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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이은주 교수의 화장품에 대한 발칙한 생각 ⑤

화장품 사용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이은주] 대량 생산된 화장품을 처음 사용하였던 50~60대 세대는 주변의 방문판매원이 주는 정보와 광고가 화장품에 대해 아는 것의 전부였고 그들이 추천하는 대로 사용했다. 

30~40대 세대는 주변사람들과 경쟁하듯 화장품을 바르기 시작했다. 잡지를 통해 매체를 통해 모든 정보를 받았지만 50~60대와 화장품 선택에서 별반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1~2개의 화장품으로 스킨케어를 마무리하는 해외여성과 달리 우리는 5~10개의 제품을 매일 아침, 저녁으로 바르면서도 그렇게 바르는 것이 정석으로 알고 있었다. 



10대들은 아이랑이너 대신 컴퓨터 사인펜 을 사용하기도 한다.
출처 : KBS '스펀지' 방송 캡처.

지금의 10대들은 용돈이 넉넉하다면 당당히 자신의 색조 화장품을 직접 고르고 등교시 비비크림과 틴트는 기본사항이다. 만약 용돈이 넉넉하지 않다면 아이라이너 대신 컴퓨터 사이펜을, 네일폴리시 대신 유성매직을 사용하기도 한다. 

한 남자 아이돌은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야 되는데 집에 비비크림이 없어 물감을 이용해 사용하고 외출했다는 에피소드를 이야기 한 적도 있다. 10대들의 무분별한 색조 화장만이 문제로 보이는가?  

우리의 10대에게는 파운데이션을 발라도 저녁이면 거의 지워졌다며 제대로 클렌징 안하고 주무시는 젊은 할머니들과 비싼 것이 좋으며 무조건 많이 발라야 피부는 좋아진다고 믿어 화장대를 가득 채운 엄마와 신제품에 열광이나 하듯 너도나도 신상만을 소개할 뿐 화장품의 안전성에 대해선 이야기 하지 않는 뷰티채널이 있다. 



▲ 자료 : 동아일보 '화장하는 청소년률 증가'.

이러한 환경 속에 자란 그들에게 어른이 되면 후회할 테니 일찍 화장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나 무슨 공부하는 학생이 화장이냐며 엄마 어릴 적에는 그러지 않았다는 옛날 이야기 따위는 조금의 설득력도 없어 보인다. 

화장품에 대한 대중강의를 하면 20대~50대 성인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하루는 교복을 입은 학생이 홀로 앉아서 늦은 시간에 강의를 듣겠다고 왔길래 궁금해서 물어봤다. 

“혹시 색조 화장법 같은 거 가르쳐주는지 잘못 알고 온 거 아니에요?” 

“화장품 강의 들으러 온 거 맞구요. 저는 화장품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친구들이 화장품을 너무 많이 쓰고 화장도 하고 다니는데 제가 생각할 때는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요. 외국의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서 보니까 화장품도 위험할 수 있다고 하는데 뭐가 맞는지 궁금해서 왔어요.”

자신이 화장품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아닌 것 같은데 남들은 다 하고 있는 게 너무 혼란스러웠다는 그 친구의 말을 듣고 있자니 순간 가슴이 찌릿해졌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우리세대가 청소년이었을 때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해야 될 일은 그들에게 순서에 맞춰 화장품을 사용하는 방법도 얼굴을 화사하게 보이는 메이크업 기술도 아닌 왜 화장품을 사용하며 사용해야 된다면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각자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왜 화장품을 가격, 광고, 친구들의 추천이 아닌 성분을 보고 골라야 하며 화장품이 우리에게 얼마나 가까운 존재인지를 알려줘야 한다. 

청소년 흡연률이 해마나 늘고 있고 이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흡연을 시작하는 비율이 40%가 넘는다는 통계는 초등학교 때부터 금연교육을 해야 된다는 말에 설득력을 보태고 있다. 비만과 당뇨인구가 점차 늘자 유치원에서부터 식습관과 당뇨에 대한 교육을 시작해야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교육도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담배를 피는 어른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내 아버지가 애연가라면, 인스턴트와 탄산음료를 즐겨 먹는 부모님을 두었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즉 청소년의 화장에 대한 문제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여성어른의 바른 화장품사용과 함께 교육이 이뤄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유투브에는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의 여학생들이 ‘Breast cancer & The estrogen connection’이란 제목으로 3개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플라스틱, 화장품, 하수로 버려지는 물은 내분비장애와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기에 해당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사용하지 말아야 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화장품 파트에서 파라벤(paraben),  태반 추출물(placental extracts), 벤조페논(benzophenone)이 여성 호르몬과 관련이 있기에 이러한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은 사용을 중지해야 된다고 이야기한다. 

3분짜리 동영상을 보면서 ‘우리의 청소년이나 대학생들도 화장품에 대한 건전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면 그들보다 훨씬 설득력 있고 행동력 있는 무엇인가를 도출할 수 있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교육은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뒤늦은 수습보다 일어나기 전 여러 상황을 이야기해주고 자신만의 올바른 기준을 마련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과거에는 부모님의 강압적인 말 한마디에 무서워 시도조차 하지 않아 흔히 이야기 하는 나쁜 길로 가는 것을 차단할 수 있었으나 요즘에는 부모님보다 또래의 이야기가 더 설득력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그들에 맞는 방법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유독 화장품 시장 만큼은 정부, 기업, 학교, 소비자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 공생과 견제가 대등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기업에 의해 만들어 지고 유지되고 있다. 

청소년이 좋아하는 아이돌 모델, 파스텔톤의 화장품 케이스, 값싼 가격, 푸짐한 마일리지, 각종 이벤트 등에 열 올린 화장품이 아닌 똑똑한 그들이 30년이 흘러도 신뢰할 수 있는 똑똑하고 착한 화장품을 공유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문화 조성에 앞장 서 주는 것이 진정한 미래투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은주 대표 NiC화장품연구소 

프로필 : 열린사이버대 뷰티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연성대학교 출강, 국제미용대회 심사위원, 주요 기업 화장품 관련 자문, 인터뷰(KBS, SBS, CBS, YTN 등), 화장품 강의
저서 :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에센스 화장품학, 피부 미용사 실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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