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송년특집] 화장품수출 사상 첫 100억달러 돌파 "글로벌 K-뷰티 수요 증가 가속화"

2024.12.20 10:21:20

'중국' 수출 둔화 속 최대 수출국 '미국' 부상 아시아, 남미 등 수출국 다변화 '기초화장품' 수출 확대 견인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올해 국내 화장품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수출시장의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미국 수출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체 수출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아시아, 남미, 유럽 등 화장품 수출시장이 다변화되면서 수출증가를 이끌었다.

 

품목별로는 고품질 성분, 혁신적인 공정,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기초화장품의 수출이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수출국 다변화 노력의 일환으로 인도, 튀르키에, 멕시코 등 신흥시장 진출 시도가 이어지면서 향후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2024년 화장품 수출 사상 첫 '100억 달러' 돌파 전망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화장품 수출액은 9억 2,1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0% 증가했다. 월별 수출액 추이를 보면 1~3월에는 7억 달러 대를 유지하다 4월 들어 8억 달러를 넘어섰고 9월에는 9억 달러, 10월에는 10억 달러를 차례로 돌파했다. 계절적 요인 등으로 잠시 주춤한 시기(6월, 8월, 11월)가 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전월 대비 성장 흐름이 이어졌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총 93억 3,200만 달러로 한 달이 남은 상황에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 84억 6,6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사실상 올해 사상 첫 '화장품 수출 100억 달러 돌파'가 확실시 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25년 보건산업 수출 전망치' 보고서에서 올해 연간 화장품 수출액을 101억 6,900만 달러로 추산했다.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은 지난 2021년 기록한 91억 8,400만 달러다.

 

화장품 등 5대 유망 소비재 수출 추이 (단위 : 백만달러, %)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5월 -8.1%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2023년 6월 증가세로 전환해 18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최장 기간 기록은 2020년 6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9개월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번 달 수출액도 지난해 12월(6억9,700만 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역대 최장 기록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2년간 화장품 수출액과 증가율 추이 (단위 : 백만달러, %)

 

 

화장품 무역수지도 호조를 보였다. 관세청이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 2,000만 달러로 반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존 최대치인 2021년 상반기 46억 3,000만 달러를 3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이 시기 화장품 수입액은 8억 5,0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규모인 39억 7,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관세청은 "화장품 회사들이 해외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에서 직접 제조, 판매하는 물량까지 고려하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한국 화장품의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하이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LG생활건강도 중국 베이징, 광저우, 일본 사이타마 등에 화장품 공장을 두고 있다.

 

ODM OEM 기업으로는 한국콜마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와 캐나다,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내년 초 펜실베이니아 제2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미국 뉴저지, 중국 상하이·광저우,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공장을 운영 중이다. 


# 미국 침체된 중국 시장 대체하며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

 

전 세계적으로 K-컬쳐에 대한 소비가 확대되면서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지역은 한국 화장품 최대 수출국인 중국 시장의 부진 속에서 실적을 견인해 수출의 반등을 이끌어냈다.

 

대륙권별로 보면 10월 누적 수출액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액은 50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9% 증가했다. 북미 지역은 같은 기간 62.1% 증가한 16억 8,000만 달러, 유럽은 26.6% 증가한 13억 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수출액(추정치) 기준으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액이 전년 대비 6.7% 증가한 60억 6,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북미가 59.4% 증가한 20억 6,000만 달러, 유럽이 27.7% 증가한 16억 1,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전체 수출액 중 비중은 아시아태평양이 59.6%, 북미 20.3%, 유럽 15.8%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수출 현황(10월 누적 기준)을 보면 중국 21억 3,000만 달러(△10.4%), 미국 15억 8,00만 달러(62.2%), 일본 8억 5,000만 달러(27.9%), 홍콩 4억 5,000만 달러(7.0%)의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국가를 포함한 상위 10개국 수출 점유율은 76.7%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대한국 화장품 수입액과 점유율 (단위 : 억달러, %)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22년 45.4%, 2023년 32.8%, 2024년(10월 누적 기준) 25.3%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중국 화장품 수입 시장은 내수 시장 침체로 인한 소비 여력 감소와 자체 브랜드의 공세로 2021년 이후 규모가 감소했다. 이 시기 대한국 수입액은 27.4% 급감했다. 이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전체 수입액 감소율 15.1%보다 큰 폭이다.

