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프뷰티, '호실적' 한국 중소형 브랜드 '긍정적' 증권가 “실리콘투 선호”

2023.11.03 13:35:44

미국 소비둔화 우려 속 엘프뷰티 ‘승승장구’ 에스티로더 '실적부진' 대조

 

[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미국 중저가 화장품 판매하는 브랜드사인 엘프뷰티가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반면 에스티로더는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이와 관련해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엘프뷰티가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은 한국의 중소형 화장품사에도 긍정적이라는 증권가의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은 화장품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를 유지하고 선호주로 실적 안정성이 높은 실리콘투를 꼽았다.

 

미국에서 중저가 화장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사인 엘프뷰티(ELF US)는 양호한 2QFY24(2023년 7월~9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2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1% 성장했고 Non-GAAP 기준 EPS는 127.8% 증가한 0.82달러를 기록하며 매출과 EPS가 시장 기대치를 각각 9.3%, 55.9% 상회했다.

 

엘프뷰티 2QFY24 실적과 컨센서스 (단위 : 백만달러, %, %p)

 

 

연간 가이던스 또한 상향했는데 상향된 가이던스에는 올해 10월 인수한 화장품회사(Naturium)의 효과도 포함됐다. 인수 효과를 제외해도 가이던스는 상향됐다. 코로나19 기간 유예됐던 미국 학자금 대출 상환이 올해 10월 재개되고 신용카드 연체율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소비자의 소비 둔화 우려가 커지며 실적 발표 전 엘프뷰티의 주가 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기 양호한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 상향으로 미국에서 엘프뷰티의 제품은 변함없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엘프뷰티의 양호한 실적과 가이던스 상향과는 반대로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에스티로더는 연간(FY2024, 2023년 7월~2024년 6월) 가이던스를 하향했다.

 

에스티로더 1QFY24 실적과 2QFY24 가이던스 (단위 : 백만달러, %, %p)

 

 

에스티로더의 1QFY24(2023년 7월~9월) 매출은 35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고 GAAP 기준 EPS는 93.3% 줄어든 0.09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고 EPS는 시장의 낮은 기대보다는 양호했다. 다만,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에스티로더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에스티로더의 중국 매출 중 약 40%가 면세(TR)에서 발생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에도 중국의 경기가 더디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에스티로더의 가이던스 하향은 불가피했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판단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의 미용기기 업체인 인모드(INMD US)가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했고 이는 한국의 관련 기업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엘프뷰티 또한 가이던스 하향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는데 이번에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며 이러한 우려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소비자의 소비 여력 둔화 우려가 존재함에도 엘프뷰티가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한 점은 한국의 중소형 화장품사에 매우 긍정적이다”고 봤다.

 

김명주 연구원은 그러나 “올해 많은 중소형 화장품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상반기 대비 낮아진 상태이다”며, “또 일부 국가에서는 화장품 수입 국가 내 한국의 점유율이 더 이상 높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판단했다.

 

실리콘투 커버리지 valuation (단위 : 십억원, 원, 배, %) 

 

 

한국투자증권은 화장품 중소형주 가운데 진출 국가와 취급 브랜드가 많아 실적 안정성이 높고 투자한 브랜드사를 통해 지분법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실리콘투를 선호주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토코보, 헤이미쉬 등 실리콘투가 지분을 투자한 인디 브랜드가 양호한 매출을 기록하며 올해 1분기 1,657만원이었던 지분법 손익(영업이익 대비 0.2%)은 2분기 6억 9,000만원(영업이익 대비 6.7%)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투의 주요 관계 기업 당기순이익 (단위 : 십억원, %)

 



이효진 기자 cosinpress@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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