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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중국 뷰티 공룡 프로야의 미국 진출…C-뷰티 글로벌 확장 두고 엇갈린 전망

블룸버그 “브랜드 인지도 낮아, 현지 소비자 관심 끌기엔 준비 부족”
WSJ “C-뷰티 글로벌 진출 본격화…미국 시장의 새로운 흐름 될 수도”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중국 최대 화장품 기업 중 하나인 프로야(Proya Cosmetics)의 미국 진출을 두고 외신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대형 뷰티 유통업체 울타 뷰티(Ulta Beauty) 입점을 앞두고 브랜드 인지도와 차별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K-뷰티에 이어 C-뷰티의 글로벌 확장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중국 뷰티 대기업 프로야의 미국 공략은 순서가 잘못됐다(China’s beauty giant Proya has its US strategy backwards)'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프로야의 미국 진출 전략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내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둔화한 프로야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방향성 자체는 옳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 인지도를 충분히 쌓기 전에 울타와 같은 대형 오프라인 유통망에 먼저 입점한 것은 순서가 뒤바뀐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프로야는 오는 11월부터 울타의 400여 개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대표 스킨케어 라인인 '어드밴스드(Advanced)'와 '오리지널 리페어(Original Repair)'를 판매할 예정이다. 각각 안티에이징과 민감성 피부를 겨냥한 제품군이다.

 

문제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프로야라는 브랜드는 사실상 무명에 가깝다는 점에서 접근성에 취약함을 드러낸다. 블룸버그는 프로야의 대표 제품에 대한 영어권 온라인 리뷰를 찾기 어려웠다는 점을 언급하며, 스킨케어는 리뷰와 입소문, 소비자 신뢰에 의존하는 분야인 만큼 단순한 매장 입점만으로 소비자 관심을 만들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출시를 불과 2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프로야가 미국 뷰티 에디터와 인플루언서들에게 제품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비자 사이에서 화제성을 만들어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제품의 차별성 부족도 큰 걸림돌이다. 블룸버그는 "10년 전 K-뷰티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던 시점과 현재의 시장 환경이 다르다"며 "당시 한국 화장품은 시트 마스크, 달팽이 점액 성분, 다단계 스킨케어 루틴 등 미국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제품과 사용법을 선보이며 '새로운 경험' 자체를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당시 뷰티 칼럼니스트 주드 차오(Jude Chao)는 K-뷰티의 세계적 성공 비결로 ‘지루할 틈 없는 끊임없는 혁신과 새로움’을 꼽은 바 있다. 그는 달팽이 점액 성분 등 이색 소재와 10단계에 이르는 스킨케어 루틴을 서구권에 소개하며 K-뷰티 확산에 기여한 인물이다. 

 

반면 프로야가 올해 미국 시장에 선보인 펩타이드 세럼과 진정 크림 등은 이미 소비자에게 매우 익숙한 품목이다. 유사한 경쟁 제품이 이미 넘쳐나는 시장에서 단순한 효능만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야의 미국 진출은 중국 내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2003년 설립된 프로야는 글로벌 브랜드의 침투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 중소 도시를 먼저 공략한 뒤 부유한 대도시로 세력을 확장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마오쩌둥의 군사 전략인 '농촌포위성시(农村包围城市,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한다)'를 비즈니스에 접목한 이 전략은 폭발적인 성장의 발판이 됐다.

 

이후 2017년 상하이 증시에 상장한 프로야는 매년 견조한 매출 성장을 이어왔으나, 최근 들어 그 기세가 꺾였다. 그룹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약 7% 감소한 것이다. 중국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신규 브랜드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지만, 주력 브랜드의 성장 둔화를 상쇄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프로야는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로 영토를 넓히는 한편, 글로벌 최대 뷰티 시장인 미국 문을 두드리고 있다. 블룸버그 역시 당장의 도전 과제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가 장기적인 도약을 이뤄낼 최적의 기회 요소는 결국 미국 시장에 있다고 짚었다.

 

프로야의 미국 진출을 바라보는 시각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세계를 정복한 K-뷰티, 프로야가 C-뷰티를 다음 주자로(K-Beauty Has Conquered the World. China’s Proya Wants C-Beauty to Be Nex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프로야의 미국 진출을 중국 화장품 산업이 글로벌 무대로 영역을 확장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조명했다.

 

WSJ는 오는 11월 프로야의 미국 시장 진출을 소개하면서 중국 브랜드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와 바이럴 마케팅을 넘어 미국 오프라인 유통망에 본격 진입하는 사례로 설명했다. 특히 미국 전역에 1,5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대형 뷰티 유통 체인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 주요 오프라인 채널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프로야의 행보가 C-뷰티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화장품이 'K-뷰티'라는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며 전 세계 소비자를 사로잡았듯, 중국 화장품 역시 'C-뷰티'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프로야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WSJ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성장이 일부 기업에 집중되면서 프로야 역시 중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바바의 티몰(Tmall)에서 주력 브랜드의 판매가 압박을 받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시장 공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프로야의 영토 확장은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초 말레이시아의 대표 헬스·뷰티 체인인 가디언(Guardian)에 입점하며 동남아시아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충한 데 이어, 해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색조 브랜드 '플라워 노즈(Flower Knows)'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외연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다만 WSJ 역시 C-뷰티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무조건 낙관하지는 않았다. 블룸버그가 프로야의 미국 시장 진출 전략과 브랜드 경쟁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WSJ는 C-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넘어야 할 구조적인 과제에 주목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가 K-뷰티의 글로벌 성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 화장품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비자 신뢰와 제품 혁신, 디지털 마케팅 역량뿐 아니라 K-팝·드라마 등 강력한 문화적 후광(K-Culture)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화장품 기업은 한국과 같은 문화 자산이 부족한 데다 여전히 낮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과제로 안고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긴장과 각국의 규제·컴플라이언스 문제 역시 해외 시장 진출 과정에서 넘어야 할 장벽으로 꼽힌다.

 

제프리스는 "C-뷰티가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현지 오프라인 유통망 확보와 규제 준수, 현지 소비자에 맞춘 제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 화장품 기업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면서 K-뷰티 업계 역시 새로운 경쟁 환경에 직면하게 됐다. 가격 경쟁력과 생산 역량을 앞세운 중국의 추격에 대응해 K-뷰티가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성비를 넘어 차별화된 기술력과 제품 혁신,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브랜드 가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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