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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상품의 차별화와 USP

김승중 영원케이앤에스 기획컨설팅 대표, 화장품 상품기획 차별화 전략 제시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승중 편집위원] 최근 화장품 사업의 기대감으로 인해 화장품 제조 판매업체의 수는 1만 개가 넘게 급격히 증가해 불안감이 이슈가 되지만 새롭게 떠오른 몇몇 기업의 이야기와 함께 곳곳에서의 M&A 소식이 이어져 여전히 화장품 사업의 매력도는 시들지 않고 있다. 신규 참여업체들의 성공확률이 낮다는 일반적인 시각에도 오히려 화장품 사업의 기대감을 더욱 크게 갖는 것 같다.

 

1. 서론 : 화장품 업계의 이슈

 

더욱이 정부 기관의 R&D지원과 창업지원 정책에 맞물려 판매경로와 마케팅 대책도 없이 특정 소재를 이용해 화장품으로 상품화하는 업체들도 많기에 우후죽순의 느낌마저 든다. 게다가 중국 수출 등에 기대감을 안고 다수의 업체가 화장품 시장에 새롭게 진입했지만, 판매 부진과 사드 등 이런저런 문제에 봉착해 규모를 줄이거나 몰락한 사례를 보면 화장품 시장을 너무 쉽게 근시안적으로 보고 진입하는 게 아닌가도 싶다.

 

이와 같은 제조판매업체의 팽창 속에 전문 인력의 수요도 맞지 않으므로 신규 참여업체들은 기존 유명 기업 출신의 인력들을 임원으로 스카우트하는 등 경력자를 빼가다시피 영입하며 기업체는 물론 헤드헌터까지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또 대학과 관련 기관에서 화장품 산업으로의 신규인력 육성과 투입이 보강되지만 힘없는 중소기업에서는 애써 가르친 인력이 빠져나가기에 신규 인력 양성기관 같다고 하소연도 한다.

 

아무튼 많은 화장품 제조판매업체들이 생기고 그들마다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 않은 듯하다. 강력해진 OEM 제조 업체들의 도움으로 화장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쉬워져서 누구든지 만들 수 있는 제조 환경은 됐지만 아무나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언가 부족함이 틀림없다. 즉 만들기는 했어도 정작 팔 곳이 없는 유통 환경과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아무거나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은 소비자 환경, 즉 시장 환경에 맞지 않는 것이다.

 

대다수 제조판매업체들은 사업 정책상 시장 규모가 큰 상품을 타깃으로 그와 유사한 제품을 만들기 마련이다. 이를 가지고 자체 판매망을 구축해 팔기도 하지만 판매력이 큰 유통업체에 영업을 나서게 된다. 대중적인 점포(매장) 유통의 경우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한 대기업과 브랜드숍 속에서 H&B숍과 멀티숍이 새로운 유통으로 커지고 있기에 희망적이기는 하지만 입점에 제약이 따르고 무점포(온라인) 유통의 경우라도 노출의 한계가 따른다.

 

유통업체로써는 공간이나 운영 구조상 그 많은 브랜드의 제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어서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가 분명한 것으로 입점을 결정하며 입점을 하더라도 판매가 부진하면 퇴출시키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한편, 국내가 아닌 판로개척을 위해 해외에까지 나서보지만 우리나라 화장 문화에 맞춰진 제품특성이 과연 해외 시장에 맞느냐의 문제와 가격 부담으로 외면당하기 일쑤다. 마치 한국인 입맛에 맞추어진 음식을 외국에 나가서 파는 격으로 그들의 선호 음식과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만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혹 제품이 마음에 들더라도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나라에서는 한국산 제품은 좋은데 비싸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국가 브랜드 위상에 밀리고 후진국 시장에서는 가격에 밀리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의 경우가 한국산 품질에 중국산 가격(Made in Korea, China Price)에 맞춰주길 희망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제조판매업체들은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외 유통경로와 가격구조 등을 비롯한 마케팅 정책을 면밀히 검토하고 특히 제품의 차별화에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차별화 전략을 위한 여러 가지 마케팅 이론과 도구가 제시돼 있지만 화장품 상품기획 개발이라는 실무적인 현장에서 터득한 몇 가지 지식과 견해를 제시하기로 한다.

