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월 1일 방송된 KBS 소비자리포트 방송 캡처. |
[코스인코리아닷컴 신동훈 기자] 세균을 막아 준다는 항균치약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충격적인 실태가 공개됐다.
지난 8월 1일 KBS 소비자리포트
는 항균치약의 위험한 실체를 공개했는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두번째로 많은 양의 치약을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약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한다.
방송에 출연한 양씨는 어느날 양치질을 하다가 갑자기 입 안에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처음에는 잇몸이 약해진 모양이라고 생각했지만 바늘로 쿡쿡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은 양치질을 할 때마다 몇 개월 동안 계속됐고 이에 혹시 치약 때문은 아닐까 의심하며 다른 치약을 사용해 보자 통증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고 한다.
그런 현상은 양씨 뿐이 아니었는데 해당 치약이 출시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많은 소비자들이 잇몸이 헐거나 쑤시고 타는 듯한 통증을 느꼈던 것이다. 제조사는 치약 성분에는 문제가 없으며 개인의 특성 때문이라고 책임을 회피했었다.
그러던 지난 4월 치약에 문제가 없다던 제조사가 해당 제품을 리뉴얼해 새로 출시한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리뉴얼 후 더 이상 부작용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뉴얼된 제품에는 이전 제품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이 있었다.
기존 제품에서 합성항균제인 트리클로산을 쓴다고 강조한 것과 달리 새 제품에는 트리클로산 대신 마그놀리아라는 항균 성분을 쓴다고 표기한 것. 바로 이 트리클로산이 문제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이유이다.
트리클로산이란 살균, 살충 작용을 하는 화학물질이다. 최근 국내외에서는 트리클로산의 유해성을 입증하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충북대 수의과대학에서는 쥐에 트리콜로산을 투여해 이 물질이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 내기도 했다.
트리클로산은 유방암, 불임 등의 위험성을 높이고 심장 수축, 갑상선 기능 저하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리클로산 뿐 아니라 대부분의 치약과 화장품의 방부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파라벤 역시 문제라고 지적한다. 파라벤은 한 번 흡수되면 몸 속에 고스란히 누적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희대 치과대학 박용덕 교수는 "파라벤은 보통 우리인체에 오랫동안 혈류에 누적된다. 아이들 같은 경우 성장하는 세포 속에 누적이 되기 때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2012년 식약처 조사결과 조사대상 어린이와 청소년 90%가 소변에서 파라벤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특히 양치를 많이 한 어린이일수록 파라벤 검출 농도가 더욱 높았다는 것에 충격을 주고 있다.

▲ KBS 소비자리포트 방송 캡처. |
지난 20여년간 화장품 업계에 종사해온 방부력 시험분석 전문가인 김정근 프로피드연구실장은 "소비자들한테 최소한의 방부제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부제는 천연이든 합성이든 조금 쓰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 강조했다.
소비자 리포트의 취재 결과, 국내 생산되는 대다수 치약들이 99.9% 항균 기능을 내세우면서 트리클로산과 파라벤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치약의 성분 표기 규정 조차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갑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계 선진국에서는 트리콜로산과 파라벤을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는 트리콜로산 사용 금지 법안을 제정했고 일본은 화장품 내 트리콜로산을 0.1%로 규제했다.
캐나다는 토리콜로산 포함 살충제 유통을 금지시켰고 유럽연합은 트리콜로산 함유 화장품 수입 금지는 물론 파라벤류 5종을 사용금지했다.

▲ KBS 소비자리포트 방송 캡처. |
한편, 이같은 선진국의 움직임에 따라 식약처는 지난 8월 3일 페닐파라벤, 클로로아세타마이드 등 보존제 2종에 대한 화장품 사용금지를 행정예고했다. 이번 내용은 연말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벤질파라벤과 펜틸파라벤은 이미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상태"라며 "이소프로필파라벤과 이소부틸파라벤은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된 성분이지만 EU 기준이 새롭게 나온 만큼 다시 한번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위해성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