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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포트] 이니스프리, 중국 시장 ‘중년(中年)위기’ 맞다

2012년 첫 진출 '승승장구' 2018년부터 '매출둔화' 젊은층 이탈 '급브레이크'

 

[코스인코리아닷컴 정가현 기자] 중국 화장품 전문매체 핀관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 난관을 겪고 있는 이니스프리에 대한 집중 기사를보도했다. 핀관은 보도를 통해 이니스프리의 2012년 중국 시장 진출부터 성장, 매출둔화, 그리고 실패요인까지 분석했다.

 

# 이니스프리 2012년 4월 중국 시장 첫 매장 오픈

 

25세 샤오린은 지난 2년간 이니스프리(INNISFREE) 제품을 사용한 적이 없다. 샤오린은 예전까지만해도 이니스프리의 열성팬이었다. 이니스프리를 좋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매장 이미지와 귀여운 패키지 때문이었다. 샤오린이 처음 이니스프리에 대해서 들었을 때 그녀는 아직 고등학생이었고 친구들이 한국 유명 브랜드라고 소개한 덕분에 이니스프리를 기억하게 됐다.

 

하지만 샤오린이 이 브랜드를 실제로 접한 것은 2012년 4월 25일이었다. 대학생이 된 샤오린은 상해의 유명한 거리인 ‘우장루(WuJiangLu)’에서 이니스프리 매장을 접했다. 샤오린은 일찍 이니스프리 매장 오픈 소식을 알게 됐고 영업 첫날부터 이른시간에 현장에 가서 첫 번째로 매장에 들어간 그룹에 속했다. 그때 샤오린과 함께 매장에 들어간 그룹들은 대부분 그녀처럼 나이가 어렸다.

 

매장 오픈 현장에는 샤오린처럼 어린 소비자들을 포함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대표인 유제천(柳济天) CEO, 이니스프리 안세홍(安世洪) 대표이사, 이니스프리 중국 매니저 채건인(蔡健人) 등 고위급 임원들도 있었다. 그 당시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오픈에 큰 의미를 뒀고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도 매우 컸다.

 

 

하지만 사실상 그때 이니스프리가 처음으로 중국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것은 아니었다. 2004년 이니스프리는 백화점의 전문판매대 형식으로 중국 시장에 발을 들여놨지만 2년 만에 브랜드 컨셉의 변화로 황급히 철수했었다. 6년 전과 비교하면 이니스프리는 좋은 시기를 잡은 듯 보였다.

 

오픈한지 한달 만에 이니스프리 매장의 매출액은 90만 위안(한화 약 1억 5,304만원)을 돌파했다. 그 후 중국에서 이니스프리 판매는 지속적으로 승승장구했고 2017년에는 전성기를 맞아 연간 매출액이 40억 위안(한화 약 6,801억원)을 돌파했다.

 

# 이니스프리, 2018년부터 중국 시장 매출둔화 전환점

 

하지만 전환점도 그 해에 찾아왔다. 그 해 이니스프리는 전 세계에서 매출액이 16%나 하락했다. 이니스프리 중국 채건인(蔡健人) 매니저는 "비록 이니스프리가 줄곧 두 자릿수의 상승을 했지만 상승세는 이미 주춤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같은 해 샤오린과 같은 수많은 소비자들이 이니스프리 제품을 구매하는 빈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더 다양한 브랜드의 신제품을 경험해 봤고 더 이상 이니스프리는 최고의 선택이 아니었다.

 

2018년이 되기까지도 이니스프리 매출 하락은 멈출 줄을 몰랐다. 전 세계적으로 이니스프리 매출액은 7%나 하락했고 재무보고에서는 그 원인으로 매장의 매출 감소를 꼽았다. 중국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매장의 매출액은 적어도 20%나 하락했고, 이니스프리 매장의 신규 오픈도 눈에 띄게 둔화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소비자들은 이미 예전만큼 이니스프리에 호감을 가지지 않는다. 중국에 진출한지 5년 만에 이니스프리는 ‘중년(中年) 위기’를 맞은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최근 이니스프리의 하락이 ‘사드’로 인해 한류가 사라진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지만 모든 브랜드의  성공과 실패는 소비자가 그 관건이다. 우리가 소비자들의 시각에서 이니스프리의 전략을 분석했을 때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대표로 한류문화를 집중적으로 중국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 당시의 젊은 여성들은 한국의 남자 연예인에 빠져 있던 정도는 2000년대 베이글 남에 빠져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그 특정 시대는 젊은 소비자들이 한류를 떠받드는 분위기를 형성했고 이니스프리는 때마침 한류를 쫓는 젊은 소비자들을 정확히 겨냥했다.

