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롯데의 드럭스토어(H&B숍 포함)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3월 중순경 ‘롯데H&B’란 타이틀로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롯데H&B는 6월까지 20개 이상, 올해 안으로 50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주력 부문은 오가닉 내추럴과 메디컬 분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브루조아(색조), 눅스(내추럴) 등의 브랜드 입점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첫 매장은 홍대 쪽이 유력하다. 그동안 강남역 인근과 잠실 롯데백화점 등이 함께 물망에 올랐지만 최종적으로 홍대가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매장 위치는 홍대 전철역 입구 근처로 파악된다.
특별한 점은 2개 매장이 동시에 오픈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홍대에 크고 작은 2개의 매장을 오픈하거나 홍대와 신촌에 각각 1개씩의 매장을 내는 두 가지 안을 가지고 수뇌부의 최종 결정만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H&B가 본격적으로 드럭스토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디셈버24의 철수로 주춤했던 드럭스토어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띌 전망이다.
업계에서 150개 매장 이상을 확보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하는 것을 감안하면 롯데H&B가 매우 빠른 속도로 매장을 넓혀 나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는 현재 롯데슈퍼 사업본부 소속으로 돼 있는 롯데H&B를 향후 독립 사업본부로 육성시킨다는 목표로 집중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 업체들과의 불꽃 튀는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첫 격전지는 홍대다. 기존 CJ올리브영을 비롯해 GS왓슨스, 이마트 분스 등에다 오는 21일에는 농심 메가마트의 판도라 6호점이 오픈하고 롯데H&B까지 가세하면 국내 유통 공룡들이 모두 홍대 쪽에 모이게 된다.
대형 유통사들의 주력 업종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향후 시장 경쟁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형마트와 SSM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무제, 사전입점예고제 등의 규제를 받고 있고, 편의점은 신규 출점거리 제한(250m) 등의 규제에 묶여있는 반면 드럭스토어는 이를 피했기 때문이다.
롯데 진출에 대한 업계 반응은 기대와 냉담함이 교차하고 있다. 대형 유통사의 본격 가세에 따른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롯데와 맞먹는 유통 공룡인 이마트 분스의 지난해 행보와 디셈버24의 ‘학습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유통 채널로 각광받는 드럭스토어 시장에 롯데 같은 대기업이 뛰어드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아무리 롯데라고 해도 단시간 내에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