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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화장품협회, '점프업 K-코스메틱 CEO 간담회'... 인플루언서 마케팅 '유통 전환'부터 광고 규제 대응까지

레페리 "8만개 브랜드 중 8,000개·120억 달러 수출... '수입당하는' 구조 넘어 현지 성장 메커니즘 선점해야"
박수남 광고자문위 수석부위원장, 의약품·기능성 오인 등 화장품 광고 위반 사례 소개… 협회 광고자문위원회 운영 안내

 

[코스인코리아닷컴 길태윤 기자] 뷰티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의 목표가 조회수·노출에서 검색량 증가와 플랫폼 랭킹 상승,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는 '유통 설계'로 옮겨가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올리브영 같은 핵심 채널 안에서 어떻게 팔리게 만들 것인가가 캠페인의 출발점이 됐다는 진단이다.

 

대한화장품협회(회장 서경배)는 24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타워2 34층 레페리에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제조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점프업 K-코스메틱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화장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 지원'과 '상호 협력 도모'를 목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커머스 전략과 화장품 광고 규제 대응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간담회는 연재호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인플루언서 마케팅 & 커머스 전략(레페리 이지은 이사)과 화장품 광고 위반 사례·광고자문 소개(대한화장품협회 광고자문위원회 박수남 수석부위원장) 두 발표, 참가사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화장품 브랜드·제조사 대표와 임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첫 발표에 나선 뷰티 크리에이터 기업 레페리의 이지은 브랜드파트너십 부문 이사는 레페리에서 8년간 브랜드 성장 전략을 담당해 왔다고 소개하며 국내 화장품 시장이 '초경쟁'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발표 화면에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 기업 3만6,322개, 전체 브랜드 약 8만~9만개, 제품 약 45만개(추정)라는 규모를 제시하며 "너무 많은 브랜드가 쏟아지기 때문에 단기간에 화제성을 만들고 빠르게 매출로 전환시켜야 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8만개 브랜드 가운데 미디어에 언급·노출되는 브랜드는 약 4,700개, 올리브영에 입점한 브랜드는 약 2,000개 수준이라는 게 레페리의 분석이다.

 

이 이사는 소비 여정이 압축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리뷰를 보고 '나중에 사야지'가 아니라 리뷰를 보고 빠르게 플랫폼으로 넘어가 할인을 확인하고 즉시 구매하는 행동 유도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크리에이터 마케팅을 ▲ 크리에이터 노출(유튜브·메타·틱톡) ▲ 올리브영 검색량 증가 ▲ 올리브영 랭킹 상승 ▲ 구매 전환의 4단계 메커니즘으로 정리했다.

 

인디 브랜드일수록 대표 제품을 먼저 확립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그는 “인디 브랜드는 어떤 제품을 스타 제품으로 육성할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제품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단은 브랜드의 성장 단계별 전략으로 이어졌다. 레페리는 유통 단계를 온라인 입점 초기(연 매출 10억~50억원)부터 올리브영 '100억 클럽',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1,000억 클럽'까지 4단계로 나눠 단계별 성장 솔루션을 컨설팅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바이럴부터 제품 공동개발, 커머스, 팝업, 글로벌 마케팅까지 개별 실행이 아니라 하나의 종합 캠페인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게 이 이사의 제언이다.

 

발표의 무게중심은 국내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옮겨갔다. 이 이사는 "해외 소비자들은 K-뷰티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라기보다 하나의 문화 섹터로 보고 있다"며, 얼타·부츠 등 해외 유통이 개별 브랜드보다 'K-뷰티' 묶음으로 제품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진출 브랜드의 상당수가 현지 대응을 대행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사실 우리는 수출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수입을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레페리는 국내 8만개 브랜드 중 약 8,000개(10%)가 총 120억 달러 규모로 수출되는 시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 이사는 앞으로 해외 대형 리테일러가 '한국에서 진짜 유명·유망한 제품'을 선점해 독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갖다만 주면 유통되는 시대는 더 이상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순 유통 입점을 넘어 현지 리테일러의 성장 메커니즘을 선점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과 미국을 핵심 거점으로 제시하면서 "한국의 기법을 그대로 '컨트롤 C, 컨트롤 V'한다고 일본에서도 잘된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고 조언했다. 질의응답에서 미국 외 유망 시장을 묻는 질문에는 "유럽과 인도 두 시장을 꼽을 수 있다"며 K-팝·드라마 등 콘텐츠 수요를 배경으로 제시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자국 브랜드(C-뷰티)의 실행력이 빨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 이사는 뷰티 크리에이터를 단순 리뷰어가 아니라 한국 소비자를 대표해 실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선별·추천하는 '검색·전환 트래픽 드라이버'로 재정의했다. 레페리 데이터랩 기준 2024년 국내 뷰티 크리에이터 1,258명이 만든 콘텐츠는 2만4,619개, 제품 추천은 22만3,033회에 달하며 이 가운데 유상 광고는 10%, 무상 오가닉 리뷰가 90%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어 두 번째 발표에 나선 박수남 대한화장품협회 광고자문위원회 수석부위원장(서울여대 석좌교수)은 화장품 광고 위반 사례를 소개했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화장품법상 핵심 위반을 ▲ 의약품 오인 ▲ 기능성 화장품 오인 ▲ 소비자 오인·기만으로 구분하며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질환의 예방이나 치료 의미가 들어가는 광고는 의약품으로 오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통증 완화·염증·탈모 치료 등 의약품 오인 표현, 미백·주름개선 등 기능성 범위를 벗어난 표현, 병원·피부과 전용 표방 등을 대표적 위반 사례로 제시했다. 특히 나이 감소를 숫자로 표현하는 광고에 대해 "몇 살 젊어졌다는 표현은 한 살이든 두 살이든 열 살이든 모두 안 된다.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렵고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협회가 운영하는 광고자문위원회도 소개했다. 광고자문위원회는 소비자단체와 학계, 법률·시험기관, 산업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기업이 자율적으로 신청한 광고를 사전에 검토하는 기구로, 신문·잡지·전단은 물론 인터넷 상세페이지와 제품 포장 문구까지 자문 대상에 포함된다. 그는 "법적 심의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신청한 광고를 자문하는 것"이라며, 자문을 거친 광고는 위반으로 판단되더라도 1차로 행정처분 대신 시정 기회를 받지만 자문을 거치지 않은 광고는 위반 시 곧바로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규제를 둘러싼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질의응답에서 "매년 광고 규제가 강화돼 판매자 입장에서는 쓸 말이 없다"며, "금지만 하지 말고 법에 위배되지 않는 대안 표현을 협회가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회는 이와 관련해 금지 사례를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에 어긋나지 않는 광고 문안 예시를 마련해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AI로 자동 생성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화장품협회는 지난해 12월에도 '2025년 점프업 K-코스메틱 CEO 간담회'를 열고 트렌드 대응력과 AI 기반 마케팅 전략을 공유한 바 있다. 이번 간담회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유통 전환과 K-뷰티 수출 구조, 정교해지는 광고 규제 대응이라는 과제를 함께 짚은 자리로 현장의 논의가 참가사 간 실질적인 협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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