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국회 K-뷰티포럼(대표의원 김원이)은 10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전자상거래 기반 K-뷰티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상표권 보호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해외 시장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식재산권 이슈와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회 K-뷰티포럼 대표위원인 김원이 의원, 오세희 의원 등 정계 인사를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지식재산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부처 관계자, 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 연재호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을 포함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 80여 명이 참석해 지식재산권 및 상표권 침해 대응 이슈에 대한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김원이 의원은 개회사에서 "전자상거래 확산이 K-뷰티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며 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그만큼 해외 시장에서 가품과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어렵게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호 장치를 더욱 정교하게 보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겪은 지식재산권 침해 피해 규모는 약 1조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국회와 정부, 산업계가 함께 협력해 규제 대응, 브랜드 보호, 글로벌 진출 지원을 체계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세미나에서 논의된 과제들이 정책과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앞으로도 관계 부처 및 업계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K-뷰티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는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코리아 대표가 '전자상거래가 이끄는 K-뷰티 글로벌 성장 전략과 과제’에 대해 진단했다.
신 대표는 “지난해 온라인 화장품 수출액이 6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전체 온라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3%까지 확대되는 등 전자상거래를 통한 화장품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K-뷰티 브랜드의 해외 판매가 늘면서 상표명은 물론 색상 조합과 패키지 디자인까지 모방하는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 수출에서 중소기업 비중이 확대되고 있지만, 권리 보호 측면에서는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해외에서 디자인권 1건을 등록하는 데 약 3,000달러가 들고, 최종 등록까지 2년가량이 소요된다”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소기업의 경우 비용과 시간 부담 때문에 사전 대응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에서 단순 위조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와 정체성을 모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례로 K-뷰티의 색상 체계와 제품 구성을 그대로 차용하고 ‘코리안 스킨케어’ 문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인식을 혼동시키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신 대표는 국가별 화장품 규제·라벨링·통관 정보를 통합한 수출 지원 플랫폼 구축해 분산된 규제 정보를 표준화된 데이터베이스로 제공해 중소기업의 수출 준비 부담을 줄이고, K-뷰티 인증의 국제 신뢰도와 상호 인정 범위를 함께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위조 상품 대응과 관련해서는 아마존의 AI 기반 사전 차단 시스템과 정품 인증 코드 부여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아마존은 연간 1,500만 개 이상 위조 상품을 적발·회수·폐기하고 있으며, AI와 자동화 탐지 기술로 의심 상품의 99%를 브랜드 신고 이전에 사전 차단하고 있다. 또 제품별 정품 인증 코드를 부여하는 ‘트랜스패런시(Transparency)’ 프로그램에는 전 세계 8만80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위조 유통 방지에 활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 주도의 K-뷰티 정품 인증 로고와 데이터베이스 구축, 전자상거래 전문 인력 양성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신 대표는 "전자상거래는 청년층의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체계적인 교육과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며 "단순 보조금 지원을 넘어 규제 대응, 브랜드 보호, 인력 양성을 축으로 한 구조적 경쟁력 강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은 정지은 코딧 대표이사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 △김경옥 대한화장품협회 글로벌정책실장 △임동우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정책과장 △김지훈 지식재산청 상표분쟁과 서기관 △김지연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정책과장이 참여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신재하 부사장은 “화장품 분야 위조 문제는 패션 등과 달리 소비자 안전과 직결된다”며 “가품을 정품으로 오인하거나, 실제 성분과 제조 환경이 다른 사례가 대부분이어서 피부 안전에 직접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조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져 외관만으로는 진위 구별이 어려워진 데다, 해외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조직적 유통이 이뤄지면서 단속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브랜드사가 모니터링부터 신고, 소비자 대응까지 떠안는 구조라, 정품 인증·식별 장치 도입, 정부 간 공조 체계 구축, 강력한 단속과 처벌 등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경옥 실장은 “전자상거래는 중소 브랜드 해외 진출의 핵심 채널이지만, 상표권 침해와 모방, 위조 문제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며 "정부와 민관 협의체를 중심으로 온라인 모니터링, 통관 강화 등 다양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회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복잡한 절차와 긴 처리 기간, 국가별 제도와 언어 차이, 정보와 인력·비용 부담 등을 큰 어려움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전 상표 출원 지원과 실무 교육 확대, 지원 절차 간소화, 사후 처리 결과 공유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동우 과장은 “K-뷰티 수출 대상국이 200개국을 넘어선 가운데, 중소기업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과거 대기업·면세 채널 중심에서 벗어나, 중소 브랜드가 ODM·OEM 제조사와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곧바로 해외 시장에 진입하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브랜드 난립과 단기 유행 중심의 시장 구조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유행을 빠르게 좇는 만큼 유사 브랜드 확산과 위조·상표권 침해 증가가 K-뷰티 전반의 신뢰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정부 차원에서 상표권 보호, 브랜드 빌딩 역량 강화, 해외 인증·규제 대응 지원 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서기관은 "지식재산청 차원에서 국내 브랜드 보호를 위해 상표 무단 선점 대응과 온·오프라인 위조 상품 차단을 병행하고 있다"며 "해외 선등록 상표에 대해서는 취소·무효 절차를 지원하고, 온라인 위조 상품은 테이크다운과 행정·형사 조치로 연계하는 대응 체계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식재산청의 주요 정책과제로 수출 기업 대상 지식재산 교육과 컨설팅, 실시간 무단 선점 탐지 시스템 구축, K-브랜드 보호 포털 운영, 위조방지 기술 도입, AI 모니터링 지원 등을 소개했다. 이어 김 서기관은 "K-뷰티 이미지를 활용한 유사 브랜드 문제는 단속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산업·문화 정책을 함께 고려한 기준 정립과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범정부 차원에서 '획기적인 대응 방안'을 예고하는 발언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지연 과장은 "화장품 산업이 법·제도 개편을 계기로 제조 중심에서 브랜드 중심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며 "화장품법 전면 개정, 책임판매업자제 도입 등 제도 정비 이후 브랜드 기획, 생산, 유통, 플랫폼이 분업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화장품법 소관 부처인 식약처의 주요 과제로 해외 규제당국과의 협력 강화, 수출 관련 규제 정보 제공 확대, 전자라벨 제도 도입, 안전성 평가 제도의 단계적 시행, 중소기업 대상 규제 대응 지원, 위조 화장품 차단을 위한 범부처(식약처·지식재산청·관세청 등) 협의체 운영 등을 소개했다.
오늘 세미나를 주관한 코딧의 정지은 대표이사는 마무리 발언에서 “전자상거래 환경에서 K-뷰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지식재산권 보호와 규제 대응 역량도 함께 고도화돼야 한다”며 “오늘 논의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