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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미샤 실적 부진에 OEM ODM 업계 '속 탄다'

1분기 이어 2분기도 실적 부진…매출 떨어질까 '조마조마'

그동안 고성장을 지속해 오던 미샤(에이블씨엔씨)의 성장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충격적으로 하락한 데다 2/4분기 실적도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숍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미샤의 이같은 부진한 실적은 가뜩이나 불경기로 어려운 화장품업계의 큰 두통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국내 화장품 산업의 한축을 이끌고 있는 OEM ODM 업계에까지 그 영향을 미칠 기세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4251억원(IFRS 별도 기준)을 기록한 미샤는 지난 10년간 국내 브랜드숍 시장 1, 2위를 유지하며 백화점으로 대표되던 시판유통에 브랜드숍 시대를 여는 데 혁혁한 공헌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1/4분기 미샤 매출액은 84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819억원 대비 2.9% 상승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매출은 조금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의 103억원에 비해 무려 84.5%나 떨어졌다. 당기순이익도 21억원으로 87억원을 기록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5.9% 하락했다. 

2/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에 따르면 미샤의 2/4분기 매출액은 976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0%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6% 하락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도 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대비 -4.8%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샤(에이블씨엔씨) 분기별 실적 현황   (단위 : 억원)


▲ 자료원 : 금융감독원. 2/4분기 실적은 금융투자업계 컨센서스. IFRS 별도 기준.


1/4분기 만큼은 아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계속 하락 추세라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윤이 남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무리한 경영을 하게 되는 것이 상례이고, 또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공성장을 달성해 온 만큼 미샤의 부진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브랜드숍의 성장과 궤를 같이해온 OEM ODM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각별하다.

미샤의 부진이 유독 OEM ODM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샤가 ‘공장’이 없는 유일한 상위 브랜드숍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브랜드숍의 순위를 살펴보면 미샤(4251억원), 더페이스샵(3953억원), 에뛰드하우스(2805억원), 이니스프리(2284억원), 스킨푸드(1834억원) 등의 순이다. 3조원이 채 되지 않는 전체 브랜드숍 시장에서 상위 5개 기업(1조5127억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이 가운데 이른바 자사(계열사) 공장이 없는 것은 미샤 뿐이라는 점이다. 더페이스샵은 LG생활건강, 에뛰드하우스·이니스프리는 아모레퍼시픽, 스킨푸드는 아이피어리스라는 제품 공급처가 있다.

미샤만이 유일하게 순수 OEM ODM 업체로부터 납품을 받아 매대를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OEM ODM 업체에게는 미샤가 명실공히 부동의 1위 브랜드숍이라는 의미다.

실제 국내 OEM ODM 업체 가운데 미샤 납품이 기업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업체들이 꽤 있다. 

최상위 몇 개사를 제외하고 국내 OEM ODM 업체의 규모가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미샤의 부진은 납품 비중이 큰 OEM ODM 업체로선 생존을 걱정해야 할 큰 악재임에 틀림없다. 

현재 미샤의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1, 2분기 처럼 영업이익이 계속 줄어들어 이익적인 측면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문제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샤가 원가 절감을 위해 OEM ODM 납품 단가 인하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그렇지 않더라도 매년 급성장 신화를 써온 미샤의 매출 규모를 고려하면 단순한 미샤의 실적 정체만으로도 기업의 밥벌이를 걱정해야하는 OEM ODM 업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샤 매출 비중이 큰 OEM ODM 업체 관계자는 “미샤의 실적부진 발표를 보면서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납품 비중의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다”며 “미샤의 능력을 믿지만 조금 불안하긴 하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선두에서 시판 시장을 이끌며 성장시켜온 미샤가 세계적 경기불황과 함께 닥쳐온 이번 난관을 뚫고 진정한 시판유통의 기린아로 우뚝설지, 아니면 한 템포 숨고르기에 들어갈지 이를 지켜보는 OEM ODM 업체들의 마음은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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