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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우주부종’으로 얼굴매력 비밀을 풀어 본다

얼굴연구소 조용진 박사 "우주에서는 얼굴의 매력, 미모도가 달라진다"

[얼굴연구소 조용진 박사] 2008년 4월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엄밀히 말하면 우주과학자 이지만 편의상 그냥 우주인이라고 부른다)박사가 우주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했다.

그 중 한 가지는 우주에서 얼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관한 실험이었다. 이 실험은 필자가 만든 1kg짜리 소형 등고선 촬영장치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재하는 동안 시간 간격을 두고 얼굴을 촬영해 얼굴의 표면 형상변화를 계량적으로 밝히는 실험이다.

우주에 가면 얼굴이 붓는다. 이를 우주부종(宇宙浮腫)이라고 부른다. 우주에서는 중력이 극히 적다. 지상에서 직립생활을 매일 2/3씩 16시간하는 동안 체액이 하체로 몰리지만 우주에서는 거꾸로 체액이 위로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서 얼굴이 붓게 된다. 이 같은 사실은 관심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떤 속도로 어느 부위가 어떻게, 얼마만큼 붓는지에 대해서는 당시 우주인이 480명이나 나온 미국에서도 밝히지 못한 일이었다.

우주부종은 지구궤도에 올라간 약 8분후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지구궤도에 올라가서 돌다가 ISS에 옮겨 탈 때까지 3일 동안 계속되고 우주정거장에 체재하는 동안 4일간 지속된다.

이후 다시 귀환선에 옮겨 타 3일 동안 돌다가 내려오므로 이륙 직후부터 착륙 때까지 중력에 의한 얼굴의 변화는 계속 일어나게 된다. 이 중 등고선 촬영장비를 설치하여 촬영할 수 있는 기간은 ISS에 머물고 있는 약 4일이 주어졌다. 4월 8일 이륙하여 11일부터 하루 간격으로 촬영한 사진 중 7일 째 사진을 보면 얼굴이 붓기는 부었는데 예쁘게 부었음을 알 수 있다.

같은 사람이 단 7일 만에 화장품도 사용할 수 없고 의사도 없는 우주선에서 성형수술을 받았을 리도 없고 갑자기 교양이 높아지거나 인격이 갑자기 훌륭해질 틈도 없는 터에 단지 중력한가지만 바뀌었는데도 미모도, 즉 매력도가 갑자기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우주에서의 얼굴변화는 7일 만에 일어나 사진에 찍힌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상의 얼굴과 우주얼굴을 계량적으로 비교했을 때 얼굴의 어떤 변화가 매력을 만들었는지, 매력도를 상승시켰는지를 설명할 단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그 변화를 인위적으로 일으킨다면 매력도를 인위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우주에서 이마의 발제선이 올라간다. 지상에서는 눈꺼풀이 쳐지고 얼굴피부 전체가 아래로 쳐지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하여 항중력(抗重力)작용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중력이 약한 곳에서는이 작용이 상대적으로 커져서 후두근의 수축으로
인한 두피 전체가 상승하는 현상이 생긴다.



▲ 우주에서의 얼굴 변화 비교.

이에 따라 눈썹도 따라 올라가면서 위치가 달랐던 양 눈썹의 높이가 가지런해지고 눈두덩의 넓이가 넓어 보이게 된다. 따라서 좌우 차이가 있던 쌍꺼풀 두께도 더 커지고 같게 된다. 마치 ‘이마거상술’을 받은 것처럼 이마의 발제선이 올라가서 이마와 눈썹이 올라가면 중년부인들의 인상이 고상해지는 것 같은 변화가 일어 난 것이다.

또 딱딱한 눈구멍 뼈에 갇혀 있는 안구와 검은동자는 자기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얼굴피부가 전체적으로 올라가므로 아랫눈시울이 검은동자의 아래를 덮어 가리게 된다. 이와 함께 위 눈시울이 상승하면서 덮여있던 검은동자의 위부분이 노출되어 마치 아기들의 눈처럼 변하게 된다.

