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화장품 범위 확대로 ‘코스메슈티컬’ 카테고리가 K-뷰티의 새로운 전장터로 부상했다.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화장품사 vs 제약사 vs 병원의 3파전 양상이다. 향후 K-뷰티의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되는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놓고 벌이는 ‘화약병(化藥病) 삼국지’를 분석했다. [편집자 주]
[코스인코리아닷컴 권태흥 기자] ‘코스메슈티컬’이라는 용어에서도 화장품사 vs 제약사 vs 병원의 신경전이 드러난다. 코스메슈티컬이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차이점이 드러난다.
▲ 의약품 기술을 활용한 피부개선 효과를 내는 '코스메슈티컬' 시장 경쟁이 뜨겁다. |
화장품 회사와 피부과의 공동 콘셉트로 등장
18년간 병원용 화장품 제품기획과 개발을 담당했던 김성준 미래창조과학부 NTIS 위원은 “코스메슈티컬은 기능성 화장품과 혼용되고 있으나 △일반 화장품 회사에서 피부과 시술의 콘셉트를 활용해 만든 것 △화장품 회사와 피부과 전문의가 공동으로 개발한 것 △피부과 전문의들이 자신들의 피부관리 노하우를 담아 자체 브랜드로 제품화한 것 등으로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의사가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화장품 또는 피부과‧정형외과‧미용외과 등의 의료시설에서 판매 또는 소개하는 화장품을 ‘닥터 코스메틱’이라고 부른다. 비슷한 의미로는 코스메디컬(cosmedical), 더마 코스메틱 등이 있다.
더 나아가 다양한 원료와 과학기술이 접목돼 치료 의미가 가미된 코스메슈티컬에서 세포 수명 연장, 대사활동 촉진 등의 기능성을 확대한 힐링 코스메틱스(healing cosmetics)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 피부전달기술이나 표적치료제 개발 기술 등 의료기술을 활용한 화장품을 이르기도 한다.
해외에서는 기능성 화장품을 코스메슈티컬이라고 칭하며 “의약품처럼 뛰어난 효능을 지향하는 화장품”을 의미한다. 코스메슈티컬 등장 이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1990년대 중반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면서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의 연구개발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국내의 경우 최초의 병원용 화장품으로는 1999년 이지함피부과의 LJH화장품이라는 게 통설이다. 2000년부터 적용된 의약분업으로 병원 수익이 줄어들자 유사 영역으로의 수익모델을 찾다 화장품 사업에 뛰어 들면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기능성 화장품이 2000년 첫 도입되고 2001년부터 본격 생산되면서 화장품과 의약품의 경계를 좁히다가 코스메슈티컬로 발전했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2005년 이후 이지함피부과, 고운세상피부과, 차앤박피부과 등에서 본격적으로 화장품을 출시함으로써 병원들의 화장품 진출이 가시화됐다.
1999년 이지함피부과, 2000년 기능성 화장품 도입, 2007년 제약사 진출
한편, 캐럿티카 조동균 부사장은 “제약사에서는 대웅제약이 2007년 EGF 소재로 ‘이지듀’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화장품 업계에 진출한 게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웅제약, 휴온스, 휴젤파마 등에서 화장품 사업 설계와 전략 운영을 하다가 2015년 캐럿티카라는 전문 화장품 법인을 설립했다.
▲ 캐럿티카는 '화장품+에스테틱+의약품'을 통합한 '코스테슈티컬'로 주목받고 있다. |
조 부사장은 “약 10년 동안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개척하고 기회와 성과를 이루었지만 제약사의 ‘문화와 화장품에 대한 이해’에 회의감을 느껴 미래 지향적 전문 화장품 회사를 설립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조 부사장은 “화장품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미학적 행위(aesthetic activity)에 바탕을 둔 만큼 기능성 외에 에스테틱 요소를 중시해야 한다”며 “코스메슈티컬에서 한단계 진화한 '화장품+에스테틱+의약품'을 하나로 통합한 신개념으로 ‘코스테슈티컬(costheceutical)’을 제안한다”고 했다.
또 그는 “제약사들이 잇달아 화장품을 출시했지만 아직 그 성과는 미흡하고 일부는 방향성마저 실종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에야 비로소 ‘화약병 삼국지’가 서막을 열었으며 10년이 지난 올해부터 본격적인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