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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강남역에 어울리는 프랜차이즈는?

‘용두사미(龍頭蛇尾)’ 

카페베네가 야심차게 내놓은 디셈버24의 지난해 행보에 대한 평가다.

디셈버24의 1호점인 강남역점이 지난해 12월 24일 폐점했다. 디셈버24 측이 밝힌 폐점 이유는 카페베네의 신규 사업인 제과점 프랜차이즈 입점을 위해 자리를 비웠다는 설명이다.
 
애초에 안테나숍으로 활용코자 했었기 때문에 신규 사업 전개에 따른 정상적인 조치라는 것디셈버24 측은 오는 3월 오픈 예정인 홍대점을 필두로 차근차근 계획대로 2013년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시각은 좀 다르다. 지난해 8월 오픈해 4개월여 동안 적게는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에 달하는 적자를 내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문을 닫았다는 게 중론이다.

시작부터 어려운 싸움이었다는 평가도 많다. 지난해 가장 각광받았던 신유통채널인 H&B스토어 시장에 뛰어든 롯데나 이마트 등에 비해 카페베네의 ‘급’이 좀 떨어진다는 의미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처음부터 디셈버24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실제 1호점인 강남역점이나 2호점인 사당역점의 실적이 기대 이하라는 소식이 자주 들렸다. 다양한 매체에서 강남역점은 속칭 ‘파리만 날린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2호점에 대해서는 사당역 주변 술집들이 밀집한 골목에 자리 잡고 있어 위치 선정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디셈버24 측의 폐점 배경 설명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안테나숍으로 활용했다고 하는데, 굳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거론하지 않아도 강남만한 상징성이 대한민국 어디에 있다고 단순히 안테나숍으로 활용하나.누구라도 신규 점포를 낸다면 강남역에 내고 싶어 하지 않을까? 

제과점 프랜차이즈를 위해 자리를 비웠다는 것도 그렇다. 강남역의 30년 명물이었던 뉴욕제과도 지난해 초여름 문을 닫았는데 신규 제과 프랜차이즈 때문이라니.

사업을 접은 시점도 애매하다. 12월은 모든 기업이 그 해의 사업을 정리하고 다음 해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시기다. 오픈한 지 4개월 만에 1호점이라는, 게다가 강남이라는 상징성을 버리면서 새해의 ‘알찬’ 계획을 준비한다는 건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디셈버24의 강남역점 폐점이 치밀한 전략인지, 적자로 문을 닫은 것인지는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쉬운 것은 너무 일찍 밑천을 드러내 보인 것 같다는 점이다.
 
주력 업종이 아닌 타 업종에 뛰어들 때는 그만한 각오와 준비가 필요한 법이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지 않으면 물만 흐리기 십상이다. 대기업의 화장품 시장 진출이 속속 예고되고 있는 올해, 이런 행태가 답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 가지 더, 고객과의 약속인 지난해 12월 이벤트도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문을 닫은 이유도 궁금하다. 그것도 디셈버24 측 전략적인 계획의 일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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