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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LOGISTICS (15)] 뉴노멀 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유통공룡 맞서기 위한 무기 ‘D2C 전략’ 유통 플랫폼 벗는 탈집중화 핵심 ‘D2C’, 과제는 ‘물류 경쟁력’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이상근]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물류는 우리 일상의 깊숙한 곳까지 영향일 주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물류는 세상을 움직임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최첨단 기술이 물류 시스템을 혁신하고 있지만 물류이 영향력은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한 평생 물류 밖에 해본 것이 없는 물류분야에만 한우물을 파고 있는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를 통해 물류의 세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한다. 이상근 대표는 현재 전문물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분야는3PL은 ‘전기, 전자, 설치’, 'CVS’. ‘Food Service(Cold Chain)의 전문물류와 공동물류(플랫폼물류)는 ‘온라인커머스 풀필먼트’, ‘화장품’, ‘전기전자’의 전문물류 등이다. <편집자>

 

2000년대 전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 본격화된 이후 시장은 플랫폼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과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기업들은 이제는 모든 사람이 아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들 플랫폼 기업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끝없이 플랫폼의 영역을 확장해 커머스, 물류, 서비스, 핀테크 같이 우리의 삶과 관련된 많은 영역을 장악하고 있다.

 

때문에 제조사나 수입상 그리고 셀러가 이들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에는 많은 한계와 어려움이 있다. 플랫폼을 거쳐 판매가 이뤄진 상품의 실구매 고객의 정보나 구매 유형 등의 데이터는 모두 해당 플랫폼이 갖는 구조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목표는 시장 독과점이다.

 

이런 플랫폼 비즈니스가 위협을 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성장한 플랫폼 비즈니스는 경제 모델의 대세로 자리 잡았으나 빠르게 성장한 만큼 폐해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기존의 플랫폼 기업과 연결 고리를 끊는 탈집중화(脫集中化) 현상이 정치, 사회, 문화를 넘어 경제에서도 대두되고 있다.

 

 

탈집중화란 어떤 조직의 핵심이 되는 요소들이 한 곳에 집중돼 있는 경우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도록 비슷한 요소끼리 묶어 분산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탈집중화 현상의 원인은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의 힘이 강해진 시대라는 데 있다.

 

# D2C모델은 플랫폼 공룡을 패싱하고 소비자에 직접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고객의 파워가 강해진 현실에서 기업은 고객을 직접 만나고 고객을 분석하고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고객의 신뢰를 받는 것이다. D2C(Direct to Consumer) 모델은 제조기업이 쿠팡이나 네이버 같은 거대 유통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온라인 자사몰,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와 소통과 자체 판매망을 강화해 소비자 데이터를 적극 수집하는 등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Interaction)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D2C 전략을 세우고 있다.

 

D2C 모델의 장점은 유통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도 소비자들의 취향과 소비 성향 같은 데이터를 직접 확보해 마케팅과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고객과 상품 데이터를 확보해온 유통 플랫폼이 PB 상품을 만들면서 자신의 경쟁자로 떠오르는 상황도 기업들이 D2C 모델로 전환하는 큰 요인 중 하나다.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공룡 플랫폼 아마존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PB 상품을 만든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탈(脫)아마존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한편, 플랫폼이 요구하는 판매 수수료나 입점 조건도 무시할 수 없다. 나이키가 지난해 매출 성장세에 비해 영업 이익이 더 크게 증가한 것도 온라인 플랫폼에 내야 하는 판매 수수료가 줄어든 덕분이다.

 

# 나이키는 2019년 11월 매출이 보장된 거대 유통망 아마존을 떠나는 모험을 택했다

 

아마존, 알리바바, 쿠팡 같은 막강한 온라인 플랫폼에 판매를 의존하던 기업들이 이들을 패싱하고 자체 앱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소비자와 연결하는 D2C 모델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스태티 스타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D2C 시장 규모는 2019년 766억 달러에서 2020년 1,115억 달러로 커졌다. 2023년 에는 1,749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와비파커, 달러쉐이브클럽과 같이 처음부터 D2C로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 외에도 나이키, 에르메스와 같은 글로벌 1위 브랜드들 역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며 자사몰을 강화 하고 있다. 나이키는 D2C를 통해 고객 데이터에 대한 장악력을 키울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아마존 사이트에서 자사 제품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래 D2C 채널을 중심으로 전체 실적이 향상되고 있다. 나이키의 2020년 9~11월 매출은 전년보다 9% 늘어난 112억 달러(한화 약 12조 5,000억 원), 영업이익은 30% 증가한 15억 달러를 기록했다. 온라인 판매는 84% 급증했다. 2021년 6~8월(2022회계연도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16%, 영업이익은 20% 늘어났다.

