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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무분별한 화장품 시장 진입에 경종

디셈버24 수개월만에 사업 철수 타업종 진출에 '타산지석'

“화장품 시장이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

지난달 화장품 시장에서 전격 철수를 결정한 디셈버24를 계기로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대기업들의 화장품 시장 진출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외부 수혈을 통해 시장에 활력과 변화를 불어넣는 것은 좋지만 돈만을 앞세워 물만 흐리다 나가는 디셈버24 같은 경우가 다시 나오지 말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디셈버24 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철수 이유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없다. “유통업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오겠다”고 선언한 지 4개월 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업계는 궁생하다는 반응 일색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잘 못하는 화장품 시장에 들어오라고 했나? 이럴 거면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말았어야 한다. 구차한 변명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제조업체 관계자는 “카페베네, 블랙스미스 등 외식 프랜차이즈의 큰 성공에 자신감만 앞세워 치밀한 준비 없이 섣불리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본 것”이라고 평했다. 이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이 보기보다 어려운 시장”이라며 “돈만 앞세운다고 성공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강남 매장, 최고 인기 모델, 드라마 PPL 등 타업종에서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순식간에 잠식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란 것을 간과했다는 의미다.


▲ 디셈버24 오픈 당시 홈페이지


일찍 접어서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다. 매장이 더 늘어난 후에 철수했을 경우 납품 잔량과 재고 문제 등이 생길 여지가 있고 또 디셈버24 측이 PB상품까지 진행했을 경우 제조사에 뜻하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셈버24 측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간과한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최근 속속 화장품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거대자본과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들조차 매우 제한적이고 보수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농심 판도라, 삼양제넥스 어바웃미, 이마트 분스 등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는 매우 조심스러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대기업들에게도 화장품 시장이 만만치 않다는 방증이다.

자본과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들도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데 카페베네 정도의 역량으로 ‘겁 없이’ 진입했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익명의 유통업체 관계자는 "무분별한 대기업의 화장품 시장 진출에 경종을 울려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화장품 산업은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꿋꿋히 호황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일만한 시장임에는 분명하다. 올해에는 유통 공룡 롯데가 H&B숍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차세대 화장품 유통의 기린아로 평가받는 H&B숍 시장이 브랜드숍의 진화된 유통 형태로 발전할지 그들만의 리그로 끝날지, 2013년이 그 기준을 제시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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