 

2. 화장품의 맛, 컨셉

 

모 기업에 자문활동을 하면서 ‘컨셉’이 과연 무슨 뜻이냐는 반문을 제시받은 적이 있다. 컨셉(concept)은 어원(conceive)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두 함께 받아들이는 것’으로 제시한 측과 받아들이는 측의 공감이 있어야 한다.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화장품의 컨셉은 상품기획과 연구개발자를 비롯한 내부의 관련 부서 구성원은 물론 유통판매업체, 최종소비자까지 모두 쉽게 받아들이고 공감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무현장에서는 컨셉을 잡는다고 많은 궁리를 하지만 소비자에게 어려운 기술적인 내용이거나 장황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타사와 유사한 내용이라 차별적인 요인이 부족하기만 하다. 컨셉이 소비자가 쉽게 받아들일 만한 내용인지 간결한 표현 인지 차별적인지를 검토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전달하려는 경우가 많아 공감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신제품개발(NPD, New Product Development)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조사 분석 단계에서 시장 상황이나 시장규모 등을 파악하는 시장조사를 통해 개발 품목이 선정되고 뒤이은 상품기획 단계에서 그 품목을 어떻게 만들까 하는 아이디어의 도출과 선택을 통해 컨셉을 설정하게 된다. 흔히들 시장(경쟁 제품)조사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다는데 고객의 조사나 확인이 뒷받침돼야만 이른바 공감하는 컨셉을 설정할 수 있다.

 

컨셉은 마케팅(브랜드) 컨셉, 제품(내용물) 컨셉, 용기포장 컨셉을 순차적으로 설정하게 되며 상품기획 단계에서 이러한 것들이 명확해야 후반부의 상품화개발 단계가 순조로워진다. 컨셉의 설정이 불명 확할수록 신제품 개발 일정은 늦어지게 되며 혼란으로 비용마저 증가하게 된다.

 

상품기획에서 자주 거론되는 용어인 인사이트 (Insight), 아이디어, 컨셉의 관계를 살펴 보자. 예를 들면 필자가 중국의 전시회에 참석해 상품을 진열하고 있었는데 한 중국인이 와서 이 제품이 한국 상품이 맞느냐고 물었다. 순간 어이가 없음을 느꼈지만 전시된 상품의 전면에 모두 영어로 쓰인 것을 보고서는 그렇게 물어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앞으로 전면에 한글로도 표기해야 한국산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중국인 고객의 지적이 바로 인사이트고, 용기포장 전면에 한글 병행 표기의 아이디어를 도출한 것이며, 이를 채택해 용기포장의 컨셉으로 설정하게 되는 것이다.

 

좋은 컨셉은 기본적으로 고객과 연관돼 있어야 하며 그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다음으로 경쟁 관계에 있어서 무언가 남다르고 독특해야만 하며 이것이 스토리가 돼 고객에게 전파되면 더욱 바람직하다. 식품은 맛으로 결정되듯이 화장품은 컨셉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고객에게 맛있는 컨셉인지 맛없는 컨셉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3. 컨셉의 차별화, USP

 

경쟁 관계가 심한 화장품 시장에서는 제품의 차별화가 자주 거론된다. 그러나 실무현장에서는 차별 화된 소구점(Selling Point)을 어떻게 정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상품기획 절차와 과정에 대해서는 학습이 되지 않고 남들이 했던 완성된 모습을 보고 배우거나 약식으로 익힌 것이 많기에 마치 풀이 과정을 모르고 답만 내려는 경우와 같은 느낌이다.

 

차별화된 소구점을 대표하는 용어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Unique Selling Point)를 살펴보자. USP는 고객이 원하는 것에 있어서 남들이 하지 못하고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USP의 도출을 위해서는 고객의 사용 실태와 고객이 느끼고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들어야 한다. 또 고객의 사용실태에서 파악된 제품이 어느 한 제품으로 부각돼 있으면 그 제품의 특성을 면밀히 검토해서 차별화 요소를 찾아야 한다.

 

특히 제품이 여러 가지로 퍼져 있으면 고객의 요구항목을 좀 더 파고들어 나만의 우위적 요소를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는 상품기획자만이 아닌 여러 사람이 참여해 브레인스토밍 등의 아이디어 발상을 통해 협의하고 중요 항목을 다수결로 정하는 것이 좋다.