아기들은 아직 중력에 의한 얼굴피부 쳐짐 현상이 없기 때문에 상하 눈시울의 중간에 동공이 위치해 있고 검은 동자가 눈 중간에 가득 차 있어 흰자위가 적게 차지한다. 이마에 마치 지방성형술을 받은 것 같은 효과도 일어난다. 부종에 의해 피하에 체액이 몰리므로 피부의 텐션과 전두골표면 굴곡과의 사이에 물리적 압력이 알맞게 조절되어 이마가 볼록해지면서 표면은 평탄해지는 것이다.

물론 뺨도 올라붙으므로 뺨의 볼록점도 상승하여 통통해지고 피부가 당겨 올라가 턱선을 끌어 올려 이른바 ‘V라인’이 된다. 여기에 코가 짧아지고 뾰족하게 높아지면서 너비는 좁아진다. 입술도 좌우길이가 줄고 앞으로 뾰족하게 나오면서 인중이 짧아진다. 비폭을 축소시키면 자연히 코끝이 뾰족해지는 것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특징은 실은 모두 유아의 얼굴특징이다.

요약하면 우주에서의 얼굴변화는 종합 성형수술을 한 번에 성공적으로 받은 것 같은 얼굴이 된다. 우리는 ‘볼록하고 표면이 평탄한 이마’, ‘좌우 대칭의 눈썹’, ‘넓은 눈두덩’, ‘쌍꺼풀이 있어 크게 뜬 눈’,‘검은 동자가 눈시울로 가려지지 않고 많이 보이는 눈’, ‘볼록한 뺨’, ‘짧고 오똑한 코’, ‘짧은 인중과 작고 도톰한 입술’을 우그러져 굴곡이 있는 이마, 좌우 비대칭의 쳐진 눈썹, 짝눈, 쳐진 뺨, 길고 넓은 코, 긴 인중, 큰 입의 얼굴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보도록 배워서가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보도록 이미 마련 되어 있고 인간사회에서는 서로 그렇게 보니까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주얼굴의 변화에 대한 매력도의 증가현상은 유아형 얼굴에 대해 더 쾌감이 증가하도록 이미 마련된 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얼굴의 매력을 과학해 보면, 나를 ‘홀리는’ 그 힘이 실은 상대의 얼굴에 있지 않고 자신의 뇌 속에 이미 존재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매력(魅力)이란 말을 한자로 보면, 귀신 ‘귀鬼’자가 들어 있으므로 우리말로 “귀신이 사람을 홀리듯이”라는 뜻을 가진 것 같다. 우리말에서 ‘홀린다’는 말은 내 의사대로가 아니고 나를 홀린 그 귀신의 의사대로 내가 행동하게 됨을 의미한다. 그 말은 곧 나의 정상적인 사고작용이 마비된 상태를 전제로 한다.

프레그런스저널코리아 12월호 특집 주제인 ‘얼굴의 매력’이란 얼굴을 보고 나의 마음이 끌리는 상태를 나의 의지가 아닌 그 얼굴을 가진 이가 나에게 거는 거역할 수 없는 설명할 수 없는 힘에 의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논리 이전의 문제이고 사고 과정이 들어갈 틈이 없이 일어나는 매우 빠르고도 정확히 효능을 일으키는 힘이다. 그런데 단지 조그만 한 장의 사진만 보고도 이런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그 힘이 사실은 상대방 얼굴에 있어서 라기 보다는 그런 얼굴을 보면 갑자기 쾌감이 상승하도록 마련된 자기의 뇌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구 귀환 직후부터 다시 지구중력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평소의 얼굴로 되돌아오게 되는데 완전히 되돌아오지 않고 우주에서 생긴 변화량의 약 20%가 남았다. 우주에서 겪은 단 10일간의 영향이 얼굴에 기록되는 것이다.



조용진

한국형질문화연구원(얼굴연구소) 소장, 일본 미술해부학회 이사, 일본 동경예술대학 미술해부학 박사,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 석사, 홍익대학교 동양화 학사, (전)서울교육대학교 미술과 교수, 한남대학교 미술대학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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