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해외시장 '확장' 화장품기업 M&A 성적은?

2025.01.31 10:13:47

대부분 매출 기여도 '기대이하' 이정애 대표 올해 'MZ, 알파' 브랜드 M&A 추진 계획 '의구심'

 

[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LG생활건강이 새해 ‘글로벌 사업 재구조화(리밸런싱)’ 전략에 집중하며 해외사업 확대, ‘영 제너레이션’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MZ, 알파세대 고객에 기반을 둔 브랜드를 대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선다고 제시했다.

 

지난 2023년 9월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 ‘hince(힌스)’를 보유한 (주)비바웨이브의 지분 75%를 425억 원에 인수한 이후 주춤했던 인수합병 행보를 재개한 것이다.

 

그동안 LG생활건강은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장하기 위해 전략적인 화장품 기업 인수합병을 활발히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들 기업 상당수의 매출 기여도가 저조한 상황이라 새해 인수합병 추진에도 의구심이 따라붙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생활건강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해외 종속기업은 락금생활건강무역(상해)유한공사를 비롯해 20여 곳에 달한다.

 

이중 LG생활건강이 인수해 종속기업에 속하게 된 해외 기업은 ▲긴자 스테파니 코스메틱스와 ▲에버라이프 ▲에이본 ▲보인카 ▲더크렘샵 등이다.

 

LG생활건강의 해외 기업 인수는 2012년 일본 화장품업체인 ‘긴자 스테파니 코스메틱스(Ginza Stefany Cosmetics Co., Ltd.)’로 시작됐다. LG생활건강은 긴자 스테파니 코스메틱스 인수를 통해 일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어 같은 해 일본에서 코쥰(皇潤)브랜드로 유명한 (주)에버라이프(Everlife Co., Ltd.)의 지분 100%를 약 3,300억 원에 인수키로 하고 일본 내 화장품과 이너뷰티 사업 확대를 본격화했다.

 

2018년에는 일본 100% 자회사인 ‘긴자스테파니(Ginza Stefany)’가 화장품 회사 ‘AVON Japan’의 지분 100%를 105억 엔(한화 약 1,050억 원)에 인수했다. 다음해에는 또 다른 자회사인 더페이스샵이 에이본의 중국 광저우 공장을, LG생활건강은 미국 화장품과 퍼스널케어 회사 에이본의 미국, 캐나다, 푸에르토 리코 사업을 인수했다.

 

LG생활건강은 2021년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Arctic Fox)를 보유한 (주)보인카(Boinca)를, 2022년에는 미국 (주)더크렘샵(The Crème Shop)의 지분을 인수했다.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연이은 해외 화장품기업 인수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 대부분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3년간 실적에는 먹구름이 가득하다.

 

LG생활건강 해외 종속기업 최근 3년 실적 (단위 : 억원)

 

 

일본 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한 긴자 스테파니 코스메틱스는 최근 3년 사이 매출액 혹은 영업수익이 2021년 2,532억 원에서 2022년 2,411억 원, 2023년 2,246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47억 원에서 72억 원으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84억 원으로 다소 회복됐다.

 

일본에 기반을 둔 또 다른 종속기업인 에버라이프의 상황도 긴자 스테파니 코스메틱스와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매출액은 최근 3년 새 1,864억 원 → 1,788억 원 → 1,606억 원으로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233억 원 → 220억 원 → 135억 원으로 감소했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확보했던 기업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에이본의 경우 당기순손실 규모가 2021년 56억 원에서 2022년에는 475억 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에도 40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에이본의 자본총계는 -1493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보인카는 인수가 이뤄진 2021년 매출액 116억 원과 당기순이익 27억 원을 기록했다. 다음해인 2022년에는 매출액 275억 원, 당기순이익 28억 원으로 성장세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254억 원, 9억 원으로 급감했다.

 

 

LG생활건강에 인수된 후 성장세가 두드러진 곳은 더크렘샵 뿐이다. 더크렘샵은 LG생활건강의 품에 안긴 2022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474억 원, 99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1,365억 원, 312억 원으로 증가했다.

 

2012년 설립된 크렘샵은 미국 MZ세대들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현지 감성을 적절히 배합해 ‘K뷰티와 현지 감성의 조화’ 이뤄낸 브랜드로 기초화장품, 색조화장품과 뷰티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높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일본 등 비중국 시장에서는 인수를 통해 취득한 로컬 브랜드(Avon, Boinca, Everlife 등)를 중심으로 유통채널 확장 등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으나 아모레퍼시픽이 인수한 코스알엑스(COSRX)처럼 해외사업 실적을 견인하는 데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LG생활건강은 2025년 인수합병을 필두로 한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MZ, 알파 세대 고객에 기반을 둔 브랜드 M&A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며, “미래 성장성과 수익 기여도가 미흡한 사업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효율화로 사업의 내실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이효진 기자 cosinpress@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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