 

USP의 도출을 위한 화장품의 세부 컨셉별 속성을 아래와 같이 나열해 본다. 무언가 하나라도 고객에게 대표적으로 인지되고 다가설 수 있는 남다른 차별화된 속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마케팅(브랜드) 컨셉 : 기업의 성장배경, 기업의 철학, 경영이념, 브랜드 네이밍(상표명), 캐치 프레이즈, 커뮤니케이션, 체험담(사용후기), 만족도, 관련 기사 등 제품(내용물) 컨셉 : 성분, 처방(제형), 메커니즘, 제조방법, 적용기술, 물성(texture), 사용감(관능평가 항목), 기능(효능효과), 품질, 사용방법, 안전(안심), 테스트 시험결과, 근거(evidence), 인증 등 용기포장 컨셉 : 용량, 사용 간편, 디자인 등

 

예를 들어 성분의 경우 보습성분이라면 히알루론산, 콜라겐, 세라마이드, 베타글루칸 등이 있는데, 가능한 고객이 인지하는 성분으로 정하면 좋으나 경쟁제품에서 다 사용하는 성분이라면 무언가 남다른 성분 하나를 플러스하든지 내세워서 차별화하는 게 좋다. 또 그에 따른 제품의 캐치프레이즈는 즉각 적이고 지속적인 보습을 동시에 실현한다든지, 속보습을 위해 저분자화 기술을 채택했다든지 등으로 이른바 왜(why)와 그래서(so what)를 반복해 가며 스토리를 전개하면 더욱 좋다.

 

4. 결론

 

마이클 포터(Michael E. Porter)가 제시한 5 Forces Analysis(업계의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5가지 요인 : 경쟁업체, 신규참여자, 공급자, 구매자, 대체품)와 본원적 경쟁전략(Generic Competitive Strategy : 비용우위전략, 차별화전략, 집중화 전략)을 살펴보면 수많은 경쟁 관계에서 어떻게 상품화 전략을 세울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또 제품이 아무리 훌륭해도 소비자들이 사용하기까지 넘어야 한다는 캐즘(chasm)이론을 염두에 둬야 한다.

 

종종 소재나 기술력을 컨셉으로 자신 있게 개발한 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본다. 심지어 자신의 제품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작품으로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자신감은 있겠지만 장점과 특성이 잘 전해지지 않으면 상품화가 어렵고 그야말로 창고에 쌓이게 된다. 제품은 창고에 있고 상품은 매장에 있고 명품은 소비자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작품은 연구실에만 있어야 하며 상품은 반드시 대중화가 돼야 한다.

 

수많은 화장품업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상품이 저마 다의 특성과 장점이 있다지만 다른 상품들과 비교해 보면 대동소이하며 동등 유사한 상품을 마구잡이로 만들어내는 듯하다. 인기 상품의 뒤를 쫓는 미투(Me Too)의 상품 전략도 나름의 전략이라 하겠지만 결국은 가격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가 된다.

 

해외 시장 진출의 경우도 무작정 나가기보다는 자신의 제품이 그 나라에 맞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분명히 미용 문화적으로 차이가 있다. 커버력이 높은 투웨이케익이나 파운데이션을 찾는 나라에 비비 크림은 맞지 않으며, 이제 얼굴에 크림 정도 겨우 쓰는 나라에 6가지 이상 되는 스킨케어 세트가 맞지 않음은 당연하다.

 

경쟁 관계가 치열할수록 고객의 니즈(needs) 를 단순히 원하는 원츠(wants)와 갈망하는 욕구(desire)로 그 수준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고객이 갈망하는 항목을 찾아내 그를 실현하는 탐색과 아이디어 도출로 컨셉을 구체화하고 차별적인 요소를 내세우도록 기본적인 역량을 강화했으면 한다.

 

 

김승중 영원케이앤에스 기획컨설팅 대표

홍익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폴리텍1대학 산학협력단 상품기획과정 지도교수, 에이블씨엔씨 자문, (주)아 리바이오 화장품사업부 대표·경영고문, 대전대학교 겸임교수(뷰티건강관리학과), 제니코스(주) 대표이사, 기현코스메틱(이마트 화장품 벤더) 임원, LG생활건강 상품개발·생산혁신TFT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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