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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글로벌 브랜드 '싸이'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비가 5억뷰를 달성했다. 유튜브가 아닌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본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인기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주 싸이는 4주 연속 빌보드 싱글차트 2위에 선정됐다.

 

하지만 라디오 청취자 수와 스트리밍 수에 밀렸을 뿐 이미 1위를 달성한 것과 같다. 20일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아이튠즈 1위를 탈환했고 미국 현지 활동이 왕성해지면 1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싸이를 처음 본 건 10년 전 서울 모 대학 축제 때이다. 비오는 날 저녁이었다. 공연 시간이 늦어져 지금의 싸이로는 생각할 수 없는 초라한 무대에서 그는 ‘챔피언’을 열창했다. ‘팬을 사랑하는 가수’ 그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그리고 몇 년 뒤 그를 두 번째로 본 건 경찰서에서였다. 병역특례요원으로 근무가 부실했다는 이유로 병역비리라는 오명을 썼다. 그의 가수 인생은 그것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런 그가 재입대를 결정했다. 그것도 현역 입대였다. 그는 현역 입대를 결정하면서 ‘자신을 믿어 준 팬들을 배신했다’며 벌을 받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어찌됐건 두 번의 군입대. 팬이든 팬이 아니든 사람들은 그를 응원했다.

 
그는 비주류에 B급 가수, 그러나 여전히 팬을 사랑하는 가수였다. 그리고 오랜 방황 끝에 ‘강남스타일’을 탄생시켰다.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열광했다. 완벽한 인간은 아니지만 철없던 자신을 뉘우치고 부활한 그에게 팬들은 더 매력을 느꼈다. 그가 MC몽이나 다른 젊은 연예인들처럼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 ‘싸이’는 불가능했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돌풍을 일으킬 무렵 국내 화장품 업계는 기능성 성분 한도 초과, 함량 미달 등의 실험 결과 발표로 소비자들로부터 철퇴를 맞고 있었다. 하지만 화장품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사과를 하거나 잘못을 인정하는 당사자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나같이 ‘분석 기관의 실험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뿐이었다. 자신들이 제품 출시 때 만들어 놓은 실험 결과 외에는 아무 것도 믿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그때 GSK(글락소 스미스클라인)라는 영국의 제약회사에서는 정기적인 자체 실험 결과 자사의 자외선 차단제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며 식약청에 자진 신고를 한 뒤 모든 제품을 회수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유통 중인 자외선 차단제 전량을 회수했다.


그 발암물질이라는 것도 엄청난 양을 동물 한 마리에 투여했을 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성분이 검출된 것이었는데 자신들의 명백한 실수라며 소비자들에게 사과했다. 자진 신고에 놀랐고 전량 회수에 놀랐고 제품 출시 후 정기적인 자체 실험에 또 놀랐다.


싸이가 병역비리로 코너에 몰렸을 때 현역 재입대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 했다면 ‘강남스타일’은 그냥 강남 나이트에서 좀 잘나가는 댄스곡이었을 것이다. 열광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글로벌 브랜드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그에게 보내는 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응원으로 만들어진다.


논어 위령공편[衛靈公篇]에도 나오는 말이다. ‘신의로 완성되는 것’ 이것이 뭘까. 소인배들은 관심이 없다. 그리고 돌아서서 이런 말을 되뇌면 이건 정말 대책 없다. ‘글로벌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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