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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미국 정복한 'K-뷰티', 올해 유럽시장 글로벌 확장 '가속화'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K-브랜드 유럽 진출 전략 성장 가능성 "차별화 제품력, 채널 확대 주력해야"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최근 K-뷰티는 미국에서의 성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브랜드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뒤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통해 성공적으로 현지에 안착했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과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도 효과를 봤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특이한 제형, SNS에 익숙한 MZ세대를 공략한 바이럴 마케팅 등도 미국 시장에서 K-뷰티의 우수성을 각인시키는 데 주효했다. 이러한 노력을 실제 지난해 미국 중저가 스킨케어 시장이 다소 부진했으나 K-브랜드들은 굳건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화장품: 선진시장으로 도약하는 "K"' 리포트를 통해 "한국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 시장으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며, "국내 화장품 업계가 이미 미국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유사한 취향과 선호도를 가진 유럽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데 있어 레퍼런스가 있다는 점은 유리하나 마케팅 환경과 글로벌 브랜드사와의 경쟁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에서의 성장을 유럽으로 이어갈 역량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유럽에 라네즈를 안착시킨 아모레퍼시픽은 최선호주로, 디바이스와 스킨케어가 결합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에이피알을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 '여전히 확장기' 미국, 차별화 전략으로 틈새시장 공략한 K-브랜드

 

2024년 국내 화장품 업계는 미국에서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85억 7,000만 달러로 대미국 수출액은 51% 급증했다. 브랜드사별로는 아모레퍼시픽 미국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에이피알은 134%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달성했다.

 

국내 화장품 수출과 미국향 수출 추이 (단위 : %)

 

 

흥미로운 점은 미국 현지의 중저가 스킨케어 화장품 시장에서 수요가 크게 성장하지 못했음에도 국내 업체의 실적과 수출 지표가 긍정적이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얼타 뷰티(Ulta Beauty)의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중저가 스킨케어 카테고리의 매출은 전년 동기 수준에 머물렀으며 시장 조사 업체 서카나(Circana)의 데이터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키움증권은 미국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의 성공 요인은 2가지로 제시했다. 첫 번째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의 이어지는 '채널 확장 전략'과 '침투율 확대'를 꼽았다. K-뷰티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임으로써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에서의 판매를 끌어올렸다.

 

온라인에서 충분한 채널을 확보한 이후에는 얼타, 세포라, 월마트, 타겟, 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채널과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라네즈와 이니스프리는 세포라 전 채널에, 코스알엑스는 U얼타와 마트 채널에 입점해 있다. 에이피알 메디큐브는 글로벌 B2B 채널을 통해 오프라인을 공략하고 있다.

 

두 번째는 제품 차별화를 통한 '니치(틈새) 시장 개척'이다. 대표적으로 라네즈의 립 히트 제품 슬리핑 마스크, 바이오던스의 하이드로겔 마스크, 히어로 코스메틱의 여드름 패치, 메디큐브의 모공패드 등이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제품력을 기반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소비자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라네즈 립 슬리핑 마스크는 밤사이 입술을 집중 케어하는 차별성과 립 메이크업 트렌드가 맞물려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바이오던스 하이드로겔 마스크는 젤 형태로 굳어진 하이드로겔 시트와 사용 후 투명하게 변하는 시각적 효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아마존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니치 시장의 한계는 분명하다. 미국 인디 브랜드의 최대 매출이 1억 5,000만 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K-브랜드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매스 시장으로의 진입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브랜드사의 미국향 매출은 ▲코스알엑스 8,000만 달러 ▲라네즈 9,000만 달러 ▲이니스프리 2,000만 달러 ▲메디큐브 1억 1,000억 달러 수준이다.

 

# 글로벌 파급력 키우는 K-뷰티, 성장 잠재력 큰 유럽 진출 전략 탐색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이제는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럽은 글로벌 뷰티 업계에서 미국 만큼 규모가 큰 시장인 데다 미국 문화에 우호적인 만큼 미국 현지에서의 바이럴 효과가 유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키움증권은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브랜드의 전략을 소개했다. 1997년 설립된 영국의 브랜드 러쉬(LUSH Cosmetics)는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과 현지 직명 매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후 2014년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해 온라인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2013년 설립된 미국의 클린뷰티 브랜드 드렁큰 엘리펀트(Drunk Elephant)는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SNS 캠페인, 인플루언서와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온라인 채널과 친밀도가 높은 젊은 세대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후 세포라와의 협력을 통해 오프라인에 진출했고 2019년 시세이도에 인수되면서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는 기존에 강세를 보였던 온라인 채널 외에도 스페이스NK, 부츠 등에 입점해 고객 접점을 확장하고 파리 등 유럽 주요 지역에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오프라인도 함께 공략하고 있다.

