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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H&B숍 '과포화' 홍대상권 이대로 괜찮을까?

최근 건강과 미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주요 상권에 H&B숍들의 등장이 가속화 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홍대의 경우 상권 크기를 고려하지 않은 채 H&B숍들이 속속 진입하며 상권은 이미 포화상태다.

 

홍대상권을 직접 조사해 본 결과 GS왓슨스와 CJ올리브영을 비롯한 H&B숍이 8개나 있다. 또 이 두 곳은 홍대 주변에만 매장을 3개나 가지고 있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눈에 띠는 GS왓슨스를 지나 몇 걸음 가지 않으면 CJ올리브영이 보인다. 그 자리에서 다시 뒤를 돌면 새롭게 진입한 판도라가 당당히 버티고 있다.

 

H&B숍의 향연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같은 골목에서 조금만 더 걷다보면 1분 내에 다시 GS왓슨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홍대 상권 내 H&B숍들은 마치 징검다리처럼 위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인 롯데도 '롭스'라는 이름으로 홍대 상권에 진입할 것으로 알려져 홍대 주변 H&B숍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홍대 주변으로 H&B숍이 '우후죽순' 들어서다보니 살아남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신세계 분스와 CJ올리브영은 지난달 18일 취재 당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특별히 붐비는 모습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GS왓슨스도 지하철 출구 앞 매장을 제외하고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홍대 주변을 돌다보니 '발에 차이는 것'이 H&B숍이지만 매장별로 판매하는 상품이나 진행 중인 이벤트 모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특별한 구매욕을 불러일으키지도 못했다.

 

앞서 카페베네는 수익부진 등의 이유로 H&B숍 사업에 진출한지 5개월여 만에 '디셈버24'의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H&B숍 수는 많지만 이윤을 내는 곳은 일부에 그치고 있는 실정으로 결국 경쟁에서 밀려난 브랜드는 '홍대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독 홍대에 H&B숍이 많은 것은 트렌디하고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이 주로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또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 확실하고 젊은 고객층의 니즈를 예측하기 쉽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차별성이 없는 매장들이 좁은 홍대 주변에 계속 생겨난다면 이 상권을 획일화 시키고 브랜드별 경쟁만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문제는 또 있다. H&B숍이 정부의 유통규제를 받지 않다보니 그동안 홍대를 구성해 온 소규모 골목상권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H&B숍은 상권 적응력이 높고 불경기 영향도 비교적 덜 받는 편으로 전통적인 유통업체의 분류에 들지 않는다.

 

대형마트는 골목상권을 침해할 수 없도록 월 2회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규제를 받고 있다. 편의점 역시 250미터 안에 새로운 점포가 개점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반면 법의 사각지대의 놓인 H&B숍은 특별한 영업 규제가 없어 유통기업들의 관심의 대상인 것이다. 결국 현재 홍대주변은 획일화된 H&B숍들이 상권을 장악하면서 홍대만의 개성이 무색해졌다.

 

이미 과포화 상태를 이룬 홍대상권은 무분별한 H&B숍의 진입보다는 홍대만의 색깔이 잘 드러날 수 있는 점포 구성이 필요한 때 인 것 같다. 또 현재 영업 중인 매장도 각 브랜드별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제품 진열이나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홍대를 찾는 이들이 편리하게 쇼핑 할 수 있으면서도 골목골목 숨어 있는 작은 매장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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