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필리핀 화장품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려면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그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는 현지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KOTRA 마닐라 무역관이 현지 바이어 인터뷰 및 필리핀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내놓은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산 제품은 한류 확산과 더불어 2009~2011년 사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수출단가도 높아지는 추세다.
수출 금액 기준으로 2009년 22만1,363 달러에서 2011년 57만9,221 달러로 261.7% 성장했고 중량 기준으로는 2009년 8만2,554kg에서 2011년 19만9,376kg로 241.5% 늘어났다.
필리핀 화장품 수입통계 (단위: kg, 달러)

▲ 자료 출처 : National Statistics Office(NSO), 필리핀 통계청 |
이 같은 급성장의 배경에는 한국산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필리핀 여성의 폭발적 관심 증가가 큰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필리핀 여성은 얼굴이 흴수록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높다는 통념 때문에 흰 피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에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인기 상승에 힘입어 얼굴이 하얀 한국 연예인의 메이크업 스타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 특히 한국에서 처음 유행시킨 비비크림의 인기가 필리핀 여성들 사이에서 날로 높아지면서 대형 유통 업체와 백화점 등에서 비비크림의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
최근에는 한국산 선호도 증가와 더불어 소형제품 묶음 패키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진 여러 개의 제품들을 작은 크기로 생산해 하나로 묶음 포장한 제품들이 편의점이나 대형 마켓 등에 소개되면서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현지 바이어들은 이 같은 한류의 인기와 현지 트렌드를 바탕으로 한국산 제품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층을 공략할 것을 주문한다. 이들은 특히 한국 제품은 유행에 민감한 10대 여성과 소득이 생겨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으로 외모를 가꾸기 시작하는 20~30대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수출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2011년 필리핀 화장품 수입 금액 기준으로 한국은 인근국인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 이어 15위에 불과하다.
현지 바이어들은 한국산 제품의 인지도와 인기가 날로 높아지기는 하나 아직까지 시작하는 단계임을 기억하고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계획성 있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선진국의 제품과 경쟁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꾸준한 마케팅 작업이 필수다. 또한 한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현지인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KOTRA는 이를 위해 목표 소비층별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흐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