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국내에서 중화권으로 보폭을 넓히며 전성기를 알렸던 K-뷰티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력 시장을 확대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 같은 성장을 이끌고 있는 기업들이 인디 뷰티 브랜드로 불리는 중소형 화장품 기업이라는 점에서 K-뷰티의 잠재력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에 다시 한번 국내 화장품 기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화장품, 미용 의료기기 기업을 찾는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화장품 업계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수출 지역 다변화 외에도 과감한 인수합병이 중요한 성장 전략이 됐다는 점에서다.
실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타타 하퍼’를 운영하는 ‘타파 내츄럴 알케미’와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140여 개국에 진출한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 등을 인수해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해당 국가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뷰티 브랜드를 인수하는 사례는 이 뿐이 아니다.
LG생활건강은 색조 브랜드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를, 한방 화장품 ‘조선미녀’를 보유한 구다이글로벌은 ‘티르티르(TIRTIR)’를 인수해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클리오도 올해 4월 일본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 화장품 판매업체 '두원'과 수입대행업체 '키와미'를 인수했다.
업계는 앞으로도 이 같은 과감한 인수합병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업계는 인디 브랜드의 중국 외 시장 수출 증가와 글로벌 온라인 유통 활성화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 일본, 미국으로 K-뷰티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화장품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브랜드, 유통업체 M&A 등을 통한 글로벌 유통망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얼어붙었던 국내 화장품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움직임도 다시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올해들어 모건스탠리PE(MSPE)가 메디필, 더마메종 등의 글로벌 브랜드를 통해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K-뷰티를 선도하고 있는 화장품 전문업체 스킨이데아를 인수했다. MSPE는 지난 2월 스킨이데아의 경영권을 포함한 회사 지분 67%를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 33%는 창업주 측이 보유해 향후 MSPE와 신규 경영진과 함께 회사의 성장을 위해 협업 구도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마스크팩 브랜드 ‘제이엠솔루션’으로 유명한 화장품 제조업체 지피클럽은 올해 3월 색조화장품 전문기업 '코디'를 품에 안았다. 코디는 색조화장품 OEM ODM과 화장품 용기 제조, 판매 사업을 주요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재생의료 전문기업 티앤알바이오팹은 4월 23일 코스메틱 OEM과 패키징 전문기업 '블리스팩' 인수를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블리스팩은 화장품 수탁 생산 외에 코스메틱, 의약품(동물의약품 포함), 건강기능식품 패키징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조직 재생 기반 바이오 기술에 블리스팩의 코스메틱 기술을 융합한 메디컬코스메틱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들도 적지 않다. 올해 초 화장품 브랜드 전문회사 '크레이버'가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크레이버는 스킨1004(스킨천사), 이데넬, 띰, 좀비뷰티, 커먼랩스 등 5개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으로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천사가 미국에서 인기를 얻으며 실적을 견인 중이다.
크레이버의 재무적투자자(FI)들은 올해 3월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한 약 55%의 보유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것으로 크레이버가 자체 평가한 기업 가치가 2,000억 원이라는 점에서 1,000억 원대 매물이 시장에 나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가 매물로 나왔다. 아로마티카도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김영균 아로마티카 대표와 재무적투자자 케이스톤파트너스 등의 보유분을 포함한 지분 100%를 매각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달바(d‘Alba) 운영사 '비모뉴먼트'도 잠재 매물로 꼽힌다. 비모뉴먼트는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지만 매각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장품 뿐 아니라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도 인수합병 시장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베인캐피탈이 병원용 피부 의료기기 업체 '클래시스를 품에 안고, 한앤컴퍼니가 레이저 미용의료기기 업체 루트로닉의 새로운 주인이 된데 이어 제이시스메디칼까지 인수합병 소식으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랑스의 헬스케어 투자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 아키메드(Archimed) 그룹은 최근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 제이시스메디칼 인수에 나섰다. 제이시스메디칼은 지난 2004년 설립된 미용 의료기기 업체로 코스닥 상장사이다.
아키메드그룹은 최대주주 지분 인수와 동시에 소액주주 물량까지 공개매수해 자진 상장폐지를 계획 중이다. 이에 6월 7일 최대주주인 강동환 이사회 의장과 이명훈 이사의 지분(26.44%, 2,045만 8,918주)을 매수하는 주주간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 법인 시라큐스서브코를 통해 지난 10일부터 7월 22일까지 제이시스메디칼 보통주 5572만 4838주(72.0%)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최대주주 변경과 공개매수 공시에 6월 10일 제이시스메디칼의 주가는 12,81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전 거래일 대비 2,000원(+18.59%) 오른 12,760원에 장을 마감했다.
피부재생을 돕는 의료기기 ‘리쥬란’으로 유명한 코스닥 상장사 '파마리서치'도 매각설에 휩싸였다. 파마리서치의 시가총액(6월 10일 종가 기준 1조 3,693억 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매각 시 몸값은 2조 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파마리서치 측은 지난 4월 “어떠한 매각 절차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매각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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