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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식약청 유기농 화장품 가이드라인 유명무실

지난달 30일 방영된 KBS '소비자고발' 유기농 화장품의 진실 편에 대한 시청자들의 분노가 식지 않고 있다.

 

제작진이 화장품 매장을 둘러보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 화장품들의 전성분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제품이 화학 성분을 포함한 채 한 성분만 유기농 인증을 받고도 100% 유기농 화장품인 것처럼 판매되고 있음을 목격한 것이다. 심하게는 발암물질을 포함한 제품도 있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경악했다. 최근 유기농 화장품을 구입했다는 네티즌 k230732는 "소비자들을 기만한 처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최근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을 표방하는 제품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관련 표시·광고 가이드라인만 있을 뿐 강제력 있는 법 기준이나 처벌할 수 있는 제재 조항이 없다 보니 시중에는 트렌드에 편승한 ‘짝퉁’ 유기농 화장품이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한 유기농 화장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기농 화장품으로 표시 광고하기 위해서는 물과 소금을 제외한 전체 구성 성분 중 70% 이상이 유기농 원료로 구성돼야 한다. 또한 제품명에 '유기농'이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기농 원료 함량이 물과 소금을 제외한 구성 성분의 95%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유기농 원료 비율이 식약청의 가이드라인에 크게 못 미침에도 유기농이라는 문구로 광고·홍보하는 브랜드는 온·오프라인 상에서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유기농산업연합회는 최근 국내 판매 중인 유기농화장품 1,000여 개를 모두 취합해 조사한 결과 식약청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는 제품은 전체의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않는 900여 개 제품 중에는 에코서트 등 해외 유명 인증을 내세운 제품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 가이드라인이 에코서트 기준으로 만들어진 점을 감안할 때 많은 브랜드가 인증 성분을 1~2개 함유한 채 제품 자체가 유기농 인증을 받은 것처럼 홍보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식약청은 지난해 제재 조항을 포함한 유기농 화장품 관련 고시를 발표하겠다고 공표했지만 이 역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여유만 부리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최근 제주테크노파크와 대한뷰티산업진흥원, 제주대학교 화장품과학연구센터가 야심차게 시작한 '국내 유기농화장품 인증 시스템 운영'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라도 식약청은 하루 빨리 규제 조항을 포함한 고시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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