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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화장품 중소기업 ESG 경영 왜 해야만 하나?

김기현 슬록(주) 대표이사

[코스인코리아닷컴 류승우 기자] ESG, ESG하는데 중소기업도 ESG 경영을 해야만 하나? 어려운 질문이다. 최근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좋지 않고 전망 또한 밝지 않다.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ESG는 한가한 소리라는 분위기도 꿈틀댄다. ‘남들 하면 그때 해도 늦지 않다’는 게 중소기업들의 대체적인 입장일 것이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최근 몇 년간 불었던 ESG 열풍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나 전 세계적 금리 인상 그리고 경기침체 등 현실적인 문제 앞에 다소 식은 것도 사실이다. 국내의 경우 일회용품 사용규제 철회와 코스피 상장기업의 지속가능(ESG) 경영 공시 의무화 1년 연기 등 정책의 변화도 있었다.

 

그렇다면 급한 불 먼저 끄고 ESG는 잠시 뒷전으로 미뤄도 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하게 ‘아니오’다. 특히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에 있는 협력업체, 연평균 10%씩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클린뷰티 시장을 공략하려는 브랜드라면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ESG 경영을 도입해야 한다’라고 권장한다.

 

우선 2026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ESG) 경영 공시가 의무화되기 시작해 2030년에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될 예정이다. ESG 관련 규제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공급망 실사 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은 2023년 12월 EU 집행위원회, 의회, 이사회의 잠정 합의가 끝났다. 최종 승인과 발효가 이뤄지면 말로만 듣던 공급망 실사가 1~2 년 후에는 기업의 현안이 될 것이다.

 

글로벌 클린뷰티 시장 규모 (단위 : 10억달러)

 

 

이런 ESG 규제의 대상은 상당한 규모의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이지만 그 영향은 공급망에 있는 협력업체들까지 미치게 돼 협력업체들도 적정 수준 이상의 ESG 경영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협력업체들은 자연스럽게 실사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들로 재편될 것이다. 따라서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과의 거래를 유지하고자 하는 OEM ODM 제조업체, 원료, 포장재 제조업체 등은 생존을 위해 ESG 경영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글로벌 클린뷰티 시장의 눈부신 성장이다. 국제 통계 플랫폼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클린뷰티 시장 규모는 2023년 83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8년에는 15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이 약 10%에 이른다.

 

최근 5년 동안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장률이 0.7%에 불과하고 2022년 전년 대비 수출감소율이 13.4%인 것을 감안하면 클린뷰티는 K-뷰티가 절대 놓쳐선 안될 블루오션이다.

 

하지만 클린뷰티의 기준에 대해선 국내와 EU, 북미 등 해외 주요 국가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피부에 무해한 클린성분(Clean Ingredient)에 중점을 두는 반면에 해외에서는 지속가능뷰티(Sustainable Beauty)로 진화하고 있다. 피부 친화적인 성분을 바탕 으로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제품에 담는 것이 핵심이다.

 

영국의 프로방스(Provenance)는 화장품의 지속가능성을 검증한 후이를 유통 채널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지속가능 마케팅 테크놀로지 기업이다. 이 회사의 검증 정보는 컬트뷰티(Cult Beauty) 등 200개 이상의 브랜드와 소매업체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프로방스가 공개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클릭한 지속가능성 항목’ 을 살펴보면, EWG 검증(EWG VERIFIED™)이 가장 높은 클릭률을 보였으며 산호초 보호(Coral Reef Safe), 과학적인 테스트(Scientifically Tested), 탄소배출량 측정(Carbon Measured), 완전 생분해 가능 포장(Fully Compostable Packaging), 수질 보호(Protecting Water Quality), 업사이클링 성분(Upcycled Ingredients),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 UK) 등이 뒤를 이어 우리가 생각하는 클린뷰티의 기준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클린뷰티가 지속가능뷰티로 진화하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글로벌 환경규제의 강화와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증가가 맞물려서 생겨난 트렌드다. ESG 그리고 환경규제가 빠르게 진행되는 유럽, 북미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규제에 관한 대응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환경적 가치를 담은 뷰티 제품의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기업이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제품이 윤리적으로 생산되는지 등 ESG 가치를 고려해 구매하는 가치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상승세력이 만나면서 지속가능뷰티로 불리는 클린뷰티2.0으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2022년 3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된 제5차 유엔환경 총회에서 2024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2015년 국제사회는 파리 기후협약을 맺었다. 그 후로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등의 ESG에 대한 기준과 법 그리고 제도 등이 체계를 갖추기 시작해 ESG 광풍과 함께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시작됐다.

