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012년 실적 발표 이후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어닝 쇼크’로 불릴 만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업계의 예상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한 달간 9.5%나 빠진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8일 998,000원까지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2012년 2월 15일 이후 거의 1년 만에 황제주의 상징적 저지선인 1백만원대가 무너진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12일 종가 984,000원을 기록하면서 2월에만 11.2%나 급락했다. 올해 1,216,00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42일 만에 20% 이상 폭락한 셈이다.
2013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주가 동향 (단위 : 원)

▲ 증감율 : 1월 31일 종가/2월 12일 종가 |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해 4/4분기 실적 부진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2년 4/4분기 매출액이 8,074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3억원을 올려 –48% 떨어졌고 당기순이익 320억원을 기록해 무려 –63%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12년 전체 실적에서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 성장했지만, 당기순이익은 8%나 떨어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비화장품계열사인 태평양제약의 매출(+ 1%)과 영업이익(+ 17%)이 전년에 비해 모두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화장품 부문이 전체 그룹 실적 부진의 주범인 셈이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중국과 아세안 등 성장 시장 마케팅 활동 확대 및 프랑스 법인 구조조정을 위한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이익 성장률이 둔화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올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이 같은 주가 추락은 LG생활건강과 비교해 보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LG생활건강도 지난달 22일 업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2012년 4/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후 나흘간 14% 가량 주가가 떨어지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주가는 12일 종가 591,000원으로 올해 초보다 10.2%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올해 전체 화장품 기업의 평균적인 주가 하락률보다 적은 폭의 내림세다.
또한 지난 8일간 연속 하락한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LG생활건강은 지난 10일간 ±2% 대에서 안정적인 추가 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차이점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LG생활건강 2012년 4/4분기 실적 (단위 : 억원)

▲ 증감율 : 전년 동분기 대비 증감율 |
또 하나 주목할 사항은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의 고성장이다. LG생활건강의 2012년 화장품 부문은 매출액은 1조4,790억원(전년 대비 20.5%)으로 전체 매출 비중의 37.9%를 차지하는데, 영업이익은 2,122억원(전년 대비 25.3%)으로 거의 절반(47.6%)에 육박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기대에 못 미치는 4분기 실적 부진은 생활용품과 음료의 부진에 따른 것으로 화장품 부문이 전체 이익률을 깎아먹은 아모레퍼시픽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의 매출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지속적인 양사의 화장품 부문 이익률 차이가 향후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