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지난해 태광산업·유암코(연합자산관리) 컨소시엄에 인수된 동성제약이 법정관리(회생절차) 종결을 신청하며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해 5월 거래정지 1년 만에 채무를 모두 변제하면서 경영 정상화 기반을 마련한 가운데, 태광그룹의 소비재·화장품 중심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동성제약, 채무변제 완료 … 거래정지 1년 만에 회생 졸업 수순
8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난 6일자로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종결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원의 최종 인가가나면 동성제약은 법정 관리체제를 끝내고 태광산업의 독자 경영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 동성제약의 회생절차 종결신청 공시(2026.5.6.자) >
동성제약은 1957년 설립한 중견 제약사로, 대표 제품으로는 ‘세븐에이트’ 염색약, ‘동성미녹시딜’ 등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양구 전 회장과 조카인 나원균 전 대표이사 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배구조 불안이 심화됐다. 이후 지분 구조 변화와 경영권 재편 과정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했고, 소송전과 맞고발로 이어지며 경영 정상화가 어려워지자, 결국 지난해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29일 서울회생법원이 태광산업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승인하며 인수 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태광산업은 올해 1월 7일 이사회를 통해 동성제약 인수 안건을 공식 의결하며 총 1,600억 원의 대규모 자금 투입을 결정했다. 인수 대금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700억 원)와 전환사채(CB) 인수(500억 원), 회사채 인수(400억 원) 등을 통해 조달됐고, 태광산업 컨소시엄은 동성제약 지분 72.45%를 확보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달 18일 인수합병(M&A)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회생계획안이 일부 채권단의 반대로 부결되면서 제동이 걸리는 듯 했으나 지난 3월 27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하면서 태광산업 측의 인수는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됐다. 이후 지난 4월 30일 동성제약은 이번 인수과정을 통해 투입된 자금을 기반으로 채무 변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 태광, 재계 순위 11계단 상승, 공격적 M&A 전략으로 외형 확장
태광그룹의 동성제약 인수는 기존 석유화학 중심의 B2B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재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는 그룹 차원의 사업 체질 개선 방향으로 안정적인 내수 기반을 갖춘 B2C 사업을 강화해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고, 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태광산업은 최근 정인철·이부의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이 같은 방향성을 공고히했다. 정인철 대표는 M&A를 포함한 신사업 발굴을 전담하고, 이부의 대표는 기존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의 효율화와 안정적 운영을 맡는 구조다. 특히 소비재, 헬스케어, 부동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점이 핵심 변화로 꼽힌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핵심은 ‘수익 구조의 다각화’다. 태광그룹은 약 4,4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애경산업을 인수하며 화장품과 생활용품 시장에서 안정적인 소비재 기반을 확보했다. 여기에 동성제약 인수를 통해 화장품에서 바이오·헬스케어까지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부동산 자산 운용 전략도 강화되고 있다. 태광그룹은 지난해 8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법인을 신설하고,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 호텔을 인수하는 등 수익형 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정관 변경을 통해 부동산 개발, 숙박업, 에너지 사업 등 10여 개 이상의 신규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공격적인 확장 전략은 외형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11조55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재계 순위는 기존 59위에서 48위로 11계단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계열사 수도 20개에서 38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공시대상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빠른 확장세를 보였다.
# 뷰티 수직계열화, 기회와 리스크 공존 … '브랜드 파워’ 확보 관건
태광그룹 소비재 전략의 핵심 축은 화장품과 헬스케어 사업이다. 특히 화장품 부문은 개별 기업의 M&A 차원을 넘어 기획(SIL) - 연구개발(R&D)·제조(동성제약) - 브랜드 및 유통(애경산업) - 판매 채널(홈쇼핑·미디어)’로 이어지는 강력한 수직계열화를 지향한다. 다만, 이러한 산업 밸류체인의 결합이 실질적인 수익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 애경산업의 화장품 매출 비중은 30% 수준으로 매출의 상당 부분이 생활용품에 의존해 있다. 태광그룹은 이를 2027년까지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에이지투웨니스(AGE20’S)’와 ‘루나’에 집중된 브랜드 의존도를 완화하는 동시에, 태광이 신설한 코스메틱 법인 ‘실(SIL)’을 통해 프리미엄 안티에이징 등 고부가가치 신규 브랜드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기존 애경산업과 동성제약의 뷰티 라인은 홈쇼핑과 약국 등 특정 채널에 최적화돼 있다. 그러나 최근 K-뷰티 시장의 주도권은 올리브영과 같은 H&B 스토어와 이커머스로 넘어간 상태다. 태광 측은 그룹 내 홈쇼핑 채널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지만, 구(舊) 유통 채널에 고착화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 확장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북미, 일본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ODM 기반의 인디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중심 수직계열화 모델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공격적인 확장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마케팅 비용과 조직 통합 비용(PMI)을 수반한다. 특히 동성제약의 기술력을 화장품에 접목하는 '메디컬 뷰티' 전략은 R&D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본업인 석유화학이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화장품 사업이 단기적으로 그룹 재무 부담을 확대하지 않도록 비용 효율화 전략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태광그룹은 7,000억 원대 현금 실탄을 바탕으로 'M&A 빅샷'으로 부상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다만 화장품 사업이 단순한 사업 확장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조 역량보다 ‘브랜드 팬덤’을 구축할 수 있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핵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석유화학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뷰티 기업’으로의 전환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향후 1~2년 내 출시될 신규 브랜드의 시장 성과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다.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로 178 가산퍼블릭 B동 1103호 전화 02-2068-3413 팩스 : 02-2068-3414 이메일 : cosinkorea@cosinkorea.com 사업자등록번호 : 107-87-70472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2013-서울영등포-1210호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지현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박지현 코스인코리아닷컴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Since 2012 COS'I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