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미선 기자] 2017년도 화장품 소비시장 상황을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는 ‘2017년 소비 트렌드’ 정보가 공유됐다.
코스인과 한국화장품공업협동조합, 순천향대학교 BRTC, 지에프씨는 11월 23일, 2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글로벌 이슈, 2017 화장품 시장 현황과 전망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2016년 국내외 화장품 분야 이슈 리뷰와 2017년 전망을 공유하는 이번 컨퍼런스에는 수많은 변화에 직면한 화장품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국내외 화장품 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컨퍼런스 첫날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전미영 연구교수는 ‘최근 소비 트렌드 변화와 화장품 기업의 대응’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전미영 연구교수. |
전 교수는 우선 내년 경제상황에 대해 “미국의 금리인상과 트럼프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 일본과 중국의 근린 궁핍화 환율정책, 브렉시트와 EU 갈등 등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변화로 인해 내년 한반도 등 경제상황은 한마디로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2017년 경제는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고 있는데 엔진이 고장 난 조각배에 선장도 구명정도 보이지 않은 형국”이라고 정리하면서 “자동차나 철강 등 기존 한국의 성장엔진이었던 주요 산업들이 정체돼 있는 가운데 화장품 뷰티 산업이 또 다른 성장엔진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전미영 교수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시대라고 해도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상품이 없는 것일 뿐 물건이 팔리지 않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한층 달라진 소비 트렌드를 공개하면서 "이같은 추세에 대응한 화장품 업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2017년 한국의 소비 트렌드 키워드 10으로 ‘욜로 라이프’, ‘B+ 프리미엄’, ‘픽미세대’, ‘캄테크’, ‘영업’, ‘1코노미’, ‘바이바이 센세이션’, ‘수요중심시장’, ‘경험 is 뭔들’, ‘각자도생의 시대’를 꼽았다.
첫 번째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된 ‘욜로 라이프(YOLO Life)’는 기약하기 어려운 불안한 미래 속에서 오히려 현재에 집중해 지금을 즐기자는 ‘까르페디엠’의 현대판으로 해석된다.
전 교수는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면서 현재의 삶에 집중하자는 욜로 라이프가 전 세계에 걸쳐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에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던 기존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감각지향적이고 현재지향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성향의 욜로 라이프 형태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 교수는 이런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삶의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체험지향적인 스킨십 마케팅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 번째 키워드로 선정된 ‘B+ 프리미엄’은 기존의 대중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입혀 업그레이드한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올해는 유난히 가성비를 강조한 제품이 인기를 얻은 한 해였다”면서 “앞으로는 가격대를 낮춤으로써 가성비를 올리는 것이 아닌 가치를 높임으로써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B+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예로 샤오미 등 중국의 저가 브랜드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우면서 무서운 속도로 국내 관련 브랜드들을 추격해 오는 지금 이 시기에는 가격으로 맞서기보다는 오히려 이같은 B+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올리며 제 값을 받음으로써 시장 경쟁에서 우위에 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며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경쟁자로 떠오른 중국 로컬 화장품 기업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B+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로 제시한 소비 트렌드 키워드인 ‘픽미세대’는 스마트폰을 쥐고 태어난 디지털/모바일 세대로 뛰어난 스펙은 갖췄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택을 받아야 하는 고단한 세대를 일컫는다.
전 교수는 “픽미세대를 대표하는 현대의 20대들은 실질적인 소비에 집중하고 공유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등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소비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돈이 없기 때문에 기업에 있어서는 매력적인 소비자가 되진 못하지만 픽미세대의 유행은 30대와 40대, 50대로 파급 효과가 높으므로 기업들에게도 중요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전 교수는 ‘영업’과 ‘1코노미’, ‘수요중심시장’, ‘경험 is 뭔들’ 등 소비 트렌드 키워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영업’이라는 키워드에 대해서 전 교수는 “온오프 시장 구분이 없어지면서 영업이라는 업무 분야에 대한 필요성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오히려 이같은 시장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영업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O2O가 범람할수록 고객을 대면하는 유일한 통로는 영업사원밖에 없다는 것이 그 이유로 향후 영업도 과학기술과 융합한 ‘스마트 영업’으로 혹은 영업과 유통채널이 융합한 다중채널 영업, 그리고 영업과 컨설팅이 융합된 종합 컨설턴트 세일즈 컨설턴트 등으로 한층 진화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섯번째 키워드인 ‘1코노미’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혼술’, ‘혼밥’으로 대변할 수 있는 개념으로 혼자가 편한 ‘얼로너(Aloner)’를 뜻한다. 혼술, 혼밥 등의 용어가 유행할 만큼 1코노미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발맞춰 기업들은 모바일 중심의 채널유통을 활용하고 1인 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 영역이 기존의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는 현상도 2017년 대표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꼽혔다. 수요의 요구에 맞춰 공급자가 움직이는 카카오 택시가 그 대표적인 예다.
전 교수는 “이제 수요가 공급을 만들어 나가는 추세로 변할 것”이라면서 “많이 파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수요층을 공략하고 ‘수요 중심 시장’으로의 변화 속에서 공급자와 생산자가 공생하는 시장의 틀을 짜야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상점이나 가게가 기존과 같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에서 경험을 주거나 제품을 소개하는 곳으로 시장의 법칙이 바뀌며 소비에서 체험의 경계가 확장된다는 개념의 키워드인 ‘경험 is 뭔들’도 2017 주요 소비 트렌드로 소개됐다.
이러한 경험 소비의 장소로서 가게와 상점은 유통공간에서 놀이공간으로 변화하거나 혹은 비일상적 체험 공간으로 한층 진화하고 있으며 더욱 AR과 VR을 이용한 가상의 실제 체험이 이뤄지는 곳으로까지 변화하고 있다.
전 교수는 “이런 소비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에게 시간을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디 필요하다”면서 “매출에 연연하지 말고 손님들이 계속해서 찾아오고 머물게 할 수 있도록 공간과 체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와 관련해 소비자들이 이미 체험했던 경험을 재가공해서 이를 공급하는 방법 등으로 우리들의 마케팅 전략도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전미영 연구교수 외에도 WK마케팅그룹 한태수 마케팅전략연구소장,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정책과 권오상 과장, 셀트리온스킨큐어 마케팅본부장 노석지 상무,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산업학과 김주덕 교수, 동국대학교 화공생물학과 박장서 교수, 크로다코리아 영업개발 최은영 상무이사 등 화장품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 2017년 화장품 시장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