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2025년 화장품 산업은 수출 구조 재편과 기업 지형도 지각변동 속 유통 전략 변화, 기술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된 해로 평가된다.
미국이 화장품 수출국 가운데 1위로 올라서며 중국 의존에서 벗어난 글로벌 수출 다변화의 성과가 본격화됐고, 온라인·미국 중심 판매 구조가 뚜렷해졌다. 여기에 AI 기술 도입, ESG 경영 강화, 클린·비건 트렌드 확산까지 맞물리며 산업 전반의 체질 변화가 가속화됐다.
코스인은 올해 화장품 업계를 관통한 주요 이슈를 통해 국내 화장품 시장의 흐름을 짚어봤다.
1. “미국이 중국 제쳤다” 화장품 수출, 글로벌 다변화 성과

2025년 K-뷰티 화장품 수출 구조가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그동안 국내 화장품 수출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정책·외교·소비 트렌드 변화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일본, 유럽, 아세안,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이 빠르게 다변화되며 구조적 리스크가 완화됐다.
한국무역협회의 ‘2025년 수출입 평가 및 2026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한류 열풍으로 지난 2021년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53.2%까지 확대됐으나, 올해 대미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사상 최초로 대중 수출을 상회했다. 올해 1~10월 누계 기준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19.8%로 중국(18.3%)을 넘어섰다.
11월 누계 화장품 수출은 104억 달러로 이미 지난해(102억 달러) 기록을 돌파했고, 북미 외에도 아시아, 유럽, 중동 등 여러 권역의 국가 수출도 두 자릿수 성장하며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중소 브랜드까지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서면서 수출 저변이 확대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업계는 시장 다변화를 통해 특정 국가 리스크를 줄이고 장기적인 수출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행보가 향후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2. 글로벌 K-뷰티 온라인 판매 확대…미국 중심 비중 증가
2025년 글로벌 K-뷰티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며 미국 중심 구조가 더욱 뚜렷해졌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K-뷰티 온라인 판매액 가운데 약 51%가 미국 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SNS, 인플루언서 마케팅, 자사몰과 아마존 등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유통 전략이 효과를 거둔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이 성분, 효능, 후기 중심의 소비 성향을 보이며 K-뷰티 브랜드의 강점과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오프라인 유통보다 온라인에서 브랜드 스토리와 효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전략이 성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사몰 강화, 글로벌 플랫폼 입점, 디지털 광고 투자 확대가 공통 전략으로 자리 잡았으며, 온라인과 미국 중심 구조는 앞으로도 K-뷰티 글로벌 전략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 국내 화장품 기업 지형 지각변동, 전통 강자 균열·신흥 강자 부상
올해 국내 화장품 산업에서는 지각변동이라고 할 만큼 기업 간 경쟁 구도가 크게 변화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양대산맥으로 군림하며 안정적 질서가 유지되던 기존 분위기에 균열이 커졌고, 신흥 강자들은 거침없는 성장세로 시장을 뒤흔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체질 개선에 집중, 내실을 다지는 행보를 지속했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은 계속되는 실적 악화로 올해 전통적 강자로서 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국내 화장품 지형도에서 가장 큰 변화는 에이피알(APR)의 약진이다.
에이피알은 뷰티테크·디바이스 결합형 제품과 글로벌 온라인 판매 강화를 통해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이에 지난 6월 LG생활건강 대신 화장품 업계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선 데 이어 8월에는 아모레퍼시픽마저 제치고 화장품 대장주가 됐다.
한편 오랜 기간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빅3’로 분류됐던 애경산업은 올해 태광그룹으로의 인수·합병 추진이 진행 중이다.
4. 법정 기념일된 ‘화장품의 날’…“K-뷰티, 글로벌 2강 도약”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법정 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맞은 ‘2025 화장품의 날 기념식’이 9월 5일 코엑스마곡에서 ‘K-코스메틱, 세계를 물들이다’를 주제로 열렸다.
식약처는 9월 7일을 화장품의 날로 지정한 데 대해 화장품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국제 경쟁력 강화와 산업 종사자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법정 기념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산업의 성장에 대한 정부의 기대도 크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함께 ‘K-컬처 문화강국’ 달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문화가 곧 경제이고, 문화가 국제 경쟁력이다”며 “적극적인 문화 예술지원으로 콘텐츠의 세계 표준을 다시 쓸 문화강국,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11월 K-뷰티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K-뷰티 수출 성과 제고 및 확산 방안(중기부·복지부)’과 ‘K-뷰티 안전·품질 경쟁력 제고 방안(식약처)’이 논의됐다.
먼저 2030년까지 수출액 150억 달러, 수출 중소기업 수 1만개 달성 등 K-뷰티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혁신 브랜드 수출 준비부터 해외 진출까지 뒷받침하는 성장 사다리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고, 중소·벤처기업의 AI·디지털 대전환과 온·오프라인 현지 마케팅 지원도 강화해 K-뷰티의 성장 저력을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식약처는 더욱 엄격해지는 글로벌 안전 기준에 발맞춰 K-화장품의 안전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우리 기업의 규제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화장품 업계도 ‘2025년 화장품산업 CEO 간담회’를 통해 업계 간 소통과 협력 확대에 나섰다.
대한화장품협회는 2025년 화장품산업 CEO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 디지털 마케팅과 AI기반 대응 전략 등을 논의한다.
5. AI, 화장품 산업 활용도 급증 “산업 경쟁력 좌우할 핵심 요소 될 것”

