드, 멀티 카테고리, 멀티 채널을 통해 전방위로 고객과 소통하는 ‘전사적인 디지털 활용의 극대화’를 강조하며 4차산업 혁명, 밀레니얼, Z세대 등 시대와 고객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포석을 놨다. 화장품 산업에 둘러싼 난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이 전 세계 시장에서 한발 더 도약할 수 있는 해답은 4차산업 혁명이 가르쳐 줄 것 같다.

 

     김영욱 대표

     화장품ODM전문회사 NPS MBD 대표

     중소벤처기업부 비즈니스자문단

     벤처기업협회 멘토단 운영위원

     (전) 아모레퍼시픽, (전) LG생활건강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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