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최근 화장품 산업에서 개발 기간 단축, 글로벌 규제 대응, AI 기반 데이터 활용 등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제품수명주기관리(PLM, 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PLM은 제품의 기획부터 연구개발(R&D), 생산, 품질관리, 출시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최근에는 기업 내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연구개발 효율성과 품질을 높일 뿐 아니라, AI 활용을 위한 핵심 데이터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쏘시스템 코리아는 2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동안 '처방부터 출시까지, PLM으로 시작하는 화장품 산업의 DX/AX'를 주제로 온라인 웨비나를 개최했다. 다쏘시스템은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연 매출은 약 10조 원 규모다. 3D 설계 솔루션 ‘카티아(CATIA)’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용 SW를 공급하고 있으며, PLM 분야에서는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웨비나에서는 글로벌 뷰티 기업의 디지털 혁신 사례와 함께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서 PLM 시스템의 역할과 화장품 산업에서의 활용 방안이 소개됐다. 발표를 맡은 최준호 다쏘시스템코리아 파트너는 국내외 화장품 기업들이 R&D 현장에서 겪고 있는 주요 과제를 짚으며 발표를 시작했다.
최 파트너는 "화장품 기업들이 다양한 실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음에도 데이터가 연구원 개인 PC나 개별 문서 등에 분산 저장되면서 조직 차원의 자산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정보 관리와 공유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핵심 인력의 이동이나 퇴직 시 연구 노하우가 함께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처방 변경 이력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생산 현장에 이전 버전의 처방이 전달돼 재작업이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해외 진출을 위해 국가별 규제를 사람이 일일이 검토하는 과정에서 휴먼 에러(human error)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쏘시스템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R&D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터가 R&D 과정의 맥락을 갖고 연결될 때, 연구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AI도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최 파트너는 다쏘시스템의 ‘3DEXPERIENCE 플랫폼’ 기반 PLM 솔루션을 소개했다. 시장조사기관 CIMdata에 따르면 다쏘시스템은 국내 PLM 시장에서 42%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로레알, 록시땅, 유니레버, P&G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R&D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웨비나에서는 화장품 개발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주요 기능이 시연됐다. 브랜드 및 파생 제품 관리 기능은 스킨케어, 세럼 등 제품 라인업을 트리 구조로 관리하고 용량이나 성분 변경에 따른 파생 제품과 리비전(Revision) 이력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표준 NPD(New Product Development) 프로세스 기능은 기획부터 생산까지 단계별로 프로젝트를 관리한다. 구체적으로는 갠트 차트(Gantt Chart)를 활용해 일정을 조정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별 리스크와 진행 상황을 시각화해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글로벌 규제 검토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연구원이 실험 처방 배합비를 입력하면 유럽(REACH 등)과 미국의 화장품 규제 데이터베이스(DB)와 연동해 총량 규제 위반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부적합 성분이 확인될 경우, 대체 원료를 적용해 즉시 검증하는 방식으로 제품 출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품 정보 관리 기능은 원료와 전성분 마스터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실험실 단계부터 양산 단계까지 처방 변경 이력을 관리한다. 특히 화장품 내용물뿐 아니라 용기, 펌프, 스포이드, 외박스 등 부자재 정보를 포함한 통합 BOM(Bill of Materials)을 제공하며, ERP 등 기존 시스템과 연계해 제품별 원가 정보까지 함께 관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날 발표에서는 축적된 R&D 데이터를 활용한 머신러닝 기능도 함께 소개됐다. 아무리 생성형 AI라 할지라도 양질의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으면 부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다쏘시스템은 ERP, MES, 전자연구노트(ELN), 실험 장비 등 다양한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하나의 R&D 데이터 레이크(Data Lake)로 통합하고, 이를 기반으로 AI를 학습시키는 구조를 적용했다.
시연에서는 연구원이 AI에 피부 침투 시간, 점도, pH 범위, 독성 여부, 원가 등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딥러닝 기반 분석을 통해 다양한 처방 후보를 생성하는 과정이 소개됐다. 생성된 후보는 좌표 형태로 시각화되며, 연구원은 AI가 예측한 발림성, 독성 점수, 플레이타임 등 성능 데이터를 비교하면서 최종 처방을 선별할 수 있다. 실제 실험 전에 다양한 처방을 가상 환경에서 검토할 수 있어 시행착오를 줄이고 기간과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파트너는 앞선 사례들을 언급하며 "PLM이 반복적인 문서 작업, 데이터 검색, 변경 이력 관리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연구원이 R&D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며 "실시간 규제 검토 기능을 활용해 실수와 재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고 R&D 과정에서 축적된 처방과 노하우를 기업의 지식자산(IP)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웨비나를 마치며 다쏘시스템 코리아는 "화장품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AI 전환은 결국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며 "R&D부터 생산, 규제 대응에 이르는 전 과정을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화장품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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