AI 기술은 2025년 화장품 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AI는 소비자 데이터 분석, 트렌드 예측, 제품 기획, 디지털 마케팅 전략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업계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브랜드들은 온라인 리뷰와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 니즈를 정교하게 파악하고, 이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 피부 타입과 선호 성분을 분석해 맞춤형 제품을 제안하거나 빅데이터 기반으로 트렌드를 예측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개발 기간 단축과 실패 비용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 기획에서 AI 기반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단순 보조 수단을 넘어 화장품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6.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 도입 앞두고 준비 ‘활발’

2025년 화장품 산업에서는 안전성 평가 강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 도입을 앞두고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화장품 안전성 평가 연구 사업’이 추진되며 연구 결과 발표와 검증위원회 활동이 이어졌다. 이는 글로벌 규제 강화와 소비자 안전 요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과학적 데이터 기반 안전성 평가가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에 식약처가 점프업 코스메틱 안전성분과 회의 전문가 자문 업계의견을 수렴해 화장품 안전성 자료 작성 가이드라인(안)을 마련하는 등 국내 화장품 업계도 안전성 평가 체계 고도화를 통해 해외 인허가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도 안전성 평가 강화가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신뢰도를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7. 국내 브랜드 유통·팝업 확대 전략 “고객 접점 확대”

온라인 중심 소비 환경 속에서도 오프라인 전략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했다. 국내 주요 브랜드들은 올해도 오프라인 고객 접점 확대에 적극 나섰다.
에이피알은 12월 성수동에 ‘메디큐브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체험형 마케팅을 강화했다.
에이피알은 그간 오프라인을 통한 고객 접점 강화와 제품 체험 기회 제공을 위해 서울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체험형 매장을 공개해 왔으며, ‘메디큐브 성수’는 마포구 동교동의 홍대점과 강남구 신사동의 도산점에 이에 3번째로 선보이는 플래그십 스토어다.
티르티르도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명동에 두 번째 오프라인 스토어를 오픈하며 국내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브랜드 접점을 확대했다.
에스쁘아가 리뉴얼 오픈한 ‘에스쁘아 연남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에스쁘아의 모델 에스파 윈터가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주요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에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K-뷰티 브랜드들은 해외 진출에 앞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현지 인플루언서 및 뷰티 관계자를 초청한 홍보 이벤트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들은 단순 판매를 넘어 체험과 콘텐츠를 결합한 공간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 중심 소비 흐름 속에서도 오프라인의 차별화된 경험 가치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플래그십 스토어와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접점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충성 고객 확보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커지고 있다.
8. 다이소, 화장품 테스트 마켓 부상

다이소가 화장품 테스트 마켓으로 자리 잡으며 화장품 유통 구조 변화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떠올랐다.
소비자들은 고가 제품 구매 전 다이소에서 소용량 또는 테스트 제품을 먼저 경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합리적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엠브레인딥데이터®의 다이소 뷰티 구매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다이소의 ‘기초 화장품’이 시장 성장을 이끄는 핵심 카테고리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9월 기준 최근 1년간(MAT) 다이소에서 판매된 기초·색조화장품 구매 추정액은 약 3,376억 원으로, 전년 동기(1,672억 원)대비 101.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기초 화장품 구매 추정액은 약 2,555억 원으로, 113.9%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다이소 입점이 인지도 확보와 소비자 반응 테스트에 유리한 채널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가격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이처럼 ‘다이소 뷰티’가 뷰티 시장에서 테스트 마켓으로 영향력을 높이면서 화장품 유통 전략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9. ‘선택 아닌 필수’ 지속가능성·ESG 성과 부상

2025년 화장품 산업에서 지속가능경영·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으며 이에 대한 성과도 본격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스맥스그룹은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서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가 모두 ‘통합 A등급’을 획득하며 그룹 차원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한층 강화됐음을 입증했다.
또 코스맥스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평가 기관인 에코바디스(Ecovadis)로부터 2년 연속 ‘골드(Gold)’ 등급을 획득하며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환경, 노동 및 인권, 윤리, 지속가능한 조달 등 전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가운데 특히 환경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냈다.
애경산업은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실시한 ‘2025년 ESG 평가’에서 5년 연속 ‘종합 A등급’을 획득했고, 클리오는 ESG 전문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ESG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A’를 받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 대응 여부가 거래 조건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ESG 대응이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본 요건이 되고 있다.
코스맥스그룹 관계자는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위해 그룹 전반의 ESG 수준을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며, “특히 투명경영과 친환경 혁신을 중심으로 글로벌 고객사와 사회의 신뢰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0. 소비자 트렌드 중심 ‘클린·저자극·비건’ 수요 지속

2025년 화장품 소비 트렌드는 클린, 저자극, 비건 키워드가 중심을 이뤘다.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밀크바오밥, 밀바랩 등 브랜드들이 북미 시장에서 슬로우에이징과 비건 포뮬러 제품을 선보이며 성과를 냈다.
소비자들은 성분 투명성과 피부 안전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업계는 이러한 트렌드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장기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브랜드들이 제품 기획 단계부터 친환경·저자극 요소를 반영하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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