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중국의 저출산 기조에도 어린이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부모 세대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육아 소비와 안전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도 어린이 화장품 규제를 대폭 강화하며 시장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발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 신생아 수는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5년 약 792만 명으로 최근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어린이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5년 136억 위안(약 2조 6,000억 원)에서 2025년 500억 위안(약 9조 5,000억 원)으로 약 3.7배 확대됐다.
어린이 화장품은 일반적으로 12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제품으로, 로션·크림·샴푸·바디워시·선크림 및 일부 메이크업 제품 등을 포함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2년 해당 시장의 규모는 287억 위안(약 5조 5,000억 원)까지 감소했지만, 2023년 309억 위안(약 5조 9,000억 원)으로 반등하며 성장세를 회복했다.
업계에서는 1990년대 이후 출생한 부모 세대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육아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점을 주요 성장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전체 가구의 약 65%가 연간 800위안(약 15만 2,000원) 이상을 어린이 화장품 구매에 지출하고 있으며, 200위안(약 3만 8,000원)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군은 28%의 성장률을 기록해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천연 성분과 유기농 제품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면서 식물 추출물과 바이오 발효 성분 기반 제품 판매도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는 로션·크림·바디로션·세안제 등 기초 제품군이 전체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어린이용 자외선 차단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중국 어린이용 자외선 차단제 온라인 총 거래액(GMV)은 18억 3,684만 위안(약 3,4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4% 증가했다. 과거 계절성 제품으로 인식되던 선크림이 연중 필수 제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과거에는 존슨앤존슨, 카오, 피죤 등 해외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중국 로컬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브랜드 하이파파(海龟爸爸)는 지난해 어린이용 자외선 차단제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액이 8억 2,139만 위안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룬번(润本), 보도르메(贝德美), 위노나 베이비(薇诺娜宝贝) 등 중국 브랜드들이 상위권을 점령했다. 한국 브랜드 궁중비책은 약 2,310만 위안(약 44억 원)의 거래액으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어린이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안전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어린이 화장품 감독관리 규정’을 통해 성분 안전성과 표시·광고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어린이 화장품 전용 식별 표시인 ‘샤오진둔(小金盾)’ 제도를 도입하고, 2023년 5월부터 모든 어린이 화장품 포장 전면에 해당 표시 부착을 의무화했다.
특수 화장품에 대한 관리 기준도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 어린이 화장품은 기능에 따라 일반 화장품과 특수 화장품으로 구분되는데, 로션·크림·샴푸·바디워시 등 일반 화장품은 비교적 간소한 등록 절차를 거쳐 출시할 수 있지만, 자외선 차단제 등 특수 화장품은 강화된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거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6월 기준 어린이 일반 화장품 등록 품목은 총 8만 1,168개에 달한 반면, 특수 화장품 허가 품목은 427개에 그쳤다.
향후 중국 정부는 어린이 화장품 안전 기준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2026년 1월 개정된 ‘화장품 안전기술규범’에 따르면 어린이 화장품의 미생물 허용 기준이 기존 500CFU/g(ml) 이하에서 100CFU/g(ml) 이하로 상향되고, 이는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되는 디옥산의 잔류 허용 기준은 기존 30mg/kg에서 10mg/kg으로 조정되고, 어린이용 자외선 차단 제품에 사용되는 UV 흡수제 ‘4-메틸벤질리덴 캠퍼(4-MBC)’는 2028년 1월 1일부터 화장품 사용 금지 원료로 지정된다.
KITA 베이징지부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업계가 중국의 안전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료 관리와 생산 공정, 품질관리 체계 전반의 재정비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수준에 맞춘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시장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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