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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가발산업 고부가가치 아이템 육성정책 필요하다"

국회 '국내 가발산업 발전 토론회' 각계각층 전문가 발전 방안 제시


[코스인코리아닷컴 지화정 기자] 60, 70년대에 최고 전성기를 누리다 사양산업이라는 오명으로 암흑기를 맞았던 가발 산업이 최근 고부가가치 산업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향후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대한가발협회와 가발두피산업협동조합이 주관하고 산업통상부가 후원하는 '국내 가발산업 발전방안 마련 토론회'가 4월 9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열악한 국내 인식과 제조환경으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만큼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과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신학용 의원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인 김동철 의원, 전순옥 의원(소상공인정책연구소 소장)이 축사로 국내 가발 산업의 발전과 비전을 기약했다.
 
토론회는 손지연 교수(한국영상대학교 헤어디자인과)의 사회로 장수만 교수(신라대학교 학점은행제 미용학과)가 국내 가발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제기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서 손향미 교수(용인송담대학교 뷰티케어과), 정용성 교수(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헤어디자인과), 이인호 국장(산업통상자원부 디자인생활산업과), 이민경 대표((주)엠프파트너스), 박연출 회장((주)픽앤웨어), 이현준 이사장(대한가발협회) 등이 발표자와 토론자로 나서 국내 가발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인재 육성 방법과 정부 지원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내 가발 시장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클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이번 토론회를 기획한 신학용 의원은 "우리 전통 산업이었던 가발이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수 있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가발산업의 비전을 찾아보자"고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다"는 말로 축사를 시작한 김동철 의원은 "60년대 저임금 대량산업 방식의 가발산업에서 이제는 인식을 바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고 국회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순옥 의원 역시 가발산업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사업이라고 말하며 "융복합 시대에 새로운 가치가 있는 패션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이번 토론회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토론은 전반적으로 60, 70년대 전성기를 누리던 가발산업의 쇠퇴와 당시 최고 기술력을 보유했던 인력의 해외 유출에 대한 안타까움이 저반에 깔려 있었고 이로 인한 영세하고 열악한 환경과 부정적인 인식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8년 전 현대백화점까지 입점하며 전국적으로 19개의 여성 패션용 가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엠프파트너스의 이민경 대표는 이제 가발을 패션으로 보고 용어부터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방이 카페로, 주방장이 쉐프로, 미장원이 헤어숍으로 바뀐 것처럼 '가발'이라는 용어도 미화시킬 필요가 있어요. 트렌디하고 패셔너블한 용어로 20, 30대의 젊은 친구들을 사로잡아야 부정적인 인식도 바뀝니다. 물론 용어뿐 아니라 비주얼적인 면도 그렇게 바꿔가야 합니다."

실제로 엠프파트너스에서는 가발 매장을 '위그숍'으로 가발 생산자를 '위그디자이너'로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렇게 작은 기업들이 힘겹게 가발 패션화 작업을 시작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자원부 이인호 국장은 "실제로 작년부터 '생활산업고도화전략'을 실시해 제조업을 단지 기술뿐 아니라 디자인, 컨텐츠, 서비스가 추가된 대상으로 인식해 이에 대한 지원 전략을 발표한 적이 있다"며 "생산이나 유통 등은 저임금 생산이 가능한 국가로 넘기고 기획이나 디자인, 개발 등 고부가가치 분야를 한국에서 담당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경 대표는 '핸드 메이드=고가'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중,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고품질의 'Made in Korea'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반박했지만 전반적인 부분에서는 공감을 나타냈다.


가발 산업에서 특히 큰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전문인력 수급이다. 이에 대해 손향미 교수는 가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는 것이 시급할 것 같다며 "20대 여성이 대부분인 학생들은 중년을 대상으로 한 가발시장에 잘 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정용성 교수 역시 공감하며 "산업체가 바로 업무에 투입이 가능한 경력자만을 요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 등 매스미디어를 통한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대한가발협회 이현준 이사장은 "소년원의 청소년들을 외국에 있는 원사 제조 한인 공장으로 파견해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국인들 오랫동안 닦아온 숙련된 기술을 외국인들에게 모두 뺏기기 전에 인재 양성 교육과 국내 가발산업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의 가장 큰 성과는 음지에서만 제기되던 문제점이 양성화됐다는 것이다. 

전순옥 의원은 "패션을 누리는 사람들은 점점 비싼 아이템을 찾는데 그걸 만드는 이들은 가장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데 가발 분야도 마찬가지"라며 "가발을 패션으로 인식을 전환할 수 있게 정부의 여러 부처가 협력해 지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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