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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긴급진단] 한국 화장품, 중국 진출 총체적 문제와 대응방안은? (3)

중국 생산, 판매법인 설립 등 현지화 전략, 중국 소비자 직접 공략 나서야


[코스인코리아닷컴 이재수 기자] 한국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서 큰 시련을 맞고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 사드 배치 문제로 촉발된 한-중 대립은 '사드보복'이라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이같은 보복이 화장품 시장으로 불똥이 튀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가 최악의 상황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본지는 이같은 시점에 국내 화장품 업계의 대 중국 수출 전략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응전략을 제시한다. 본지는 총 4회에 거쳐 한국 화장품의 중국 수출의 총체적인 문제점과 한국 기업들의 중국 수출 전략 전환, 중국 시장 현지화 전략, 포스트 차이나 집중 공략 전략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고급화된 차별성 가진 브랜드력의 추구와 현지화

중국 로컬 화장품 기업인 상해가화(上海家化)의 브랜드 매니저는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신제품 출시 주기가 글로벌 브랜드 보다 짧고 친숙하다는 이유 때문에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한다”면서, “그러나 아직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브랜드의 스토리와 차별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한국 브랜드의 인기 용인을 분석하고 한국 브랜드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한다. 예로 고급스러운 이미지 구축과 신뢰도 제고를 위해 로컬 브랜드들은 한국 연예인을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거나 잘 알려진 한국 화장품과 유사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모방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따라서 ‘한류’라는 스토리에만 의존해서는 보호무역을 앞세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입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로컬 브랜드를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시 말해 가격경쟁에서 가성비를 높이고 고급화된 차별성을 가진 브랜드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산과 유통, 마케팅에 있어서 현지화를 추구해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오프라인 현지화  : 중국 현지화에 성공한 한국 화장품 기업들

상해가화(上海家化)의 브랜드 매니저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중국 시장 환경을 고려한 홍보 마케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위해 현지인 마케팅 인력을 구성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면서, “해외 기업이 광활한 중국 시장을 세세하게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현지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선전 H사의 중국 바이어는 “중국은 현재 가성비 전쟁중”이라면서, “중국 로컬 브랜드와 해외 글로벌 브랜드 간의 기술력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부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국 현지에서 제조, 개발생산(OEM ODM) 등으로 가격인하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중국 현지화에 성공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을 살펴보자.



▲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상하이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

먼저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시장 진출은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됐다. 중국 시장의 개방이 가속화되기 이전인 1993년 이미 선양 현지법인을 설립해 선양(瀋陽, 심양), 장춘(長春, 장춘), 하얼빈(哈爾濱, 합이빈) 등 동북 3성을 중심으로 백화점과 전문점 경로에 ‘아모레’ 브랜드를 공급해 왔다.

이같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이니스프리, 라네즈, 마몽드 등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유통채널 다각화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맥스는 2004년 국내 화장품 ODM 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했다. 지난 13년간 연평균 40% 이상 고성장을 구가했으며 현재 상하이와 광저우 등 이원화 전략으로 85% 이상이 중국 내 로컬 고객사로부터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 1월 18일 중국 상하이시 펑셴(奉賢)구에서 '색조 화장품 전용공장'까지 완공해 중국 현지생산법인의 화장품 생산능력을 배가시켰다.

코스맥스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코스맥스를 한국의 화장품 기업이 아닌 중국의 화장품 기업으로 평가할 정도”이며, 그래서 “코스맥스는 중국에서는 ‘코스맥스 코리아’ 보다는 ‘코스맥스차이나’다. 공식행사에서도 ‘코스맥스차이나’로 표기하고 있다”고 밝혀 코스맥스가 중국 현지화에 성공한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화장품 제조개발생산(ODM) 전문기업인 한국콜마는 2009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국 베이징에 1·2공장을, 화장품 업체 밀집지역인 광저우(廣州)와 강소성 무석신구에도 화장품 공장을 설립해 중국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도 ‘No.1 ODM 컴퍼니’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한국콜마는 2009년부터 이미 현지화를 통해 북경콜마를 설립했다”며, “그동안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해온 것이 지금 빛을 발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으면서 국내 화장품 ODM No.1이라는 지위를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도 이어나갈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불화장품에서 런칭한 로드샵 브랜드 잇츠스킨은 중국의 대표 패션 기업인 썬마그룹과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신설법인 썬마-잇츠스킨유한공사(가칭)는 2017년 3월 중국 공장이 완공되면 한국 브랜드의 우수한 기술력으로 현지에서 화장품을 생산해 중국 전역에 분포되어 있는 썬마그룹의 유통망을 통해 중국 시장에 판매될 전망이다.



