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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거꾸로 가는 수입화장품 가격정책?



▲ 로레알그룹 비오템은 올해부터 일부 품목의 판매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이나리 기자] 최근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새해초부터 수입 명품 화장품들이 판매가격 인상을 줄줄이 발표하면서 ‘콧대’를 세우고 있다. 

로레알그룹의 입생로랑과 비오템이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올해부터 일부 품목의 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앞서 에스티로더그룹의 에스티로더, 맥, 오리진스, 아베다, 바비브라운 등 10대 화장품들은 면세점 판매가격을 먼저 올리면서 백화점도 판매가격을 인상할지 관심 집중되고 있다. 

입생로랑 틴트 베르니 아 레브르는 백화점 판매가격이 3만9000원에서 2월부터는 4만1000원으로 5.1%가 오르고, 매직펜은 4만5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4.4%, 립 제품은 3만9000원에서 4만원으로 2.56%가 각각 인상된다.

비오템은 백화점에서 남성용과 바디제품 56개를 평균 2% 올리면서 면세점에서도 비오템 30여개 제품가격을 인상한다. 

또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이달부터 파운데이션 6종 전 제품과 아이섀도 제품 등의 판매가격을 2.6~4.2% 인상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대표 제품인 래스팅 실크 파운데이션을 보면 7만2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2008~2012년 수입 화장품 표준 통관실적'과 '2012년 수입 화장품 향수 수입 현황'에서는 해외 브랜드 업체와 수입 에이전시들이 통관 가격에 비해 3.1배에서 최고 6.5배까지 소비자 가격을 부풀려 판매한 것을 발표해 큰 이슈가 됐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올해초 수입 명품 화장품은 판매가격을 올리고 나서 국내 소비자들을 봉으로 취급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수입화장품 가격은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 보다 한국에서의 판매가격이 30~40% 더 비싸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최근 1~2년 사이 수입화장품이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매출하락과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한국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기보다는 판매가격 인상으로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해 수입화장품 측은 “면세점 제품에 대한 기준 환율에 변동이 생겨 본사 차원에서 판매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답변이다.

환율 하락에도 역으로 제품 판매가격을 올린 이유에 대해 묻자 “본사 방침”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다른 브랜드 관계자들은 재료비, 운송비 상승, 수입과정에서의 추가비용 등을 판매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 위메프 수입화장품 할인 판매.


한편, 병행수입이 증가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굳이 비싼 가격을 주고 백화점에서 명품 수입 브랜드를 구입할 이유가 점차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에서 병행수입에 뛰어 들면서 파격적인 할인판매로 명품 화장품 브랜드의 저격수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쿠팡은 에스티로더, 랑콤, SK-2 등의 베스트 제품들을 정상가보다 23%에서 33%까지 할인해 판매하면서 ‘믿을 수 있는 대행업체를 통해 엄선된 제품으로 병행 수입해 동일성 검사를 완료해 믿고 구매하셔도 좋습니다!’라는 홍보문구를 게재해 소비자에게 정품임을 안심시키면서 판매하고 있다. 



▲ 쿠팡은 소비자에게 병행수입을 통한 정품이라는 사실을 홍보하고 있다. 

위메프는 달팡을 3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폴로는 59%라는 파격가로 판매하면서 제품 설명 밑에 수입신고 필증을 스캔해 올려 놓고 ‘본 상품은 병행수입 제품으로 정품이 아닐 경우 110% 환불해 드립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티몬도 SK-2 베스트셀러 제품을 30% 할인가에 내놓았고 시슬리, 디올, 클라란스는 무려 45% 할인판매를 하고 있다. 



▲ 티몬 수입 명품 화장품 할인 판매.


이처럼 병행수입이 늘면서 국내 소비자는 굳이 비싼 가격을 주고 백화점에서 명품수입화장품을 구입할 이유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만 되면 판매가격을 올리는 수입 명품 브랜드들의 수법이 소비자를 우선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같은 국내 유통환경 변화 때문이다.

국산 화장품의 품질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고 가격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수입 명품 브랜드들의 판매가격 인상이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치열한 가격경쟁에서 수입 명품 브랜드는 소비자를 유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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