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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잘나가는 홈쇼핑 화장품, 중소업체 이득은?

높은 수수료, 불리한 시간대 슈퍼갑 관계 개선 시급




대기업이 장악한 시판 유통의 대안 창구로 브랜드 홍보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홈쇼핑사가 과도한 수수료율과 자사에 유리한 강압적인 계약 조건 등으로 중소업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홈쇼핑 화장품 시장은 지난해 전년대비 10% 이상 성장을 보인 이후 올해 상반기에만 3000억원을 돌파하며 불황에도 매출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홈쇼핑에 진출하려는 중소 화장품업체도 증가하고 있는데 문제는 홈쇼핑사의 요구 조건이 까다로워 그 부담이 고스란히 업체의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중소업체들은 ‘홈쇼핑 문턱이 중소기업에겐 너무 높다’며 구체적인 어려움으로 ‘높은 수수료율, 초기 투자비용 부담, 재고 부담’을 꼽았다. 

화장품 중소업체 N사 관계자는 “홈쇼핑사가 수수료를 중소기업에게 더 불리하게 책정하고 있다”며 “과거 35%에서 최근 40~50%대로 수수료가 대폭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소 5000~8000만원에 이르는 사전 제작비용 역시 업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전 제작비용은 수수료에 포함되지 않은 금액으로 화장품의 경우 효능, 효과를 입증할 임상실험과 방송용 영상제작 등인데 임상실험에 평균 2000~3000만원, 영상제작에 3000~5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불리한 시간대, 무리한 사은품 요구도 문제

높은 수수료율과 초기 투자비용을 감안하고 방송을 진행하더라도 중소업체들은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한다.

CC크림으로 방송 4회에 걸쳐 완판 기록을 세운 L사는 높은 판매율에도 불구 지난 9월 방송에서 새벽 6시대에 편성되는 굴욕을 겪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황금시간대로 갈수록 수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불리한 시간대라도 편성을 잡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업체의 경우 홈쇼핑사가 위험 감수를 위한 자구책으로 ‘정액제’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판매 실적을 예측하기 힘든 중소업체 제품과 신상품의 경우 홈쇼핑사가 정액제를 요구하는 것은 업계에서 관례로 통한다. 

정액제는 방송 전 매출목표액을 잡고 목표액에서 사전에 정해진 수수료율을 업체가 지불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시간대별 매출 목표액이 다르게 책정돼 황금시간대에 들어가기 위한 업체 부담이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황금시간대 매출 목표액을 5억원으로 잡고 수수료율을 40%로 책정했을 경우 실제 매출액과 상관없이 업체는 수수료로 2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대다수 중소업체들이 매출 목표액이 낮은 시간대로 방송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실제 매출액에서 수수료를 지급하는 ‘정율제’는 업체 부담은 적지만 예상보다 높은 매출액을 달성했을 경우 그만큼 많은 수수료를 홈쇼핑사에 지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문제는 홈쇼핑사들이 높은 판매 수익이 예상되는 대기업 제품에는 ‘정율제’를 매출 부진 리스크를 가져가야 하는 중소기업 제품에는 ‘정액제’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홈쇼핑 관계자는 “브랜드 홍보가 절실한 중소기업의 경우 홈쇼핑 편성을 일종의 광고로 이해해 먼저 정액제를 요구하는 회사도 있다”며 “중소기업이라고 무조건 정액제로 강요하는 게 아니라 상품 홍보, 재고 소진 등의 이유로 협력사가 원하는 경우 정액방송을 진행한다는 내부지침에 따르고 있다”고 답했다. 

수수료율 인상과 관련해서도 “연간 영업이익 정도의 금액을 송출수수료로 내고 있는데다 방송발전기금도 내야 하는 등 홈쇼핑사의 부담도 크다. 송출 수수료가 올라 그게 반영된 결과다. 부담을 협력사에 주는 게 아니라 방송을 현실화하기 위해 형성된 수수료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방송 불발 따른 재고 부담은 또 다른 난관 

방송에 따른 재고 부담은 홈쇼핑 진출의 또 다른 난관으로 지적된다. 

과거 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다 현재는 다른 판매 채널을 찾고 있다는 K사 관계자는 “이익을 포기하고 브랜드 홍보를 목적으로 홈쇼핑사를 찾는 업체도 많다. 하지만 홈쇼핑사가 제시한 매출 목표액이 안나오면 2회, 3회 방송을 기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 3차 방송 불발의 직접적인 피해는 재고 부담으로 나타난다”며 첫 방송을 위해 홈쇼핑사에서 요구하는 수량에 맞춰 제품을 주문해놨는데 판매율 부진과 높은 반품률 등의 악재가 겹치면 상당수 제품이 재고로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소업체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도 낮아 재고 제품을 소진할 다른 유통채널을 찾기도 힘들다는 점이다. 

또 홈쇼핑사가 원하는 매출액을 맞추려면 풍성한 구성과 사은품을 넣을 수밖에 없는데 이 역시 모든 부담은 업체가 지게 된다.

그는 “갑은 하나도 손해를 안본다. 홈쇼핑사와 중소기업은 갑을관계가 아니라 슈퍼 갑과 을 관계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매출이 저조하면 다음 방송이 어렵다는 지적과 관련 홈쇼핑 관계자는 “방송이 잘 안되면 우리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판매가 부진했던 상품은 보완점을 체크해 구성을 변경하는 등 협력사와 협의 과정이 분명히 있다”며 “부진한 상품을 버리는 게 아니라 다시 살리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2차 방송에서도 실패 시 인터넷 쇼핑몰로 유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홈쇼핑사는 매년 정부로부터 재승인을 받아야 영업을 할 수 있다. 재승인 시 권고안으로 중소기업 편성 비중이 나와 있고 이를 지키고 있다”며 “황금시간대에 중소기업 편성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수료율 상한선 지정 등 정부 관리방안 개선해야 지적

K사 관계자는 “홈쇼핑 수수료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면 홈쇼핑사와 대기업만 먹고 사는 결과가 나온다”며 “홈쇼핑사가 브레이크 없는 이윤 추구를 못하도록 정부가 나서 ‘중소기업 수수료율 상한성 지정’ 같은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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