▲ 코스맥스 중국 상하이 색조 화장품 전용 공장 준공식.

코스메이트 코스메틱 경우는 중국의 미진바이오코스메틱과 협력해 중국에서 화장품을 생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조하고 중국에서 충포장하는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코스메이트 코스메틱과 미진바이오코스메틱은 한국에서 제조한 화장품을 중국에서 충포장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위생허가를 받아야 하는 부담감, 대리상 발굴 등 복잡한 절차를 걸치지 않아도 중국 화장품 시장에 보다 부담 없이 진출할 수 있다.

피어리스 기술연구소 연구원과 스킨푸드 기술연구소 연구원을 지낸 심승보 연구소장은 “중국지사 등을 설립해 차별화된 한국 브랜드를 중국에서 생산한다면 ‘Made in China’가 되기 때문에 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히트 상품을 제외하고는 현지생산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브랜드와 유통을 기반으로 한 중국 현지화가 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현재 중국 화장품 회사들이 한국 OEM을 통해 중국 브랜드 상품들을 생산해서 중국으로 가져가는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데 소유주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규제들이 완화돼 있다”며,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점은 ‘차별화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중 기업의 협력은 양측에 모두 이익이다. 한국 화장품 기업의 입장에서는 현지의 든든한 바이어를 확보하고 중국 유통업체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빠른 시일 내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온라인 현지화 : O2O와 플랫폼과 B2C 전자상거래 시장

지난해 11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7 화장품 시장 현황과 전망 컨퍼런스’에서 아모레퍼시픽 임두현 기술연구원 글로벌협력팀장은 “중국 시장 역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형태가 변하면서 백화점 채널이 성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PC보다는 주요 온라인 B2C몰의 모바일 비중이 계속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임두현 팀장은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모바일 사이트는 간단명료하며 아이콘의 활용을 통한 가독성 향성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디자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중국 북경에 본사가 있는 온라인 밴더기업 H1몰 남기범 사장은 "최근 중국 온라인 유통시장의 발전과정에서 특이하게 생겨난 것이 웨이상의 출현"이라면서,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의 상인들을 일컬어 웨이상이라고 하는데 이들이 웨이신의 모멘트(Moment)에서 제품을 올리면 주소록에 있는 친구들이 제품을 서로 서로 구매하는 형태가 새로운 구매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기범 사장은 "유행에 민감한 화장품, 전자제품, 패션분야 등은 티몰 글로벌(TMALLGLOBAL)이나 직구 플래폼을 통해 한국 본사의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중국대륙의 소비자들에게 즉시 소개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며, "티몰 글로벌이나 직구 플래폼을 통해 브랜드는 중국 내 정상유통을 하기 위한 제품을 프리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KOTRA 본사에서 지난 1월 11일 실시된 ‘2017 中·美 시장 진출확대 설명회’에서 KOTRA 중국지역본부 정광영 본부장은 ‘중국 시장 진출 전략’의 모델로 “新소비트렌드인 O2O 플랫폼 시장과 B2C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광영 본부장은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2015년 4조 2,000억 달러에서 2020년 6조 5,000억 달러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렇게 성장세에 있으나 반품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눈으로 직접 보고 손으로 만져보는 체험을 통해서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 즉 온라인 시장을 오프라인 시장으로 옮겨오거나 온라인 시장을 오프라인 시장으로 옮겨온다는 O2O(On-line to Off-line) 틈새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체험 → 온라인 구매 → 자동결재 → 보세창고 B2C(Business to Consumer : 기업과 소비자간 전자거래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상품의 주문 판매 의미) 배송’ 시스템을 가지는 O2O 시장은 온라인 해외직구의 진화된 버전”이라면서 “구매 시 면세혜택까지 주어진다”고 덧붙였다.

