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지화정 기자] "일본과 한국은 거리가 가까운 만큼 기능성 화장품 원료 분야에서도 비슷한 경향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4월 23일 코엑스 그랜드볼룸 102호에서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순천향대학교 RIC센터, 코스인의 주관으로 개최한 '2015 국제 화장품 신소재 신원료 동향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미요시 오카베 박사는 '일본 기능성 화장품 원료 트렌드'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화장품 분야에서의 오랜 경력을 토대로 현재 일본 화장품 개발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미요시 박사는 이번 세미나에서 일본 기능성 화장품 원료의 현위치와 포텐셜, 원료의 발견과 기획, 개발까지의 프로세스, 향후 일본 기능성 화장품 원료의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내놨다.
그는 일본에서 기능성 화장품은 “스킨케어 부분에 강한 효능과 효과를 가지고 있는 제품을 말하며, 보습과 세정은 기능성으로 포함되지 않는다”고 정의했다. 이어서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기능별로 미백성분과 거친 피부 개선, 생리활성, 자외선 방어, 수렴, 각질층을 유연하게 하는 성분으로 나누고 각각의 기능성 성분 작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진행했다.
특히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미백 기능성 화장품을 가장 많이 출시하는 나라로 이 분야의 연구개발도 상당히 많이 진행된 상황이다.
오카베 미요시 박사는 “기존에는 멜라닌 합성 억제 성분이나 멜라닌 분해대사 촉진이 억제되는 성분이 많이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멜라닌 합성에 지령을 내리는 사이토카인의 억제 성분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능성 화장품 원료가 될 수 있는 다섯 가지 중요 요건으로 효능과 신규성, 희소성, 인지도, 안전성을 꼽으며 그 중에서도 ‘인지도’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했다. 그는 “효능과 안전성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요소이고 여기도 인지도가 결합되면 제품의 상품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일본 오리콘커뮤니케이션즈에서 2011년 20대에서 50대까지의 여성을 대상으로 ‘스킨케어 제품 선택에 가장 중요한 점’을 조사한 결과 데이터를 제시하며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대다수 여성의 경우 효과가 있을 법한 성분이 강조된 상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즉, 기능성 화장품에 들어간 원료가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이 기관에서 2012년에 조사한 데이터에는 인지도에 대한 중요성이 더 확실하게 나타나 있다. 일본 화장품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비타민C와 콜라겐의 경우 인지도와 이해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몇 년 전 유행했던 코엔자임Q10의 경우 인지도 뿐 아니라 이해도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다.
대부분이 이 성분의 이름을 알고 있었지만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30% 정도였다. 이 때문에 원료 사용량이 정체됐다고 미요시 박사는 분석했다. 최근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는 폴라센타나 백금나노콜로이드 역시 이해도를 높이는 게 앞으로의 과제다.
그는 인지도가 이해도의 중요성에 대한 대표적 사례로 ‘달팽이 크림’을 언급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2010년 일본에서 달팽이 크림이 잠깐 유행했어요. 2009년 홈쇼핑에 나오면서 이미 유행하고 있었던 한국의 유행이 건너온 겁니다. 일본인들은 한국의 미용의료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달팽이 크림이라는 제품명 사용으로 징그러운 달팽이의 물질을 얼굴에 바르면 효과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주효했습니다"
인지도로 한 때의 유행을 만들 수는 없지만 지속적 상품성은 보장할 수 없다는 설명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그렇다면 위 다섯가지 요소를 충족할 수 있는 화장품은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
오카베 박사는 수많은 소재들과 소비자 니즈를 효과적으로 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재에는 의약품, 전통의학, 식품재료, 비개발 소재 등이 있고 일본인의 니즈는 앞서 말했듯이 미백이나 거친 피부 개선, 노화방지 등이 있다.
“저는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전통의료 소재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탐색해서 찾은 원료의 유효성과 공급 안정성을 따져 보고 이 소재를 살릴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적절한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는 여기에 더해 원료의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멸종위기종 성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요. 일본에서만 자생하는 스이젠지노리라는 해조류가 있는데 여기에서 히알루논산보다 훨씬 보습력이 높은 다당류가 발견됐어요. 일본에서 이미 상품화돼 출시됐습니다”
그는 “이런 유행들로 자생지의 환경을 보존할 수 있고 화제성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정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 “일본과 한국은 둘 다 미백 화장품 수요가 많고 식물유래성분을 많이 활용하는 등 비슷한 경향이 많기 때문에 서로 협력해 원료과 스토리를 개발해 나간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라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화장품 신소재 신원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이 업계, 학계, 관계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보였다.
이날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장원석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지난해 10월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최근 천연소재와 유기농 화장품 원료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농업 분야인 재단을 비롯해 대학, 산업계 전문가들의 주제발표를 통해서 국내외 트렌드를 조망하고 다양한 기술 정보를 공유하는 유익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장 이사장은 "앞으로 재단은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강한 특허 창출과 기술이전을 통해 고품질의 화장품 개발 기술이 실용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프레그런스저널 우노 코이치 사장은 축사에서 "한국과 일본의 화장품 기술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앞으로 코스인과 함께 다양한 화장품 정보와 연구개발 기술 분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