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에서 한국과 중국의 상호 간 협력과 경쟁을 날로 증가하고 있고 한중 간 정치, 경제, 사회 등 제반 관계 또 복잡하고 밀접하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드 배치의 영향으로 한중 간 제반 관계가 정체된 시기도 있었지만 한국의 정권교체와 북한의 비핵화 움직임 등이 맞물려 중국과의 관계도 또다시 변화하고 있다. 1995년부터 20여 년을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한 김창용 사임당화장품 전무는 그동안 체득한 경험들을 시리즈로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한중 관계를 되새겨 보고 이를 통해 향후 화장품 업계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창용 편집위원] 중국 현지에서 기업 경영을 할 때 가장 힘들었던 부문이 있다면 두 가지였다. 하나는 우수한 인력의 확보와 인재 육성 부문이었으며 두 번째가 바로 확보된 인력의 업무 자세의 변화를 유도하고 역량을 극대화시키는 부문이었다.
Plan-Do-See 사이클의 습관화
일반적으로 현지 채용인들은 시키는 일에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결코 스스로 움직이려고는 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오죽했으면 메이 꽌시라는 언어가 매우 다양하게 쓰이게 됐을까. 일반적으로 나와 관계없다, 괜찮다의 의미로 통용되지만 그 내포된 의미는 나와 관계없는 일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라는 사고방식이라고 여겨진다. 괜히 나서서 정을 맞는 사고는 저지르지 않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러한 성격의 직원들을 어떻게 적극적이고 주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할 것인가가 주요 관심사였다. 업무 수행에 있어서 지시를 받아 수행(Do)만을 할 뿐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다. 종업원들에게 P-D-S 사이클적 업무 자세를 습관화시키기 위해서는 당근이 당연히 필요했다. 일반적으로 종업원에 대한 보상은 성공 사례 또는 회사에 공헌을 했을 경우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현지 채용인의 긍정적, 적극적 업무 수행 태도를 습관화시키기 위해서 도입한 것이 바로 실패 사례에 대한 보상이었다.
주요 목적은 당연히 종업원의 적극적인 근무 자세를 유도하고자 함은 물론 동일한 실패를 타인이 다시는 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주기 위한 목적도 포함했다. 실패 사례에 대한 보상은 당연히 스스로 계획(P)을 수립한 후에 수행(D)하고 그 결과를 분석(S)한 경우에만 제공하게 해 스스로 업무 계획을 수립하고 그 결과까지 되새김하는 업무 사이클을 습관화하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제도의 베이스에는 가장 중국을 잘 인지하고 이해하는 자는 중국인임을 인식하고 이들의 잠재 능력을 기업 활동에 적용하고자 한 것이었다. 또 당연히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도 그들이 한국인보다는 더 잘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그들의 잠재적 능력을 표출하는 기회와 장소를 기업이 제공한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P-D-S 업무에 대한 보상 시스템을 정착화시켜 가는 과정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자주 발생했다. 분명히 성공 사례인데도 자기는 실패했다면서 실패 수당 지급을 요구하는 경우다. 물론 정착되기까지는 다양한 사례가 나타날 수 있으나 일정 기간 실시하면서 이의 정착이 이루어지자 기업 내 종업원의 업무 자세에는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다.
총경리의 리더십
현지 법인장(총경리) 생활 14년의 경험을 통해 느낀 현지 기업 경영에서 중시했던 원칙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중국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리더십이라 여겨진다. 다양한 리더십의 유형 중에서 가장 위험한 리더십이 카리스마가 너무 강한 경우에는 중국의 소황제들과 의사소통에 장애가 될 것이다. 따라서 리더십의 발휘에 있어서는 반드시 참여형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현지 채용인의 참여를 독려하고 그들의 잠재의식을 기업 내 업무 수행에 발휘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선 현지 최고 책임자부터 그들과 함께한다는 참여의식이 더욱 요구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기업 내에서 총경리의 일거수일투족은 현지 종사원들에게 투명하게 비치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들과의 스스럼없는 관계 형성이야말로 성공적인 기업 운영의 제일 요소가 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려는 솔선수범의 자세가 필요하다.
