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지화정 기자] 최근 고속 성장과 함께 블루오션 시장으로 전 세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중국의 그림자에 가려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된 국가들이 있다. 세계에서 14번째로 인구가 많은 베트남 역시 그 중 하나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로 최근 한국과 FTA를 맺으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경제 성장과 더불어 여성들의 미적 욕구가 크게 높아짐에 따라 베트남의 화장품 시장은 향후 큰 규모로 성장할만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발간한 ASIA Cosmetics Focus’3호(베트남편)에서 베트남 최대 미용 잡지인 VietBeauty Magazine의 켈빈 호(Kelvin Ho) 회장은 “현재 베트남에서 판매 중인 100여개 화장품 브랜드 중 90개 정도가 해외 브랜드로, 소비자들이 해외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은 편”이라며 “대형 유통채널까지 최근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한국 화장품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룬 대다수의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 화장품 시장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국가다. 에스티로더, 랑콤, 엘리자베스 아덴 등 명품 화장품 매출이 상당히 높지만, 연평균 화장품 소비액은 턱없이 낮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런데 글로벌 브랜드가 굳건히 자리 잡고 있던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켈빈 호 회장은 “한국 드라마가 베트남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산 화장품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동양 여성의 피부에 맞는 제품과 심플하고 모던한 용기디자인이 인기요인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품질대비 더 저렴한 태국산 화장품이 뜨고 있어,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베트남 화장품시장도 여타 다른 동남아국가들과 비슷하게 천연성분을 함유한 자연주의 화장품과 미백 기능의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주의 화장품의 인기는 일부 중국산 저가의 저질 화장품이나 카피제품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잦은 부작용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또 전통적으로 흰 피부를 선호하는 경향이 미백 화장품의 매출을 꾸준히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유아용 화장품’이다. 아시아코스메틱포커스는 “한국보다 두 배 이상의 출산율을 보이고, 의료 환경 개선으로 유아 사망률이 크게 줄어들면서 유아 전문 화장품 브랜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 중국산 저가 화장품에 대한 불신으로 영국, 미국, 러시아 등에서 수입한 유아용 화장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베트남 하노이의 첫 고급쇼핑몰 ‘Trang Tien Plaza’와 빈콤 등 네 곳의 쇼핑센터 취재 결과 한국 제품으로는 BB크림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더페이스샵과 스킨푸드, 네이처리퍼블릭 등 합리적 가격에 천연성분을 강조한 로드숍 브랜드가 베트남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베트남 현지 브랜드 중 인기가 높은 ‘베데트’ 마스크팩이나 ‘다이 베트 후웅’ 클렌징 제품의 경우도 자연 친화적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소기업의 베트남 시장 진출 방안에 대해서 두리화장품의  임철수 부장은 “우리 제품 구매를 무조건적으로 강요하기보다는 오랜 기간 제품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품 자체에 대한 자신감이 뒷받침된다면 여유를 가지고 바이어를 상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현지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여 품질뿐 아니라 가격에 포커스를 맞추어 진출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