 

무해한 성분, 자연주의, 비건을 강조하는 글로우 레시피(Glow Recipe)는 2014년 미국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K뷰티 유통 채널의 PB제품으로 시작했다. 시작이 온라인 플랫폼의 PB제품이었기 때문에 자사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다가 이후에는 타 온라인 채널뿐 아니라 세포라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오프라인 채널에 진출했다.

 

이 외에도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백화점 채널 비중을 줄이고 온라인 등 신흥 채널 비중을 늘렸다. 로레알도 헤어살롱, 매스 소매, 백화점, 드럭스토어 등, 자사 브랜드들의 채널 다양화를 강조하고 있다.

 

유럽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추진 중인 K-브랜드들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SNS의 영향력 확대로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제품이 유럽에서도 유사한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코스알엑스의 스네일 라인, 라네즈의 립 슬리핑 마스크, 메디큐브의 모공제로패드 등이 있다.

 

다만, 유럽 시장은 국가와 언어의 다양성으로 인해 투자 비용이 미국보다 더 많이 든다. 실제로 유럽 내 44개 국가는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 글로벌 그룹사인 로레알도 유럽 지역을 8개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2023년 글로벌 뷰티 그룹사 순위와 매출 (단위 : 십억달러)

 

 

경쟁력 있는 글로벌 브랜드사의 거점이라는 점도 난이도가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글로벌 뷰티 그룹사 상위 6개 업체 중 절반(로레알, 유니레버, LVMH)이 유럽 기반이다. 해당 업체의 업력과 탄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고려했을 때 사실상 정면승부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키움증권은 북미 시장에서의 레퍼런스를 활용해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니치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제안한다. 러쉬의 사례로 볼 때 유럽에서 단일 브랜드가 기대할 수 있는 매출 규모는 최대 3억 파운드(한화 약 5,500억 원) 수준이다. 다만, 직영점을 갖춘 러쉬와 달리 국내 브랜드는 도매 공급에 따른 할인과 유통 비용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기대 매출 규모는 1억 5,000만 파운드(한화 약 2,7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재 유럽 시장에 진출한 국내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의 코스알엑스,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등이 있다. 판매 채널은 크게 온라인, 멀티숍(MBS, Multi Brand Shop), 글로벌 B2B로 구분되는데 마케팅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지만 판매는 주로 오프라인을 통해 발생한다.

 

유럽 뷰티 시장에서 온라인의 비중은 20% 수준으로 온라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세대별 이용 비중은 M세대 40~50%, Z세대 20~40%로 국내 브랜드사가 타겟팅 하는 20~30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체로 아마존, 세포라, 테스코, 노티노가 메인 채널이지만 나라마다 주력 플랫폼이 상이한 점도 마케팅 전략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MBS는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의 메인 채널로 오프라인 매출의 대부분이 MBS에서 발생한다. 라네즈는 2020년 세포라에 입점(800개 매장)한 이후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을 거점으로 삼아 부츠, 스페이스NK에도 입점했다. 이니스프리는 2021년에 세포라 입점해 지난해부터 진출 채널을 늘리고 있다.

 

글로벌 B2B는 유럽의 파편화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 글로벌 B2B는 브랜드사로부터 제품을 사입한 뒤 해외에서 판매하는 유통업체로 국내 상장사로는 실리콘투, 해외 상장사로는 예스아시아홀딩스가 있다.

 

# 선호주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미국서 유럽으로 "확장 가능성 높아"

 

K-뷰티는 미국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유럽 시장에서도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채널 확장, 제품 차별화, 니치시장 공략 등의 전략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에서 유럽으로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는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키움증권은 화장품 업종의 최선호주로 아모레퍼시픽, 차선호주로 에이피알을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Buy)', 목표주가는 170,000원으로 유지하고 에이피알의 목표주가는 7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선호주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북미 매출이 1분기에는 20% 이상 증가하고 연간 기준으로는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상반기 재고 소진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상저하고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대표 브랜드 라네즈가 북미를 넘어 유럽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북미와 유럽 채널 내 인기 제품이 유사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미 시장에서의 브랜드 육성 효과가 유럽에서도 빛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아모레퍼시픽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이니스프리와 에스트라도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니스프리는 세포라 전점에 입점했고 1분기에는 에스트라의 세포라 입점이 예정돼 있다. 코스알엑스는 미국 시장에서 부진했지만 유럽 등 새로운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이를 상쇄할 전망이다.

 

에이피알은 글로벌 B2B와의 협력을 통해 빠르게 채널을 늘리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와 화장품 사업의 시너지로 성장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고 화장품 사업은 모공제로 패드, 콜라겐 크림 등 차별화된 제품과 채널 확장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 미국 매출은 1분기 120% 증가하고 연간 기준으로는 90%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한다.

 

유럽 시장도 글로벌 B2B와 함께한다. 올해 글로벌 B2B 채널의 매출 목표는 1,800억 원으로 그 중 유럽은 성장 기여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유럽향 매출이 22억 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80억 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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