 

마찬가지로 플라스틱 협약과 함께 ‘탈 플라스틱 시대’로의 전환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용기의 소재로 플라스틱을 60% 이상 사용하고 사용 후 포장재의 재활용 비율이 20%가 채 안되는 화장품은 ‘탈 플라스틱 시대’에 가장 큰 변화가 필요한 산업 중 하나다.

 

EU에서 추진 중인 에코디자인 규정(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은 제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내구성, 재활용 가능성, 수리 가능성, 재활용 원재료 비율, 환경 발자국 등의 요구 사항을 명시한 규정으로 당초 에너지 관련 품목에서 화장품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제품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2023년 10월부터 전환기에 접어든 탄소국경세도 1차 대상 품목에는 화장품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언제든지 영향권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가오는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측면에서 친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될 것이다.

 

더 컨셔스 인사이더(The Conscious Insider)라는 지속가능성 관련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북미에서는 거의 1/3의 제품이 ‘클린’이라는 라벨을 부착해 판매된다고 하며 13세~39세 소비자의 약 66%가 일반 제품에 비교해 클린뷰티 제품을 더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슬록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화장품 소비자의 96%가 기존에 사용하던 일반화장품을 지속가능성이 검증된 환경친화적인 화장품으로 교체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 ‘그린워싱이 검증된 친환경 지속가능 화장품을 구매할 경우 일반 화장품에 비교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부담 할 수 있는지’를 묻는 말에 대해선 약 95%의 응답자가 ‘추가 지불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약 33%의 소비자가 일반제품 대비 약 6~10% 그리고 약 21%의 소비자가 11~15% 정도의 비용을 추가 부담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ESG 경영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며 앞으로 기업은 고객사와 금융권,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ESG 경영에 대한 요구를 받게 될 것이다. 2017년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한국전력을 투자 금지 기업으로 선정했다.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석탄 발전으로 얻는다는 이유였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영사 블랙록은 석탄을 통해 25% 이상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들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앞으로는 탄소 집약적인 업종의 기업은 대출을 거부당할 수도 있다.

 

고탄소 소재, 제형과 포장, 생산단계와 소비 단계에서의 폐기 문제 등산업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화장품의 경우 강력한 규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다가오는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것. ESG 경영의 도입이 필요한 첫째 이유다.

 

하지만 글로벌 클린뷰티 시장의 성장을 고려할 때 화장품 기업은 ESG 경영을 꼭 규제나 리스크 대응의 관점에서만 볼 게 아니라 기업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글로벌 클린뷰티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슬록이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업 중 ESG 경영을 추진하기 위한 ESG위원회 등의 경영 체계가 구축된 곳은 약 16% 그리고 지속가능(ESG)경영보고서를 발행하는 곳은 약 13%에 불과해 ESG 경영에 대한 실행이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SG 경영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우선은 회사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 를 수립하고 ESG 위원회 설치 등 부담이 덜한 항목부터 시작해 보자. 시작이 반이다.

 

 

김기현 소셜벤처 슬록(주) 대표이사

 

화장품 자원순환 플랫폼 '노웨이스트'운영, 업계 최초 화장품 탄소발자국 계산기 개발, 지속가능 화장품 검증서비스 '케이-서스테이너블' 운영, ESG, 탄소중립 관련 칼럼, 세미나 연사 활동,  ISO ESG 심사원, * 공저 '광고를 알아야 크게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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