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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에이블씨엔씨 미샤 날개없는 추락 '첩첩산중'


[코스인코리아닷컴 신동훈 기자] 원조 브랜드숍으로 8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하며 명성을 이어가던 미샤, 2013년 들어 성장가도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2013년 매출 1위를 더페이스샵에 뺏긴데 이어 영업이익률 마져 매출액 규모 580억원인 잇츠스킨에 밀린 6위에 랭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2013년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5472억원의 매출로 4424억원의 매출을 거둔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를 간단히 누르고 브랜드숍 매출순위 1위를 차지했다.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더페이스샵은 2012년보다 18.7% 증가한 949억원 영업이익과 20.5%가 증가한 7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데 비해, 미샤는 75% 감소한 132억원의 영업이익과 70% 감소한 1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이 무려 7배나 차이가 났다.

브랜드숍 매출액 순위는 더페이스샵이 5472억원, 미샤가 4424억원, 에뛰드하우스가 3372억원, 이니스프리가 3328억원, 스킨푸드가 1746억원, 네이처리퍼블릭이 1717억원, 토니모리가 1703억원, 잇츠스킨이 530억원, 더샘이 332억원을 올렸다.
 
2013년 브랜드숍 매출 현황


영업이익률에서는 미샤의 영업이익이 떨어지다보니 영업이익률도 덩달아 낮을 수밖에 없었다. 2013년 더페이스샵의 영업이익률은 17.3%를 기록하며 크게 성장한 반면, 미샤의 영업이익률은 3.2%에 그치고 말았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미샤가 더페이스샵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문제는 매출액이 아니었다. 영업이익률만 놓고 보면 미샤는 화장품 브랜드숍 가운데 더페이스샵과 잇츠스킨,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에뛰드하우스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사업 초기부터 유지해 온 '자연주의' 컨셉을 차별적으로 포지셔닝해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차별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주의 컨셉에 부합하는 고급 제품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소비자 조사로 제품의 다양화와 고급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미샤 관계자는 "중저가 브랜드들간의 심화된 경쟁 속에서 매출성장 둔화와 광고, 판촉비 증가로 전년대비 2.2%의 매출감소와 75%의 영업이익 감소가 있었다"고 성장둔화 원인을 설명했지만 이 설명가지고는 이러한 급격한 하락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창 승승장구하던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왜 8년 만에 이러한 굴욕을 맛보고 말았을까? 2013년 미샤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소위 '약발'이 다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클라리소닉 진동 클렌저를 쫓아 클렌징브렌쉬를 야심차게 출시했으나 별다른 흥행도 못하고 광고비만 쏟아 부었다. 이렇듯 2012년 히트 화장품에 이은 이렇다할 특별한 히트작을 만들지 못해 미투데이 등 세일기간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에서는 한방화장품, 발효화장품 브랜드를 따로 런칭해 각 브랜드별로 특화해 나가는데 비해 미샤는 한방, 발효 등 잘 팔린다 싶으면 제품을 만드는 등 미샤만의 색깔이 없고 따라 만들기만 급급하다"고 따끔하게 꼬집었다.

마케팅 비용 등 광고비만 쏟아내는데 급급했지 새로운 히트상품 개발이나 이렇다할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내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분석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이나 더페이스샵 같은 경우 '자연주의' 컨셉에 맞춰 성공적으로 자리에 안착했지만 미샤는 미샤만의 스토리를 풀어 나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광고대행과 제작비용으로 전체 매출액의 1.53%인 약 68억원을 투자했지만 연구개발비로는 약 23억원만을 투자해 전체 매출의 0.57%만을 투입했다. 투자비 만을 놓고 분석하면 히트상품을 만들래야 만들 수 없는 실정인 것이 미샤의 실정이인 셈이다.


최근 1년간 에이블씨엔씨의 주가 또한 반토막이 난 실정이다. 2013년 5월 9일 58000원을 주가를 기록했던 에이블씨엔씨는 2014년 5월 9일 오전 11시 28000원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종목 토론실에서는 투자자들의 답답한 하소연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KB투자증권 이지연 연구원은 "판촉 마케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에이블씨엔씨인만큼 차별적인 경쟁력을 부각시키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중저가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을 극복할 만한 판촉 이외의 전략부재 등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매출액 2위를 기록한 미샤와 3~4위권인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의 매출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점 또한 미샤를 위협하는 잠재 요소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미샤의 하락과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의 성장 추세가 이어진다면 미샤의 2위 자리 또한 몇 년 사이 내줘야 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한편, 키움증권에서는 에이블씨엔씨의 2014년 매출액은 13.2% 증가한 5008억원을 예상하면서 국내 매출액은 4571억원으로 13.9% 성장하지만 이는 대부분 출점에 따른 성장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미샤가 다시 재도약하는 2014년이 될지, 날개없는 추락이 지속되는 2014년이 될지 주목되는 한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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