 

반면,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 크게 증대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화장품 수출 1위에 올랐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가별 수출액을 보면 대미국 수출액은 1억 7,400만 달러, 대중국 수출액(1억 6,600만 달러)보다 800만 달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 달인 8월에는 미국와 중국의 수출액 차이가 3,700만 달러로 더 벌어졌다. 미국이 두자릿 수 증가율을 지속하는 데 반해 중국이 두자릿수 하락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2024년 누계 실적에서도 미국이 중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를 활용한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 전략과 아마존, 울타뷰티, 월마트, 타겟, 세포라 등 대형 유통채널에서 한국 인디 브랜드가 대거 입점한 것이 수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 수출국 다변화 위해 인도, 튀르키예, 멕시코 등 신흥시장 개척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안정적인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수출 대상국 다변화를 위해 신흥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국은 165개로 올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국무역협회는 화장품에 대한 수요, 한국에 대한 관심도, 시장의 잠재력 등을 고려해 화장품 수출 유망 시장으로 인도, 튀르키에, 멕시코, 태국 4개국을 선정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인도는 청년층과 중산층의 소비 수요가 높아 잠재구매력을 지닌 시장으로 평가받는다.지난 2022년 한국은 벨기에, 미국, 프랑스를 제치고 인도 기초·색초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3대 수입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천연물 유래 화장품, 비건 화장품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됐다. 올해 5월 기준 한국의 대인도 화장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5%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튀르키예의 화장품 시장은 약 8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이 10% 수준이다. 최근 한류의 확산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국이 현지 화장품 수입시장 점유율 3위로 급부상했다. 무슬림 인구가 전체의 99%로 할랄, 비건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클린뷰티'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어 한국 화장품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멕시코의 뷰티 산업은 27억 6,000만 달러 규모로 세계 13위, 중남미 2위 수준이다. 한국 화장품의 수입 시장 점유율은 3%로 아직 낮지만 한류 동호회 회원 수가 세계 2위 규모임을 감안할 때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 실제로 올해 7월 기준 대멕시코 누적 수출액은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태국은 한류 동호회 회원 수 세계 3위 국가로 특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인도차이나 반도의 다른 국가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편의점에서 유통되는 중저가, 소용량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지칭하는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MENA의 화장품 시장은 2022년 기준 389억 달러로 오는 2026년 61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동 지역은 인구의 70%가 40세 미만 청년층으로 이들이 화장품 등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진출한 CJ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 웨이크메이크는 아마존, 세포라 등 현지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아이 메이크업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콜마도 UAE 정부 산하의 BPC(Business Point Consultancy)와 협력해 할랄 인증 등 현지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 MZ세대 중심 기초화장품 수요 확대가 수출 성장 견인

 

올해 K 뷰티는 트렌디한 이미지와 자연 친화적인 성분이 강조되면서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의 수요가 확대됐다. 특히 MZ세대를 공략한 한국의 인디·중저가 화장품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제품 유형별 수출액은 기초화장품이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한 55억 6,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색조화장품이 26.6% 증가한 9억 8,000만 달러, 인체세정용품이 40.7% 증가한 3억 4,000만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올해 한국 기초화장품 수출액(추정치)을 전년 대비 21.6% 증가한 78억 달러로 전망했다. 전체 화장품 수출의 76.5%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색조화장품은 25.9% 증가한 13억 달러로 추산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후 외부활동 증가와 이상 기후 인해 기초화장품 수요가 증가하고 인플루언서의 숏폼 컨텐츠를 통해 K 뷰티 제품의 성분과 활용법 등이 종합적으로 홍보되면서 수출액과 점유율이 동반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대한국 기초, 색조화장품 수입액과 점유율 (단위 : 백달러, %)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대부분 유형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이중 가장 비중이 큰 기초화장품 수출의 증가율 추이를 보면 ▲2023년 4분기 90.8% ▲2024년 1분기 76.2% ▲2024년 2분기 80.2% ▲2024년 3분기 72.7%로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도 기초화장품의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최근 3년 간 증가율을 보면 2021년 29.9%, 2022년 31.5%, 2023년 34.4%로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대일본 기초화장품 수출액은 4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했다.

 

K-뷰티에 관심이 많은 MZ세대 중심으로 발색력과 지속력이 뛰어난 색조화장품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 3분기 색조화장품 수출액은 2억 1,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19% 증가했다. 앞서 일본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한국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이 각각 2020년, 2021년에 1위에 오른 바 있다.

 



김세화 기자 kimma78@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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