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국내 백화점·면세업계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일제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K-뷰티 소비가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등 이른바 ‘올다무’ 중심의 로컬 채널을 넘어 백화점과 면세점 등 프리미엄 유통망으로 확산되면서 화장품 업계 전반에도 구조적 수혜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신세계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조 2,144억 원, 영업이익은 1,97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49.5%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백화점 부문은 매출 2조 257억 원, 영업이익 1,410억 원으로 각각 13%, 30.7% 증가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외국인 소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신세계 본점의 1분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이상 증가했고, 백화점 전체 외국인 매출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매출 5,898억 원, 영업이익 10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화장품 계열사의 성장세도 가팔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1분기 매출은 2,957억 원, 영업이익은 1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7%, 452.6% 증가했다. 니치 향수와 럭셔리 뷰티 수요 확대에 따라 수입 화장품 매출이 20% 증가했고, 어뮤즈·비디비치·연작 등 자체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 역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신세계 실적 추이 및 전망 (단위: 억 원)
이 같은 흐름은 롯데쇼핑에서도 확인된다. 롯데쇼핑은 11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6% 증가한 2,52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백화점 사업부 매출은 8,723억 원으로 8.2% 증가했으며, 본점·잠실점·부산본점 등 핵심 점포 매출은 19% 늘었다.
외국인 매출도 급증했다. 롯데백화점의 1분기 외국인 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92% 증가했으며, 특히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본점의 외국인 매출이 같은 기간 103% 급증했다. 이에 따라 본점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3%까지 확대됐다.
면세사업도 반등에 성공했다. 롯데면세점의 모회사 호텔롯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매출 6,369억 원, 영업이익 153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롯데면세점이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3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다이궁(중국 보따리상) 거래 비중을 줄이고 외국인 개별관광객(FIT)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한 것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외국인 단체관광객과 개별관광객 직접 유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외 비효율 점포 구조조정을 병행하며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인바운드 관광 회복 효과를 누렸다. 현대백화점은 13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백화점 부문 매출이 6,3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9.7% 늘어난 1,35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핵심 점포인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현대면세점 역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억 원 개선되며 흑자 전환했고,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외국인 고객 확대에 힘입어 백화점 부문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면세점 부문 역시 동대문점 철수에 따른 비용 절감과 인바운드 증가 효과로 안정적인 흑자권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인바운드 관광 회복을 지목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475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3월에는 약 206만 명이 한국을 찾으며 월간 기준 역대 최다 방문객 수를 경신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29%, 일본인 관광객은 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 춘절 연휴 기간에는 전년 대비 50% 늘어난 25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일본 여행 제한 분위기인 이른바 ‘한일령(限日令)’ 영향으로 일본 여행 수요 일부가 한국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한다.
4월 이후 관광객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정부는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연휴가 겹친 ‘슈퍼 골든위크’ 기간 동안 한국을 찾은 중국·일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한다. 연휴 기간에만 약 20만 명의 중국·일본 관광객이 방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K-뷰티 소비 지형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의 K-뷰티 소비가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등 로컬 유통 채널 중심의 ‘가성비’와 ‘트렌드 소비’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백화점과 면세점 등 프리미엄 채널로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백화점과 면세점의 역할 분업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더현대 서울이나 주요 백화점 본점은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철학과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는 ‘플래그십 쇼케이스’ 역할을 맡고, 면세점은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실질 구매 채널로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럭셔리 뷰티 매출 증가 역시 이러한 프리미엄 소비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특히 면세업계가 과거 다이궁 중심의 대량 할인 구조에서 벗어나 개별관광객(FIT) 중심의 수익성 전략으로 전환한 점은 화장품 업계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K-뷰티 소비가 저가형 채널에서 프리미엄 채널로 확장되면서 화장품 산업 전반의 객단가와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질적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업계에서는 4~5월 ‘슈퍼 골든위크’ 기간 방한객 급증이 2분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원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백화점과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형성된 긍정적인 구매 경험이 이후 역직구와 현지 이커머스 재구매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 역시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단순한 면세 소비 확대를 넘어 K-뷰티와 프리미엄 유통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백화점에서 브랜드 경험을 하고 면세점에서 실질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화장품 업계 역시 글로벌 시장 확대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로 178 가산퍼블릭 B동 1103호 전화 02-2068-3413 팩스 : 02-2068-3414 이메일 : cosinkorea@cosinkorea.com 사업자등록번호 : 107-87-70472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2013-서울영등포-1210호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지현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박지현 코스인코리아닷컴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Since 2012 COS'I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