위해한교무역유한공사 변재서 관세사는 “B2C 전자상거래 규모가 6조 위안 시대”라며, “국제무역 전자상거래 B2C의 경우 중국에서 위탁 판매할 경우 위생허가가 필요 없고 행우세(parcel tax : 온라인을 통해 수입되는 제품에 부과했던 특별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마스크 시트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브랜드인 리더스코스메틱은 중국 내 대표적인 전자상거래업체인 위자휘(御家汇), 중국에서 유일하게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의 대표적인 홈쇼핑 그룹 콰이러꼬우(快乐购)와 중국 내 공식 유통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중국 왓슨스를 비롯해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월마트 등 전국적으로 약 4,500여개의 오프라인 유통판매망도 갖추고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중국 내 현지화를 통한 화장품 판매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리더스코스메틱 관계자에 의하면 “이러한 업무협약으로 중국 내에서 안정적인 온-오프 라인 유통채널을 확보와 더불어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 채널의 시너지 효과를 확대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중국을 넘어 미국, 태국, 싱가폴, 말레이시아, 유럽 국가 등으로 시장을 넓혀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브랜드인 코스온도 위자휘(御家汇)와 중국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계약했다.

新소비 트랜드 활용한 새로운 마케팅 방안인 ‘왕홍’(网红)

최근 중국 마케팅 업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단연 왕홍(网红)이다. 온라인상의 유명인사를 뜻하는 ‘왕루어홍런’(网络红人)의 줄임말로 한국의 파워 블로거와 유사한 개념이다. 개인 시간이 부족해 효율성과 편리성을 원하는 현대인들의 니즈가 왕홍 마케팅 열풍을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다.

왕홍 마케팅은 바링허우(八零後), 주링허우(九零後)로 불리는 20~30대 젊은 소비자층에서 특히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트브, 블로그 등지에서 활동하는 왕홍들은 초기에는 코디를 제안하거나 의류를 추천하는 등 패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다가 자연스럽게 화장품 분야로 확산되면서 트렌디한 화장법과 제품 소개로 거대 팔로워를 형성하게 됐다.

현재 왕홍 마케팅은 SNS 동영상, SNS 라이브, 타오바오와 SNS 동영상, 위챗(Wechat) 공식계정과 공유, 웨이보(weibo) 블로그, 타오바오 블로그 등을 운영하면서 판매쇼핑몰로 링크가 연결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상해러커문화전파유한공사 이현주 대표는 “타오바오의 일반 판매점 매출은 줄고 있지만 왕홍이 운영하는 판매점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왕홍이 운영하는 온라인 점포 수십 곳은 거래액이 2,000만~5,000만 위안 한국 돈으로 40억원에서 100억원을 기록했다. 알리바바 마윈도 타오바오와 티몰 매출 향상을 위해 왕홍을 육성하고 라이브 판매 방송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중국 왕홍들의 경제적 파급력은 엄청나다. 중국의 시장조사업체 CBN Data가 발표한 '2016년 중국 전자상거래 왕홍 빅데이터 보고'에 따르면 2016년 왕홍 산업의 연간 규모는 약 580억 위안(약 9조 8,814억 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Estée Lauder)의 회장인 윌리엄 로더(William Lauder)는 “왕홍 마케팅이 TV 광고보다도 영향력이 더 크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에 한국 브랜드들도 왕홍 마케팅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 에뛰드하우스는 최근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유튜버 포니(PONY)를 기용해 왕호 마케팅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페이스샵과 수지가 함께하는 더 테라피 뷰티 콘서트’에 샤우헤이, 새우주지에지에 등 중국에서 영향력이 큰 왕홍 5명을 초청해 한국에서 열린 콘서트지만 중국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왕홍 산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기업 콰이메이좡의 이루하오 대표는 2016년 6월 16~17일 중국 상해에서 개최된 ‘2016 국제 미용 & 화장품 산업 컨퍼런스’에서 “왕홍의 유효성을 판단할 때는 왕홍의 전문성과 기존 컨텐츠의 특성을 모두 파악해 선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해 기업이 왕홍과 함께 콘테츠를 제작할 필요가 있다”며, “콘텐츠 기획과 제작 과정에 기업이 참여해야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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