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에이본에 5,000억원 이상 투자 후 84억원에 헐값 매각

2026.08.24 22:54:26

7년 만에 5천억 이상 손실로 땡처리... 글로벌 이커머스 시대에 ‘통신·방판’ 업태 에이본, 긴자 스테파니, 에버라이프 M&A가 웬말?

 

[코스인코리아닷컴 김민석 기자]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드러나는 시작이 아닐까? LG생활건강이 24일 에이본 매각을 공시하자 업계에서 의구심이 높았던 M&A의 실상이 드러났다는 반응이다. 

 

LG생활건강은 보도자료를 통해 북미법인(LG H&H USA, Inc.)은 24일(한국시간) 자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이하 에이본 북미사업)’의 지분 100%를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Stratford Worldwide)’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매각 대금은 거래 종결 시점에 확정될 예정이다.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는 ‘에이본 인터내셔널(Avon International)’을 운영하는 글로벌 투자회사 리전트(Regent)의 관계사이다.

 

그러면서 “LG생활건강은 지난 2019년 4월 에이본 북미 사업권을 인수한 이후 북미 사업 확대와 경쟁력 개선을 추진해 왔다. 이번 거래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구매 패턴과 유통 환경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와 채널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그럴까? 전세계가 한창 전자상거래로 유통지도가 재편되는 시점에서 LG생활건강은 2019년 4월 사모펀드 서버러스(Cerberus)로부터 더에이본컴퍼니 지분 100%를 1,450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2020년 자회사 'LG H&H USA'에 더에이본컴퍼니 주식 100%를 현물 출자하여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2025년 5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북미 사업 지원을 위해 LG H&H USA를 통해 6,000만 달러(약 861억 원)를 추가 현금 출자했다. 

 

하지만 실적은 급전직하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2026년 8월 출자 전환를 결정했다는 스토리다. 그러면서 매각 전 재무구조 정리 목적으로 LG H&H USA가 대여했던 대여금 2억 550만 달러(약 2,863억 원)를 자본금으로 출자 전환했다.

 

여기까지 총 투입 금액은 약 5,170억원. 최종 매각금액은 600만달러(약 84억원)다. 이로 인해 직접적인 자금 손실은 5,000여 억원을 초과하고 자본잠식은 –1,361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결론은 5,000여 억원을 투입하고 84억원에 매각했다는 한 줄이다. 애초부터 에이본은 구 판매업태의 대명사 격인 기업이었다. 에이본은 에이본 레이디(Avon Lady)로 대표되는 방문판매 모델로 인적 친분 및 일대일 상담 기반으로 화장품을 판매하는 구조였다. 

 

북미 유통도 이젠 아마존, 얼타뷰티, 세포라 등 온라인 및 리테일 소매채널에 집중하고 있고, K-뷰티도 이를 통해 수입화장품시장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LG생활건강의 문제는 에이본으로 그치지 않는 게 문제다. 이와 똑같은 업태를 가진 일본 통판업체 긴자 스테파니와 에버라이프를 각각 M&A를 통해 소유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동경에 있는 긴자 스테파니(Ginza Stefany)는 고객 정보를 기초로  견본 발송후 전문상담원의 개별 전화상담을 통해 판매한다. 일본 후쿠오카의 에버라이프(Everlife)는 광고를 보고 고객이 전화하면 콜센터에서 주문을 받아 판매한다. 

 

공교롭게도 세 업체 모두 글로벌 전자상거래가 절반을 차지하는 현 상황에서 보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유통업태다. 당연히 실적 악화의 길을 걷고 있다.

 

실제 해당 기업들도 매년 적자 상태로 LG생활건강그룹 실적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 M&A 모두 2022년에 물러난 차석용 부회장이 주도했다. 

 

또 다른 M&A 기업인 크렘샵(The Creme Shop)도 인수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A의 허상이 빚어낸 LG생활건강그룹의 총체적 난관이자 만성 질환이다. 

 

LG생활건강이 중국 사업에서 고전하면서 재빠르게 다른 K-뷰티처럼 일본, 미국으로 다변화하지 못한 원인이 이들 기업 때문이 아닌가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민석 기자 mkkim@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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