때에 따라서는 생산 현장에서 그들과 함께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그들의 애로 사항을 직접 청취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답답한 사무실에서 그들의 현장 애로 사항을 듣고자 한다면 그들은 터놓고 얘기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으나 현장에서 함께 일하면서 그들과 대화를 나눈다면 거리낌 없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경우에 그들의 참여 의식은 더욱 배가될 것이다.
이같이 함께 한다는 참여형 리더십의 발휘야말로 현재의 소황제들과의 사이를 더욱 가깝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총경리의 행동과 의사 결정이 나약한 모습으로만 비쳐서도 안 될 것이다. 당연히 권위를 지키면서도 참여적인 리더십이 요구된다. 이러한 리더십의 발휘야말로 현지화의 첫걸음이며 현지 시장의 개척에서 성공적인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협력 업체 네트워크 구축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현지 내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외부 협력업체를 발굴하고 이들과의 협력 관계의 유지 발전이야말로 기업의 현지화와 안정적 성장 기반 구축의 관건일 것이다. 구축해야 할 협력업체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즉, 생산 관련 협력업체와 마케팅·영업 관련 협력 파트너 마지막으로 경영 관리 측면의 파트너다.
생산 관련 협력업체는 원부자재 공급 체인의 완성이 필수불가결의 요소일 것이다. 경쟁력 있는 부자재 공급업체를 발굴해 유지 발전시키기에는 기업 간의 신뢰 관계 형성이 우선일 것이며 이에 맞추어 자사 기준에 부합한 원가 경쟁력 확보 유지와 품질 관리 수준의 확보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협력업체의 평가 요소는 납기, 원가, 서비스 품질이다. 이러한 품질 관리 기준을 정하고 협력업체와의 공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정보 공유 체인의 구축이 필요하다. 초기에 협력업체와 자사의 품질 관리 정보의 공유를 위한 정기적 협력업체 세미나 개최 및 본사의 품질 관리 담당자 등을 초청해 이들과의 트렌드 공유 등의 활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협력업체와의 활동을 통해 공동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면 안정적인 공급 체인의 구축이 완성될 것이다.
두 번째로 마케팅·영업 관련 협력업체의 구축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외부 시장조사 전문 기관, 광고·PR·이벤트 전문 회사, 물류 대행업체 등이 바로 영업·마케팅 관련 협력 업체들이다. 이러한 협력업체와의 관계 형성 및 정보 교류야말로 현지화의 큰 축을 담당하는 체인일 것이다. 따라서 이들과의 협력 관계 형성을 위한 다양한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정보 공유의 기회를 확보해야만 현지화의 탄탄한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경영 관련 협력 파트너 체인의 구축이다. 여기에 속하는 분야가 변호사, 세무사, 관세사 등과 또한 대 정부 유관 단체, 즉 생산 공장 관련 외부 관리감독 기관, 소비자협회 등과 파트너십 구축 또한 현지 시장 개척을 위한 시스템 구축의 한축이 될 것이다.
3대 협력 파트너십의 구축이야말로 현지 내수 시장 개척을 함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즉, 후방위 협력 파트너(공급업체 체인), 수평적 협력 파트너(영업·마케팅 파트너), 마지막으로 경영 관련 협력 파트너 등 3대 파트너의 발굴과 그들과의 믿을 수 있는 관계 형성과 발전이야말로 중국 기업 경영 체제 구축의 매우 중요한 베이스가 될 것이다.
김창용 사임당화장품 전무
프로필
(전) 뷰티화장품 부사장, 토니모리 해외사업 부문장, 한국무역협회 해외 마케팅 자문위원, 코리아나화장품 중국 천진법인 총경리, 웰코스 화장품사업부 이사, 아모레퍼시픽 중국 심양법인 총경리, 아모레퍼시픽 중국지역 연수(중국 강소성 쑤저우대학), 아모레퍼시픽 영업부문, 마케팅부문, 기획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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