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도 파마를 했을까?

2014.02.07 11:38:00

조정혜의 재미있는 화장품 이야기 (15)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는 요인 가운데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외모 중에서도 머리모양으로 인해 사람의 인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파마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머리카락을 곱슬곱슬하게 만들어 멋을 부리기도 하고 기분전환을 위해서도 필요한 화장술의 일종이다. 이에 따라 여러 가지 헤어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파마 기법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파마 역시 머리카락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우리가 원하는 헤어스타일로 바꾸어 주는 실험을 하는 것으로, 파마가 잘 된 것은 실험 조건을 잘 맞추어 원하는 머리 모양을 만든 것이다. 실험 조건을 잡기 어려운 초보자나 실험하는 동안 주의를 게을리하면 능숙한 사람도 원하는 머리 모양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파마는 5,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대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시대에는 나일강 유역의 알칼리 성분의 진흙을 모발에 바르고 불로 데운 둥근 막대에 말아 태양열로 말려 웨이브를 만들었는데 시간이 하루 종일 걸려 거의 고문에 가까웠다. 

현재 파마약 성분도 알칼리를 띠고 있으니 당시의 클레오파트라도 지금의 파마와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프랑스의 루이 14세 때에는 웨이브 있는 모발을 가장 아름답다고 여겨 남자 여자를 불문하고 동그랗게 감아 올린 가발이 유행했다. 

파마가 유행하기 이전에는 직모를 묶어서 올리거나 아이론으로 일시적인 웨이브를 만들기도 했는데 파마가 발명된 뒤로는 활동적인 단발이 유행해 변화 있는 머리 모양이 잇달아 개발됐다. 

1870년에 아이론으로 일시적인 퍼머넌트 웨이브를 만드는 기구가 발명됐고 1905년 칼 네슬러가 살아 있는 모델에게 처음으로 파마를 실시하면서 파마는 본격적으로 발전한다.


▲ 최초의 파마 기계
지금은 파마할 때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지만 100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영국에 망명한 독일인 미용사 칼 네슬러는 1906년 런던 옥스퍼드가의 미용실에서 처음 파마 기계 시연회를 열었다. 

네슬러는 자신의 아내 카타리나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는데 카타리나는 가성 소다로 흠뻑 적신 머리카락에 놋쇠 롤러 12개를 감은 채 6시간 가까이 고열을 견뎌야 했다. 

결국 머리카락과 두피가 타버리는 혹독한 시련 끝에 파마라는 혁신적인 헤어스타일을 선보일 수 있었다. 즉 열과 알칼리로 반영구적 웨이브를 내는 히트 웨이브의 고안한 것이었다. 

발명 초에는 기계의 특성상 머리가 긴 사람들만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무려 100도 전후의 온도를 8∼12시간이나 견뎌야 했고 요금도 매우 비쌌다. 

그후에는 전기·증기 등의 열을 이용하는 방법인 머신 웨이브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기계를 개량해 클립 위에서 열을 가하는 방법인 프리 히트 웨이브 또는 와이어리스 웨이브를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 8·15광복 이후 한동안 행하던 숯 파마는 프리 히트 웨이브의 일종이다.     
                     
네슬러의 이런 전기식 파마는 머리카락이 손상되기 쉬운 단점이 있었는데 1938년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콜드 웨이브’ 방식의 도입으로 이 점이 개선됐다. 


현재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파마약으로 하는 일반 콜드 웨이브 파마는 1936년에 영국의 과학자 J.B 스피크먼이 개발했다.


양모의 분자구조 연구에서 머리털의 케라틴 세포의 사슬을 자르는 1액으로 케라틴 세포를 끊어주고 2액으로 파마를 고정시켜 주는 것으로 히트 웨이브보다 간편하고 안전한 오늘날의 퍼머넌트 기초를 마련했다. 


이후 1970년대 축구선수 케빈 키건, 가수 데이비드 보위와 본 조비, 영화배우 맥 라이언 등 수많은 스타들이 전 세계적인 파마 유행을 이끌었으며 퍼머넌트의 발달로 특정한 계층에서나 여성의 전유물이었던 퍼머넌트는 남녀의 구별이 없을 정도로 일반화 되고 있다.

 
조정혜 나우코스 영업기획실 부장
필자 약력 :
성결대학교 출강, 로레알 파리(국제상품기획부), 레브론, LG생활건강 근무
연락처 : 019-359-7718 
E-mail : cjsoleil@naver.com
 


박일우 기자 free@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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