 

# 국내의 기업들은 고객들을 ‘자사몰’로 유치하기 위한 고민이 한창이다

 

최근 국내 식품 유통 업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D2C 강화다. 상품을 잘 팔리게 하기 위해선 당연히 쿠팡이나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에 제품을 입점시키는 것이 필수가 된 시대다. 하지만 최근 이커머스 기업들의 최저가 경쟁으로 제조기업들은 플랫폼이 빈번하게 경쟁사보다 싼값에 제품을 납품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기업에게는 상품을 최저가로 판매하고 높은 수수료까지 지불해야 하는 구조가 불합리하다. 상품을 팔아 매출은 발생해도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아 수익성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LG생활건강이 쿠팡의 최저가 납품 요구에 쿠팡에서 철수하는 결정을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삼성전자도 자사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스마트폰 같은 주요 제품을 판매하는 D2C 사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애플이 자사 스토어를 통해 제품 30% 를 판매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자 삼성도 D2C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소비재에 국한되지 않는다. 테슬라는 자동차는 당연히 딜러십 네트워크를 통해 팔아야 한다는 상식을 깨 버리고 고객이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자동차를 온라인에서 결제하게 만들고 있다.

 

 

D2C 모델은 기업이 직접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C2M(Customer to Manufacturer) 사업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제조사가 온라인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취향이나 구매 습관, 잠재 수요 등을 분석해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는 소비자는 원하는 제품을 판매자는 더 큰 마진을 생산 자는 더 많은 일감을 챙길 수 있어 모두가 윈-윈이다.

 

# 유통공룡의 의존도를 줄이려는 기업들에겐 '쿠팡' 수준의 물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플랫폼 기업과 대형유통 기업은 쿠팡에 이어 이베이를 인수한 신세계 SSG.com, 그룹내 택배와 물류기업을 가진 롯데ON에 이어 GS도 기존의 CVS, 홈쇼핑, 마트, Fresh의 통합운영과 메쉬코리아 지분 투자, 배달의 민족의 비마트와 제휴 등으로 물류시설과 배송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구축해 가고 있다.

 

이들 유통공룡과 커머스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기업들은 기존의 온-오프라인 중간의 유통 채널을 거치지 않고 다이렉트 채널을 활용하는 D2C 모델에 주목하고 있다. D2C는 고객 맞춤 생산과 마케팅, 유통, 주문접수 등과 함께 물류 시스템과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

 

D2C물류는 재고를 보관하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류창고(DC)가 필요하다. 또 고객 가까이 위치해 배송거점(Depot, Camp)나 도심 풀필먼트 센터(MFC. Dark store, Smart store)도 필요하다. 운송 시스템으로는 DC와 배송 거점를 연결하는 미들마일(Middle mile) 운송과 당일배송, 새벽배송, 즉시배송까지 책임지는 라스트마일(Last mile) 배송시스템과 더불어 이들을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통합물류 솔루션 구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조와 유통기업들은 취급물량과 기술력 그리고 투자비용 면에서 독자적으로 물류시스템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때문에 이들 기업은 정부의 ‘한국형뉴딜’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스마트물류 체계 구축 사업’ 중 ▲스마트 공동 물류센터 조성과 ▲수도권 대형 E-Commerce 스마트 물류단지 구성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공동 물류센터 조성은 도심 공공 유휴 부지 등을 활용해 중소 물류업체가 이용하는 공동 물류시설을 공공에서 직접 설치하고 관리하는 정책이다. D2C로 유통공룡과 경쟁해야 하는 제조 · 유통기업과 중소물류기업이 협업을 통해 물류 시설과 배송시스템을 공동으로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공공차원의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

 

 

# D2C 모델은 물류 서비스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D2C 경쟁에서 물류기업이 고려해야 할 핵심 사항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얼마나 빨리 배송할 수 있는지 여부 다. 소비자들은 오늘 오후에 주문한 제품이 다음 날 집으로 배송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창고에서 꺼내고 제품을 담을 상자를 가져오고 정확한 주소로 배송할 준비를 마쳐야 한다. 이런 완벽한 과정은 미국에서만 하루 수백만 번씩 반복되고 있다. 보다 빠르고 보다 저렴한 제품 배송을 위해 또다른 형태의 D2C 혁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물류학과가 없을 때, 유통산업을 전공해 석사를, 박사는 경영학과 산업공학을 공부했다. 산업포장, 대통령표창 등 정부 표창도 십여 개 받았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에도 등재됐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 한국SCM학회 등 물류관련학회 6곳의 산업계 부회장을 맡고 있다. 국토부의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외 3개 위원회 위원과 산업부, 과기부 등의 물류 자문을 하고 있다. KBS 경제세미나,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 국책연구기관, 최고경영자과정, 대학 특강 등 강연을 하고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무역경제신문 등에는 정기 기고를, 전문지에는 수시 기고를 하고 있다. 단행본 책으로 '뉴노멀 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한국택배 20년사'(공저) 등이 있다. e-mail : ceo@sylog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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