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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제(계면활성제) 없이 에멀젼 안정화 가능하다

4월 26일 '국제 기능성 화장품 이노베이션 포럼’ 신슈대학 사카이 토시오 교수 발표

 

[코스인코리아닷컴 송아민 기자] 화장품 제조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유화제’이다. 수분과 유분을 적절히 배분해 제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화제로 흔히 사용되는 것이 바로 합성계면활성제로 화장품 제조에 필수적이면서도 여러 안전성 이슈가 있고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는 기술적 난제가 있어 왔다. 이러한 유화기술을 유화제 없이 구현하는 방법에 대한 이론적 배경이 발표되어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코스인(대표 길기우)은 국내 최초의 화장품 연구개발(R&D) 기술 전문저널인 프레그런스저널코리아 창간 4주년을 기념해 4월 2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에메랄드홀에서 국내외 화장품 연구개발 전문가 7명을 초청해 기능성 화장품 연구개발 분야의 최신 동향과 향후 기술 방향 등을 모색하는 ‘제5회 국제 기능성 화장품 연구개발(R&D) 이노베이션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국내외 화장품 제조업체 대표와 원료업체 대표, 연구소 책임자, 연구개발자, 대학 교수, 연구개발 기관단체 관계자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사카이 토시오 신슈대학 공학부 생물화학과 준교수는 ‘유화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화기술’에 대해 주제발표에 나섰다. 사카이 준교수는 “기름과 물은 섞이지 않는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통하지만 화장품에 있어서 통하지 않는 상식”이라고 언급하며 물과 기름을 혼합하기 위한 다양한 이론적 배경과 실험을 통한 검증과정에 대해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유화제, 즉 계면활성제는 오일과 물의 계면장력을 떨어트려 이 둘을 혼합한다. 또한 기름과 물의 방울이 충돌해 서로 결합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계면활성제는 정전기적 반발성을 이용해 입자간의 접근을 막는 이온성 계면활성제와 입자간의 결합을 막기 위한 고분자 계면활성제 등이 있다.

 

에멀젼을 만들기 위한 기술적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유화, 오일과 물을 어떻게 섞을것인가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렇게 섞은 에멀젼을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에멀젼으로 만든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층이 분리되기 때문이다.

 

사카이 토시오 교수는 이처럼 ‘안정’과 ‘불안정’ 사이 ‘준안정’ 상태에 위치한 에멀젼의 붕괴를 막기 위해 ‘불안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사카이 교수의 연구팀은 유화제를 사용하지 않고 에멀젼을 만들기 위해 초음파 세정기를 이용해 다양한 오일을 물과 혼합해 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오일을 이루는 구성물 중 탄화수소의 숫자가 클수록 에멀젼을 유지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기존의 에멀젼 제조방식인 계면활성제 첨가 실험에서도 마찬가지로 발견됐다. 탄화수소의 숫자가 높을수록 입자의 지름크기도 안정적이었고 이에 따라 에멀젼이 응축된 형태로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사카이 교수 연구팀은 이어 오일의 형태를 단순화해 가설을 세우고 오일이 응집하는 원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오일과 물이 분리되는 이유는 에멀젼 형태로 녹아있는 입자들 중 작은 입자가 계속 작아지고 큰 입자는 계속 커지기 때문으로 이를 '오스트발트 라이프닝'(Ostwald ripening) 현상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내린 결론은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원인은 계면활성제가 없어서가 아닌 오일 방울 표면의 전하가 떨어지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두가지 오일을 섞어 에멀젼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에 들어갔다. 용해도가 다른 두 오일을 혼합하면 입자가 작은 오일은 작아지고 입자가 큰 오일은 커지게 되는데, 이때 작은 입자의 농도가 진해지면서 큰 오일 입자가 작은 입자의 농도를 희석하기 위해 분자가 이동하게 돼 결과적으로 평형을 이룰 수 있다는 발상이었다.

 

사카이 교수 연구팀은 벤젠과 스쿠알렌을 섞어 에멀젼이 10개월 유지된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고 이는 올레인산과 글리세린, 글리세린과 헥사데칸 등 다른 오일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어냈다. 즉 오일 혼합의 최적 비율을 찾아내면 유화제 없이도 에멀젼을 오랫동안 안정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사카이 교수는 이어 같은 원리를 이용해 대두, 옥수수, 올리브 등의 식물성 기름에 염화나트륨을 함께 섞어 에멀젼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사카이 토시오 교수는 “일반적으로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오일도 물에 녹을 수 있으며 물도 오일에 녹을 수 있다. 이것이 에멀젼 조제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라며, “지금까지 입자표며의 계면장력을 낮추는 방법만을 사용해 왔지만 이러한 방법을 통해 앞으로는 입자의 내부부터 안정화하는 설계가 가능하다.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 축사에서 강학희 대한화장품학회장은 "최근 소셜 미디어로 세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말하고 "브랜드력이 약화되고 명문가의 명성이 퇴색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고객은 브랜드만을 고집하지 않고 단품 형태로 상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러한 급변하는 환경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기술과 프로세스 혁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기존의 물리, 화학적인 제형 측면의 신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면서 여기에 더해 소셜 미디어 시대의 소비 행동에 맞는 감성적인 신기술 개발을 추진해야 하고 상품과 고객의 접점에 대한 프로세스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며 업계의 변화를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랑문정 배제대학교 제약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박경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교수 겸 웰스킨 대표이사, 에디쓰 필레르(Pr Edith FILAIRE) 교수, 그린테크 Research and Development SD(Scientific Director), 오카베 미요지 일본 뷰티사이언스 대표 겸 뷰티사이언티스트, 사카이 토시오 신슈대학 공학부 생물화학과 준교수, 김제경 큐젠바이오텍 연구개발팀장, 이창연 인천대학교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김현정 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피부과 부교수 겸 차바이오 F&C 연구개발총괄사장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다양한 학문적 정보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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