 

2017년이 되고 이니스프리를 찾던 젊은 소비자들은 이미 학생 신분을 벗어나 사회인이 되고 결혼을 했다. 그들이 제품을 추구하는 가치는 이미 유행을 쫓기보다는 고급스러운 제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변화하면서 이니스프리는 그들을 더 이상 만족시키지 못하게 된 것이다.

 

또 ‘사드’로 인해 한류는 급격히 식었고 새로운 소비자들은 더 이상 한류의 영향을 받고 자라지 않는다. 게다가 유럽, 미국,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문화와 제품들이 중국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어 그들의 주의력도 분산되기 시작했다. 한류가 중국 소비를 이끌어 가던 추세가 조금씩 사라진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의 소비자들에게는 이니스프리의 매력이 덜 할 수 밖에 없다.

 

젊은 사람들의 성향이 원래 유행쫓기를 좋아하고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없는 편이다. 이런 부분도 이니스프리가 난관에 직면한 큰 원인으로 꼽힌다. 만약 이니스프리가 지금의 젊은 세대를 소비자 목표로 정했다면 언제든 버려질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브랜드가 유행이라면 빠른 시일 내에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반면 유행이 지나면 바로 버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컨셉과 가격 등의 요소로 인해 대중적인 브랜드들은 제품만으로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브랜드가 특정한 핵심 문화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면 새로운 제품과 마케팅으로 끊임없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하지만 어떠한 기업도 지속적인 창조만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하기는 어렵다. 일정한 주기 내에 기업의 창조성이 소비자의 관심을 얻지 못했을 때 그 브랜드가 버려지는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자신만의 핵심 강점을 형성하지 못한 것이다. 이니스프리가 핵심으로 내세우는 ‘자연주의’ 컨셉은 한류가 사라지면서 함께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중국 쇼핑몰 ‘샤오홍슈’에 들어가서 보면 이니스프리에 관한 태그에는 ‘한국 브랜드’가 대부분이고 소수만이 ‘녹색’, ‘자연주의’ 등의 태그를 달았다.

 

# 샤오홍슈 이니스프리 태그 '한국 브랜드'가 대부분 '자연주의' 소수

 

사실상 이니스프리가 지금 직면한 문제는 대부분의 대중적인 화장품 브랜드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이다. 올레이(OLAY), 바이췌링(Pechoin) 등 대중적이고 오래된 브랜드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소비자들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처음으로 소비자 체인지를 겪는 이니스프리도 피해 갈 수 없는 과정인 것이다.

 

비록 중국 소비자들은 이니스프리에 대해 관심이 식어가고 있지만 이니스프리 중국 채건인(蔡健人) 매니저는 문제점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는 "신선함과 창조성을 유지해 끊임없이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8년 이니스프리는 더 젊어지고 ‘중국화’됐다. 2018년 11월 브랜드 로고를 신세대 기준에 맞추기 위해 원래 로고에 있는 ‘대자연을 가득 담는다’는 의미의 꽃바구니를 없애고 간단한 글자 양식으로 바꿨다. 또 색상도 제주도의 비자나무를 대표하는 진한 녹색으로 바꿨다.

 

# 한국 브랜드 이니스프리 ‘중국 특색’ 도입, 중국 대세 아이돌 홍보대사 활용

 

 

한국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심지어 ‘중국 특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8년 4월 브랜드 런칭 후 처음으로 중국 유명 아이돌 ‘나인 퍼센트(NINE PERCENT)’를 홍보대사로 위촉한 것이다. 예전에 이니스프리 브랜드 홍보대사가 모두 한류를 대표하는 한국 연예인이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이니스프리는 중국 시장 상황에 맞게 매장를 새롭게 리뉴얼하고 있다. 2018년 4월 이니스프리와 위쳇(WEIXIN)은 함께 최초로 ‘스마트 뷰티샵’을 내세웠다. 올해 2월 이니스프리는 ‘백광병(白光瓶)’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그 주요 성분은 중국의 국화인 ‘백모란’으로 알려져 있다.

 

세대가 달라짐으로써 예전 소비자들이 떠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브랜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니스프리도 어떻게 지금의 신세대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것인가가 큰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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