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 ODM 기업들이 지방에 위치한 생산공장에 있던 연구소를 속속 수도권으로 이전하고 있다.
‘영업’과 ‘연구’를 수도권에 통합 운영함으로써 기업의 마케팅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이전 기업들의 사후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어서 이 같은 OEM ODM 기업들의 연구소 수도권 이전은 지속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나우코스는 세종시에 있던 연구소를 서울사무소를 확장하면서 이전했다. 12월에는 제닉이 화성에 있던 연구소를 서울 본사로 이전했다.
올해에는 코스메카코리아와 하나코스의 연구소 이전이 계획돼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3월쯤 서울사무소와 음성에 있는 연구소를 합칠 예정이다. 장소는 판교로 결정됐고 이전 시기만 조율 중이다.
하나코스도 3월 횡성 연구소를 서울사무소와 합친다. 특히 하나코스는 올해 전략기획팀을 부활시켜 연구소와 함께 마케팅과 연구력을 서울로 집중할 계획이다.
이 같은 연구소 수도권 이전 추세의 배경은 우수한 연구인력 확보와 마케팅과 R&D분야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 기업이 연구소를 이전 후 연구소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데, 이 때 ‘수도권’이라는 프리미엄은 우수한 연구인력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이전한 나우코스의 경우 현재 16명의 연구인력(연구원 + 지원인력) 중 2명을 서울 이전 후 충원했다.
나우코스 관계자는 “연구소를 이전하면서 팀장급으로 2명의 연구인력을 보강했다”며 “근무지를 서울로 모집하다보니 본사에서 진행할 때보다 우수한 인력들이 많이 지원한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서울 본사로 연구소를 이전한 제닉도 연구인력 20명 가운데 1명은 이전 후 뽑았다. 제닉 관계자는 “아직까지 신입 연구원 1명만 늘린 상태지만 향후 인력을 더 충원할 계획”이라며 “아무래도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화성보다는 서울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제닉은 이런 장점을 극대화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의약외품 제조업소로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 코스맥스 R&I센터 |
연구소와 영업부서를 한 곳으로 통합해 운영함으로써 얻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 이상이라는 게 이전 기업들의 평가다.
나우코스 관계자는 “연구원과 비연구 직원 간의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면서 거래처와 긴밀한 협조가 강화됐다”며 “고객사 요구에 대한 빠른 응대와 피드백 등이 가능해져 연구소 이전으로 영업력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제닉 관계자는 “연구소가 서울 본사로 올라오면서 연구원과 본사 직원 간에 스킨십이 가능해졌다”며 “연구원들도 신제형 등 다양한 영업 관련 제안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상호 피드백과 푸시가 빨라 회사가 하나의 방향성으로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다”고 말했다.
코스메카코리아와 하나코스도 이 같은 장점을 기대하면서 올해 연구소의 수도권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올해 3월경 연구인력 80여명과 서울사무소 마케팅 인력을 합쳐 판교에 새로운 둥지를 틀 계획이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서울사무소와 본사 연구소가 유선 상으로 의사소통을 하다 보니 가끔 정보 오류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고 의사결정 시간도 더뎠다”고 이전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판교 이전통합을 통해 우수한 연구인력을 상시 충원해 연구개발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연구소와 영업부서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고객사에 대한 빠른 응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코스는 3월 가산동 서울사무소와 횡성 연구소를 통합한다. 약 22명의 연구인력과 전략기획팀이 서울로 올라오게 돼 명실공히 서울사무소가 연구와 마케팅의 핵심 기능을 수행할 전망이다.
하나코스 관계자는 “서울 이전 후 연구인력 충원을 통해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전략기획팀을 통해 고객사에 대한 토탈 서비스를 펼칠 계획”이라며 “이 같은 업무 강화 및 시너지 배가를 통해 고객사에 대한 스피드 서비스를 제공, 마케팅력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연구소 이전의 효시는 코스맥스다. 코스맥스는 2011년 6월 화성에 있던 연구소를 판교 본사로 이전했다.
당시 유희창 사장을 기술연구원(코스맥스 R&I 센터) 원장으로 초빙해 중임을 맡긴 후 기존 스킨케어 연구소, 메이크업 연구소, 한방화장품 연구소에다 해외 화장품 연구소를 신설하고 기반기술 연구소를 확대 개편하면서 5개 전문연구소 체제로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코스맥스는 5개 전문연구소 체제를 갖추고 R&I 센터를 통해 각 담당 분야에 대한 전문화 연구와 더불어 각 연구소 간의 통섭을 조율하는 방법으로 기존 연구개발 부문 강화는 물론 컴파운드 제품 개발 역량까지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업계로부터 받고 있다.
이전 당시 80여명이었던 연구인력은 현재 100명을 넘어섰다. 올해에만 15명의 신규 인력을 충원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