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효능' 찾는 캐나다 소비자들… 럭셔리의 기준 바꾼 '가치 소비'로 진화

2026.09.03 14:49:50

고물가 속에 ‘근거 기반의 사치’ 선호, 매스티지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
합리적 가격에 효능을 더한 K-뷰티, 매스티지부터 에스테틱까지 확장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캐나다 뷰티시장에서 소비자의 구매 기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고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뷰티 지출 자체를 줄이기보다 효능과 가격 대비 가치를 꼼꼼하게 따져 구매하는 선별적 소비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K-뷰티는 효능 중심의 스킨케어와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현지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캐나다 뷰티 소비자들이 점점 더 선별적으로 변하는 이유(Canada Beauty Market: Why Shoppers Are Becoming More Selective)’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캐나다 소비자들의 구매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미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세 부담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와 브랜드 선택 기준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캐나다 프레스티지 뷰티 매출은 2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가계의 지출 관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뷰티 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서카나는 이에 대해 “캐나다 소비자들이 효능과 웰니스 효과를 제공하면서도 부담 가능한 가격대에서 ‘작은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제품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캐나다 뷰티시장에서 럭셔리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높은 가격이나 브랜드 명성, 고급스러운 패키지를 앞세우는 것만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어려워지면서,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할 만한 효능을 갖췄는지 과학적 근거를 통해 확인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포브스는 이 같은 변화를 ‘근거 기반의 사치(Proof-driven indulgence)’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고급스러운 사용감과 감각적인 경험을 원하지만, 여기에 사용자의 체감하는 가시적인 효과와 임상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할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프리미엄과 매스 시장의 경계를 허무는 ‘매스티지(masstige)’ 시장의 성장에서도 확인된다. 매스티지는 대중을 뜻하는 매스(Mass)와 프리미엄 제품을 의미하는 프레스티지(Prestige)의 합성어로 대중적인 가격대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품질과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군을 의미한다.

 

서카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캐나다 매스티지 시장에서 페이셜 스킨케어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해 프레스티지 제품군의 성장률(+6%)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장기적인 피부 건강이나 구체적인 피부 고민 해결에 도움을 주는 제품에 대한 지불 의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경제적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확실한 효능과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소비자의 선택이 옮겨가는 것이다.

 

이에 대해 포브스는 "뷰티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습제, 세럼, 트리트먼트 등 피부 건강에 지속적인 효과를 제공하는 제품을 소비재가 아닌 ‘투자’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제 럭셔리의 기준이 ‘얼마나 비싼가’에서 ‘얼마나 확실한 가치를 제공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별적 소비로의 전환은 K-뷰티에 유리한 시장 환경을 만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IQ(NielsenIQ)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의 K-뷰티 매출은 1억 6,400만 캐나다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7% 증가한 수치로, 캐나다 전체 뷰티시장의 성장세를 크게 웃돌았다.

 

라네즈, 코스알엑스(COSRX), 닥터자르트(Dr. Jart+), 이니스프리 등 기존 브랜드뿐 아니라 조선미녀(Beauty of Joseon), 스킨1004(SKIN1004), 마녀공장(manyo), 토리든(Torriden), 달바(d’Alba Piedmont) 등 신흥 인디 브랜드도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신흥 브랜드는 최근 1년간 세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K-뷰티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뷰티가 주목받는 배경으로는 효능과 가격의 균형이 꼽힌다. 피부 장벽, 민감성, 트러블 등 구체적인 피부 고민을 겨냥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를 제시하는 한국 브랜드의 전략이 ‘가치’를 중시하는 캐나다 소비자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닐슨IQ에 따르면 K-뷰티 소비자는 18~44세에 집중돼 있으며, 특히 밀레니얼과 Z세대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성분 투명성과 가시적인 효능을 중시하는 한편, 피부 장벽 강화 등 예방 중심의 스킨케어 루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성분과 효능, 가격, 사용 후기를 정보를 탐색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디지털 중심의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다.

 

유통 역시 K-뷰티 성장의 핵심 요인이다. NielsenIQ의 데이터를 보면, 2025년 캐나다 K-뷰티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40%를 넘어섰으며, 아마존과 세포라가 전체 K-뷰티 지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세포라와 코스트코, 일부 에스닉 식료품 유통망 등이 주요 판매 접점으로 확대되고 있다.


효능 중심 소비 성향은 뷰티 시장의 고관여 소비자가 많은 캐나다 에스테틱·스파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KOTRA 토론토무역관은 최근 캐나다 에스테틱·스파 시장에서 미용 효과에 더해 피부 건강과 안전성, 시술 후 회복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에스테틱 시장 역시 전문성과 과학적 근거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도별 캐나다 에스테틱·스파 시장 규모 (단위: 백만 캐나다달러)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 에스테틱·스파 서비스 시장 규모는 약 26억 8,000만 캐나다달러로 전년 대비 3.1% 성장했다. 특히 고주파와 마이크로니들링 등 최소 침습·비침습 방식의 하이테크 시술과 전문적인 기능성 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에스테틱·스파 시장은 단순한 휴식과 미용 서비스를 넘어 피부 과학과 전문 케어를 결합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하이테크 시술과 기능성 케어가 확대되면서 시술의 안전성과 효과를 뒷받침할 수 있는 R&D와 임상 데이터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성분 투명성과 피부 친화성,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클린뷰티 제품 역시 전문 관리 시장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ertClean, EWG VERIFIED, MADE SAFE 등 관련 인증이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캐나다 및 북미 기반 클린 뷰티 인증명 및 로고

 

 

이처럼 캐나다 뷰티시장에서는 매스티지부터 에스테틱과 같은 전문 관리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제품의 기능성과 효능을 꼼꼼하게 따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이나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선택받기 어려운 만큼, 성분과 기능에 대한 투명한 정보, 임상 데이터 등 객관적인 근거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K-뷰티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김세화 기자 kimma78@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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